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공격적 투자에 힘입어 올해 애플 1세대 혼합현실(MR) 헤드셋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부에서 출시시기가 지나치게 이르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3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쿡 최고경영자는 디자인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능력을 모두 갖춘 혼합현실 헤드셋을 이르면 6월에 공개한다는 목표로 세웠다.
▲ 13일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디자인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능력을 모두 갖춘 혼합현실 헤드셋(MR)을 이르면 6월에 공개하는 것을 목표로 서두르고 있다. |
쿡 최고경영자는 애플 1세대 혼합현실 헤드셋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혼합현실 헤드셋은 아이폰 개발 기간의 2배가 넘는 7년 동안 개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혼합현실 헤드셋은 쿡 최고경양자의 지휘 아래 개발된 첫 번째 상품이다.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에어팟 등은 모두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구상했다.
이 때문에 쿡 최고경영자의 재임 기간 출시된 애플워치와 에어팟의 큰 성공에도 불구하고 쿡 최고경영자는 잡스 전 최고경영자를 따라간 것 뿐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혼합현실 헤드셋은 순전히 쿡 최고경영자의 지휘 아래 개발된 만큼 헤드셋의 흥행은 쿡 최고경영자의 위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혼합현실 헤드셋의 출시시기를 두고 애플 내부에서 엇갈린 의견이 나온 것으로 파악된다.
애플 운영팀은 몰입형 3차원 비디오를 감상하고 현실감 있는 아바타와 채팅할 수 있는 스키 고글 모양의 헤드셋 ‘버전 1’ 제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애플의 산업디자인팀은 더 가벼운 모델이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해질 때까지 제품 출시를 몇 년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쿡 최고경영자는 애플 운영팀 책임자인 제프 윌리엄스의 뜻에 따라 혼합현실 헤드셋을 올해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잡스 전 최고경영자 체제에서는 디자인팀이 애플 경영을 주도했지만 쿡 최고경영자 아래선 운영팀이 점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애플은 과거 디자인팀의 의사결정권이 강한 것으로 여겨졌으나 이런 기조는 2019년 조니 아이브 디자인 최고책임자의 애플 퇴사를 기점으로 사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 응한 한 전직 애플 엔지니어는 “디자인팀의 도전적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공학적 해결책을 고안하는 일이 애플에서의 가장 보람찬 경험이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애플 내부의 무게중심이 이동했다”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