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JB금융지주가 2대 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얼라인파트너스와 다가오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예고된 가운데 오케이저축은행의 표심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배당성향 확대와 김기석 크라우디 대표이사의 신규 사외이사 선임을 핵심으로 하는 주주제안 안건을 제출했다. JB금융지주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 JB금융지주는 30일 오전 전주에서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제안 안건을 놓고 표 대결을 벌인다.
주주제안 안건이 주총을 통과할지는 결국 3대 주주인 오케이저축은행에 달려있다는 시선이 금융권에서 나온다.
13일 JB금융지주에 따르면 30일 오전 전주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제안 안건을 놓고 표 대결을 벌인다.
얼라인파트너스가 제안한 안건은 모두 2가지다. 보통주 현금배당을 주당 900원으로 책정하고 김기석 크라우디 대표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것 등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이와 함께 성제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재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JB금융지주가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제안 안건에 모두 부정적 의사를 밝힌 데 따라 두 안건의 수용 여부는 다른 주주들의 손에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하려면 출석한 주식 수의 과반과 발행 주식 수의 4분의 1 이상의 찬성표를 받아야 한다.
JB금융지주의 최대주주는 삼양사 및 관계사들로 지분 14.61%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가 보유한 JB금융지주 지분은 14.04%로 최대주주와 얼마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오케이저축은행이 지분 11.28%를 보유해 3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국민연금(8.21%)과 더캐피탈그룹(5.11%)도 5% 이상 지분을 들고 있다.
국민연금은 JB금융지주의 손을, 더캐피탈그룹은 얼라인파트너스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보는 시선이 금융권에 많다.
국민연금은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돈 잔치’를 비판하며 배당 자제를 권고하는 점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더캐피탈그룹은 사모펀드로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얼라인파트너스의 의견에 찬성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3대 주주인 오케이저축은행이 어느 쪽에 힘을 실어주느냐에 따라 JB금융지주와 얼라인파트너스의 표 대결 양상도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오케이저축은행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를 두고서는 업계의 시선이 엇갈린다.
오케이저축은행이 최근 실적이 크게 악화한 점 등을 고려하면 두둑한 배당을 챙길 수 있는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제안에 표를 던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케이저축은행은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제안이 주총을 통과하고 주가 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고려할 수도 있어 보인다.
반면 오케이저축은행도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를 무시하기 힘들다는 점과 JB금융지주와 2016년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을 공동으로 인수한 뒤 전략적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 등에 비춰볼 때 JB금융지주를 외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금융권에서 나온다.
JB금융지주와 얼라인파트너스는 주총을 2주가량 남겨두고 각각 주주들의 의결권을 모으는 데 관심을 쏟고 있다.
JB금융지주는 머로우소달리코리아와 한국엠앤에이 등 2곳 법인에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업무를 맡겼다. 머로우소달리코리아는 외국인 기관주주를 주로 상대한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외국인 기관주주를 설득하기 위해 미국의 얼라이언스 어드바이저를 선임했고 주주행동 플랫폼 비사이드코리아를 통해 국내 주주를 설득하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앞서 2월10일 비효율적 자본배치와 부족한 주주환원이 JB금융지주 저평가의 핵심 원인이라며 보통주 현금배당을 주당 715원에서 900원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또 2월14일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독립적 사외이사가 필요하다며 김기석 크라우디 대표의 선임을 추가로 제안했다.
JB금융지주는 3월9일 두 안건을 모두 거부한다는 뜻을 밝혔다.
먼저 배당확대와 관련해 “과도한 배당성향 확대가 장기적으로 기업가치에 손해가 될 수도 있으며 주주이익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서는 “주주제안으로 추천된 후보는 충분한 후보자 검증 및 선정 절차를 거치지 않아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추었는지를 평가할 수 없다”고 바라봤다.
얼라인파트너스는 3월9일 JB금융지주의 의견이 나온 뒤 곧바로 ‘유감’이라는 뜻을 밝혔다.
얼라인파트너스는 “결산 배당 주당 900원 주주제안에 대해 ‘주주이익을 해칠 가능성이 있는 과도한 배당성향 확대’라고 표현하고 있는 점에 당사는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JB금융지주는 우수한 경영 실적에도 PBR이 0.4배, PER이 3배에 그치는 등 극심하게 저평가 돼 주주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 상황으로 주주에 의해 선출된 경영진은 이러한 상황에 심각한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