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넥슨코리아의 서브컬처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블루아카이브'가 중국시장 문을 두드린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이사는 블루아카이브를 통해 한국과 일본을 너머 중국에서도 서브컬처 게임의 경쟁력을 입증할 기회를 잡게 됐다.
▲ 넥슨코리아가 자회사 넥슨게임즈가 개발한 게임 블루아카이브로 중국 서브컬처 게임시장에 도전한다. |
21일 넥슨코리아에 따르면 자회사 넥슨게임즈는 블루아카이브를 중국에 출시하기 위해 중국 퍼블리셔 상하이로밍스타와 협의하고 있다.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전날 넥슨게임즈의 블루아카이브를 비롯해 넥슨코리아의 방치형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메이플스토리H5', 넷마블의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일곱 개의 대좌:그랜드 크로스' 등 5개 한국 게임에 대한 외자판호를 발급했다.
중국이 외국 게임에 판호를 발급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만이다. 당시 한국 게임업계는 중국이 1년6개월 만에 외자판호를 내준 것을 두고 '한한령(한류 콘텐츠 제한령)'이 해제될 것이란 기대를 가졌다.
지난해 12월 중국의 외자판호를 받은 한국 게임은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와 '에픽세븐', 넥슨코리아의 '메이플스토리M', 넷마블의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와 'A3: 스틸얼라이브', 넷마블 자회사 카밤의 '샵 타이탄', 엔픽셀의 '그랑사가' 등이다.
넥슨코리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외자판호를 받는 데 성공하며 블루아카이브로 중국 서브컬처 시장에 도전할 기회를 잡은 셈이다.
블루아카이브는 넥슨코리아 자회사인 넥슨게임즈의 MX스튜디오가 2021년 2월에 개발했다. 미소녀 캐릭터들이 도시에서 총을 들고 싸우며 문제를 해결하는 세계관을 갖고 있다.
블루아카이브는 일본에서 먼저 선보인 뒤 2021년 11월 한국 및 글로벌 시장에 출시됐는데 일본과 한국의 앱 마켓 매출순위 1위에 오르며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논란의 중심에 서며 많은 게임 이용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지난해 블루아카이브의 몇몇 캐릭터 이미지를 선정적이라고 지적했고 이에 넥슨코리아는 블루아카이브의 연령 등급을 높이고 게임위의 지적을 반영해 수정한 틴버전(청소년버전)을 별도로 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루아카이브는 지난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인기게임상과 기술창작상(캐릭터 부문)을 수상했고 '2022 구글플레이 올해를 빛낸 게임'에서도 인기게임과 우수상을 탔다.
블루아카이브의 인기는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넥슨게임즈는 올해 1월 블루아카이브의 일본 출시 2주년을 맞아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업데이트 효과로 블루아카이브는 한국과 일본에서 애플 앱스토어 매출순위 1위에 올랐다.
넥슨게임즈는 일본에서 블루아카이브로 TV 애니메이션도 제작해 글로벌 시장에 내놓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블루아카이브로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성공을 거둔 넥슨코리아에게 이제 남은 것은 중국이다.
넥슨코리아가 기존에 중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은 '카트라이더'와 넥슨게임즈가 개발한 '서든어택'이 있다. 서브컬처 장르 게임으로 중국 시장에 도전하는 것은 처음이다.
게임업계에서는 블루아카이브가 이미 인기 게임으로 성장했지만 중국에서는 성공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글로벌 인기 서브컬처 게임 '원신'을 만든 호요버스의 안방 무대다. 호요버스는 원신을 통해 2년 동안 5조 원 가까이 매출을 올렸다. 출시 3년 차인 올해 2월에는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순위에서 리니지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해 하반기 국내에 들어와 흥행에 성공한 일본 사이게임즈의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도 이번에 중국으로부터 외자판호를 받는 데 성공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게임 개발사들의 개발력이 강해지며 중국 게임시장의 눈높이가 상당히 높아졌다"며 "중국 이용자들이 해외 서버로 게임을 경험해봤을 확률도 높아 이번에 판호가 발급된 게임의 중국 흥행을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바라봤다.
하지만 블루아카이브의 중국 진출은 넥슨코리아에 분명 기회가 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1년 중국의 게임시장이 전 세계 게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4%로 나타났다. 미국(22.0%)에 이은 2위 규모다.
한국과 일본의 시장 규모를 합쳐도 17.9%로 중국에 미치지 못한다. 한국 게임회사들이 중국 외자판호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유다.
넥슨게임즈 관계자는 "블루아카이브의 중국 서비스 관련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추후 확정된 뒤 공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