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자산종합관리계좌(ISA) 고객이 계좌를 다른 금융기관으로 옮길 수 있게 되면서 수익률에 따른 대규모 자금이동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판매하고 있는 은행 14곳, 증권사 19곳, 생명보험사 2곳 등 금융기관 35곳은 18일부터 계좌이동 서비스를 시작했다.
|
|
|
▲ 김용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이 지난 3월22일 서울 중구 금융위 기자실에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점검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가입자들은 이날부터 세제혜택을 유지하면서 상품구성을 바꾸거나 다른 금융기관으로 계좌를 옮길 수 있게 됐다. 금융기관을 바꾸려는 가입자는 계좌를 옮길 금융기관을 방문하면 관련 절차가 곧바로 마무리된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는 금융기관의 계좌 하나로 여러 금융상품을 종합해 관리하는 상품이다. 이 상품은 상품의 운용방법을 소비자가 직접 고르는 신탁형과 상품의 운용을 금융회사가 제시한 모델포트폴리오(MP)에 맡기는 일임형으로 나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가입자 수는 6월10일 기준으로 220만5382명이며 전체 가입금액은 2조568억 원에 이른다.
신한은행·KB국민은행·우리은행·IBK기업은행은 29일에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의 수익률을 공개한다.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4월에 출시한 증권사들도 수익률을 함께 발표한다.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3월에 출시한 증권사들은 현재 수익률을 공개하고 있다. 일임형 종합자산관리계좌 상품 103개는 최근 3개월 수익률 0.1~5.01%를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HMC투자증권은 6월14일 기준으로 초고위험 모델포트폴리오를 적용한 일임형 종합자산관리계좌 상품의 수익률 4.92%를 기록했다. 이 수익률은 공개된 증권사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가장 낮은 SK증권(0.58%)의 8배 이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퇴직연금의 선례를 보면 은행보다 증권사가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서 더 높은 수익률을 낼 가능성이 크며 증권사 간 수익률 차이도 상당하다”며 “가입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면서 대규모 자금이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 맡겨진 자금이 단기간에 대규모로 이동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18일 하루만 살펴본다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옮기거나 관련 문제를 문의한 가입자는 거의 없었다”며 “은행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만든 가입자들은 대부분 안정적 수익을 지향하기 때문에 증권사로 쉽게 옮겨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률이 공개되는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가 그렇지 않은 신탁형상품보다 적은 비중을 차지해 자금이동 규모도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가입금액은 6월 기준으로 1999억 원인데 이는 전체 가입금액 2조568억 원의 9.7% 수준에 불과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