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퍼스트시티즌스뱅크가 실리콘밸리뱅크(SVB)를 인수한다.
현지시각 27일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퍼스트시티즌스뱅크는 SVB의 잔여 자산과 예금, 대출을 인수하기로 했다.
▲ 현지시각 27일 퍼스트시티즌스뱅크가 SVB를 인수하기로 했다. <위키피디아> |
SVB는 10일 파산한 뒤 줄곧 FDIC의 관리에 놓여 있었다.
퍼스트시티즌스뱅크는 SVB가 보유한 1100억 달러(약 142조 원)의 자산, 560억 달러(약 72조 원)의 예금, 720억 달러(약 93조 원)의 대출을 인수한다.
SVB가 보유한 900억 달러(약 116조 원) 규모의 미국 국채는 인수하지 않기로 했다. SVB 파산의 주요 원인이 미국 국채 가격의 하락이었기 때문이다.
이 소식이 있고 난 뒤 현지시각 27일 미국 증시에서 퍼스트시티즌스뱅크 주가는 장중 약 50%까지 올랐다.
퍼스트시티즌스뱅크가 인수 조건에서 유리한 조항들을 다수 확보했으며 이번 인수를 통해 몸집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진 결과로 보인다.
퍼스트시티즌스뱅크는 720억 달러 규모의 SVB 대출을 29% 할인된 550억 달러(71조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퍼스트시티즌스는 FDIC로부터 350억 달러(약 45조 원)의 유동성도 공급받는다. 추가로 퍼스트시티즌스뱅크에 뱅크런이 발생하면 FDIC가 700억 달러(약 90조 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인수 과정에서 SVB가 발행한 상업대출 가운데 손실이 발생할 경우 일정 금액을 FDIC가 보전한다는 조항도 삽입됐다.
퍼스트시티즌스뱅크는 파산한 은행을 인수해 성장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약 21개의 파산은행을 인수해 왔다. 지난해엔 FDIC의 관리에 놓인 CIT 그룹을 20억 달러(약 2조 원)를 들여 인수하기도 했다.
프랭크 홀딩 주니어 퍼스트시티즌스뱅크 CEO는 “FDIC의 신뢰에 감사드린다”며 “퍼스트시티즌스는 전략적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해 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퍼스트시티즌스뱅크의 자산 규모가 순식간에 커지게 됐다. 연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퍼스트시티즌스뱅크는 미국 내 규모 30위의 은행이었으나 파산 직전 16위였던 SVB를 인수하게 되며 단숨에 20위로 올라서게 됐다.
한편 현지시각 27일부터 SVB의 17개 지점은 퍼스트시티즌스뱅크의 분점으로서 영업을 이어나간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