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허윤홍 GS건설 미래혁신대표 사장이 ‘자이’ 브랜드를 앞세워 국내 모듈러주택사업에 시동을 건다.
GS건설은 모듈러주택 전문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통해 B2C(일반 소비자와 거래)시장에 진출해 단독주택, 세컨드하우스(별장) 등의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 허윤홍 GS건설 미래혁신대표 사장이 ‘자이’ 브랜드를 앞세워 국내 모듈러주택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28일 GS건설 등에 따르면 자이가이스트는 현재 충남 당진에 목조 모듈러 단독주택 샘플하우스를 초기계약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본격화하고 있다.
자이가이스트는 공식 유튜브채널과 홈페이지와 단독주택 전문잡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도 브랜드와 단독주택 상품 등을 선보이고 있다. 자이가이스트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올해 2월부터 B2C 고객을 대상으로 한 홍보를 시작했다”며 “현재 상담 예약 전화는 계속 이어지고 있고 일반 고객 계약이 성사된 건들도 있다”고 말했다.
자이가이스트는 모듈러주택에 대해 GS건설 ‘자이’가 만드는 단독주택이라는 점을 대대적으로 내걸고 있다. 자이 브랜드 인지도와 경쟁력을 바탕으로 모듈러 단독주택시장의 선두에 서겠다는 의욕을 보인다.
허 사장은 앞서 2020년 해외 모듈러주택 전문기업을 인수한 뒤 국내 목조 모듈러건축시장 진출을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허 사장은 2021년 국내 모듈러사업 전문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설립하고 경기도 하남시에 목조 모듈러주택 건설을 위한 부지를 매입했다. 그 뒤 지난해 10월 하남시 목조 모듈러주택을 준공하면서 단독주택단지를 조성하는 전문주택업체를 대상으로 한 B2B 모듈러주택사업을 본격화했다.
허 사장은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GS건설 자이가이스트의 친환경 모듈러주택은 고객에 차별화한 생활방식을 선보이고 국내 주거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 것이다”고 말했다.
▲ GS건설 모듈러 자회사 자이가이스트가 충청남도 당진에 모듈러 단독주택 샘플하우스를 조립하고 있다. < 자이가이스트TV >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국 주택건설시장에서 모듈러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하다. 하지만 단독주택이나 세컨드하우스 영역에서는 비용을 절감하고 균일한 품질을 보장받을 수 있는 모듈러건축공법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2025년 미래 주거트렌드 연구 보고서에서 5060 베이비붐 세대를 포함한 모든 연령층에서 녹지 등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단독주택 선호도가 높아지고 세컨드하우스가 보편화되면서 조립식 등 실속형 주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한국 모듈러건축 시장 규모는 2019년 370억 원 규모에 불과했지만 2021년에는 1457억 원, 2022년 약 2천억 원 규모로 증대했다.
실제 최근 LG전자는 주말과 연휴를 도시근교, 또는 농장에서 즐기기 위한 세컨드하우스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 점을 겨냥해 모듈러공법으로 건축한 ‘LG 스마트코티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LG전자는 모듈러건축공법,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 등을 갖춘 LG 스마트코티지를 차세대 거주공간으로 소개했다.
모듈러공법은 공장식 대량생산 개념을 건설산업에 도입한 건축방식이다. 집의 주방과 화장실, 거실 등 표준화된 실내 공간을 모듈 형태로 공장에서 미리 제작하고 공사현장에서는 설치, 조립 등 최소한의 작업만 하기 때문에 공사기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규격화된 모듈 생산으로 자재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공법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 GS건설 모듈러 자회사 자이가이스트가 홈페이지에서 소개하고 있는 모듈러 단독주택 모델 가운데 하나. <자이가이스트 홈페이지>
GS건설은 2022년 처음으로 신사업부문 매출이 1조 원을 넘으면서 올해도 모듈러를 포함 주력 신사업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허 사장은 2020년 폴란드 단우드, 영국 엘리먼츠 등 모듈러주택 전문기업을 인수해 모듈러사업을 수처리와 함께 신사업의 양 축으로 키워왔다.
해외 모듈러기업 인수의 성과는 신사업 실적에서 확인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신사업부문에서 매출 1조250억 원을 냈는데 해외 모듈러사업이 절반가량을 책임졌다.
단우드를 종속기업으로 두고 있는 GSE&C 폴란드 SP.ZO.O는 2021년 매출 3844억 원, 2022년 4201억 원을 거뒀다. 영국 엘리먼츠도 매출이 2021년 245억 원에서 2022년 361억 원으로 늘었다.
단우드와 엘리먼츠는 2022년 신규 수주실적도 각각 4180억 원, 960억 원으로 신사업부문에서 가장 기여도가 높다. 지난해 GS건설 신사업부문 전체 신규 수주실적은 1조2850억 원이었고 수처리사업을 하는 GS이니마는 2022년 신규 수주 4340억 원을 했다.
증권업계는 GS건설이 2023년에는 해외 모듈러사업에서 신규 수주 6400억 원 규모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GS건설은 아직 모듈러사업에서 해외 인수기업의 연결실적이 전부다. 국내 모듈러시장에서는 아직 매출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자이가이스트의 이번 모듈러 단독주택사업이 출발점인 셈이다.
GS건설 국내 모듈러사업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는 2021년과 2022년 모두 매출은 없었고 각각 순손실 11억 원, 48억 원을 냈다.
허윤홍 사장은 허창수 GS건설 대표이사 회장의 장남으로 LG칼텍스정유(지금의 GS칼텍스)에 사원으로 입사한 뒤 GS건설로 자리를 옮겨 18년째 근무해 오고 있다.
2018년 GS건설 신사업추진실장 겸 신사업담당 전무를 맡았고 2019년 12월 GS건설 신사업부문 대표 사장으로 승진했다. 허 사장은 올해 미래혁신대표 직책을 맡아 신사업부문에서 경영보폭을 더욱 넓히고 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