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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일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
쌍용차가 내수시장에서 꼴찌를 한 데 이어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유일 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쌍용차 정상화 계획이 흔들리고 있다.
쌍용차는 상반기 국내시장에서 3만3235대, 해외사장에서 4만1천 대 등 모두 7만4235대를 팔았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판매량과 비교해 6.7% 증가한 수치다.
이유일 사장은 “뉴코란도C 등 주력모델의 글로벌 판매 호조에 힘입어 상반기에 판매가 늘었다”며 “수출시장 다변화 등 글로벌 판매확대 전략을 통해 올해 판매목표를 달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내수시장에서 6월 폭스바겐에게도 밀린 쌍용차
하지만 쌍용차의 성장은 다른 완성차기업에 비해 둔화하고 있어 쌍용차로선 안심할 수만은 없다. 쌍용차는 올해 상반기 국내 완성차기업 5곳 중 판매순위 꼴찌로 추락했다. 지난해 르노삼성을 제치고 4위에 올랐지만 지난 4월 르노삼성에 추월당한 이후 줄곧 꼴찌에 머물러 있다.
6월 한 달만 놓고 보면 쌍용차의 부진은 두드러진다. 쌍용차는 6월 지난 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국내에서 8% 감소한 5608대를, 해외에서 7.7% 감소한 7250대를 파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과 판매량 격차는 더 벌어졌다.
심지어 6월에 수입차 폭스바겐그룹(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쉐 등)보다 내수판매가 뒤쳐지는 수모를 겪었다. 폭스바겐그룹은 6월 국내에서 지난 해 6월 보다 74.7% 증가한 6072대를 팔았다. 쌍용차 판매량이 수입차에 뒤쳐진 것은 2009년 7월 파업 이후 처음이다.
쌍용차는 해외시장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원화강세로 수출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탓에 러시아 수출까지 감소하고 있다. 러시아시장은 쌍용차 수출의 3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내수와 수출 양쪽에서 부진의 징후가 뚜렷해지자 쌍용차는 당초 16만 대였던 올해 판매 목표치를 15만500대로 하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쌍용차가 올해 2분기에도 적자고리를 끊어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에 판매성장이 둔화해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0.2% 줄어든 9051억 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영업적자는 20억 원으로 1분기에 이어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새로 내놓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에 사활 걸어
쌍용차의 흑자전환은 일러야 내년 초가 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장 연구원은 “영업 턴어라운드의 시점은 2015년 신차출시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내년 초 내놓을 신차 ‘X100’(프로젝트 명)에 사활을 걸고 있다. X100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 차량으로 무려 3천억 원의 개발비가 투입됐다. 쌍용차의 한 해 운영비와 맞먹는 금액이다.
이유일 사장은 2013년 X100 개발이 한창일 때 “X100은 쌍용차가 턴어라운드하는 데 영향을 줄 차”라며 “X100이 출시되면 생산인력이 더 필요할 것인데 그때쯤이면 희망퇴직자에 대한 복직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4월 베이징모터쇼 기자간담회에서도 “국내뿐 아니라 유럽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춰 개발중인 X100은 출시까지 채 1년이 남지 않았는데 과거 코란도C 출시 1년 전과 비교하면 완성도가 상당히 높다”며 “르노삼성 QM3가 스페인에서 생산해 수입하면서 가격이 높아진 반면 X100은 연비는 물론 가격 경쟁력까지 갖출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X100은 지난 6월 쌍용차의 2014 글로벌 마케팅 컨퍼런스에 참석한 해외딜러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정톈바오 판다쌍용 부장은 “X100을 직접 타보니 세련된 디자인과 넓은 내부 공간이 인상적이었다”며 “중국시장에서 X100을 통해 연 3만~4만대 가량의 판매실적을 올릴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하반기에 X100에 대한 사전 마케팅에 들어간다. 쌍용차 관계자는 “주행성능과 연비상품성 등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X100이 향후 글로벌 SUV 전문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X100는 내년 1월 5인승 모델이 우선 출시된 뒤 내년 말쯤 7인승 롱바디 모델이 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