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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테슬라는 전기차 무적일까, 무시 못할 현대차 역량 3가지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3-03-13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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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전기차는 곧 테슬라란 인식이 생길 만큼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위상이 매우 높다. 내연기관차가 친환경차로 대체되는 흐름에서 전기차는 친환경차의 대세가 될 거라는 게 거의 확실해졌다. 

테슬라는 단순히 전기차에서 강자일 뿐 아니라 자율주행차에서도 막강한 경쟁력을 지닌다. 슈퍼컴퓨터와 인공지능 역량, 막대한 주행데이터 확보는 넘보기 힘든 강점이다. 

자동차산업이 변화하는 흐름에서 전통 완성차기업들이 뒤처졌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럼 미래차 시장에서 전통 완성차기업들은 이제 주도권을 완전히 내려놓을 수밖에 없을까? 국내 대표 완성차기업 현대차그룹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까? 

사실 전기차 시장만 하더라도 침투율이 아직 높지 않다. 2021년 전체 자동차 가운데 전기차 비중은 8.4%로 아직은 초기 시장이라 벌써부터 승부를 논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그리고 전통 완성차기업들은 어디를 막론하고 오랜 기간 업력을 거치며 기술을 축적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성해 놓은 곳이다. 무시할 수 없는 저력이 있는 셈이다.

현대차그룹 역시 이런 완성차기업으로서 저력과 함께 현대차만의 고유한 강점을 지닌 곳이다. 어떤 강점들이 있을까?

먼저 모빌리티 시스템을 폭 넓게 구성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미래 모빌리티는 단순히 도로를 이동하는 자동차를 뛰어 넘는 훨씬 넓은 개념이다. 전기차뿐 아니라 항공모빌리티와 수상모빌리티, 사람의 이동뿐 아니라 택배와 배송, 해운, 물류를 모두 포괄하는 시스템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차는 도심항공모빌리티 분야를 오랫동안 준비해 온 곳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도심항공모빌리티 사업을 현실화하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 2020년 미국에 도심항공모빌리티 법인 ‘슈퍼널’을 세우기도 했다. 슈퍼널의 최고경영자는 현대차그룹 UAM사업부장도 맡고 있는 신재원 사장이다. 

신 사장은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의 항공연구총괄본부장을 지냈다. 이 자리는 나사에서 국장과 부국장 아래 서열 3위로 차관급 고위공무원이라고 한다. 

신 사장은 2020년 9월 현대차그룹에 영입됐다. 이때 동시에 꾸려진 UAM사업부장으로 임명됐다. 신 사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영입했다고 하는데 여기서 정 회장이 얼마나 항공모빌리티에 진심인지를 알 수 있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사업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현대차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로봇 기술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품고 있다. 

로봇이 중요한 것은 알겠지만 모빌리티와는 무슨 접점이 있느냐고 의아할 수도 있는데 지금 택배시스템을 떠올려 보면 답이 나온다.

미래에 택배 운송 트럭은 자율주행 트럭으로 대체된다고 하더라도 결국엔 지금 택배기사들이 하는 일, 가령 물건을 집까지 배송하는 일을 누군가가 해야 하는데 여기에 로봇이 필요하다.

현대차가 모빌리티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는 현대차의 그룹 안팎의 네트워크도 적잖은 강점이 될 수 있다. 

현대차그룹도 다른 한국 재벌기업과 마찬가지로 이종 산업을 여럿 거느리고 있다. 이는 문어발식 경영으로 평가절하 되기도 하지만 미래 모빌리티 시스템이란 게 이종 산업 융합의 특성이 있는 만큼 강점이 될 수 있다. 

가령 해운, 물류 사업을 하는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의 모빌리티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자율주행 배송이나 물류 로봇 등의 새로운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볼 수 있는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수도 있고 앞선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물류 사업의 효율을 높이는 양방향 시너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 외적으로도 모빌리티 동맹을 구성할 여지도 많다. 예컨대 HD현대(옛 현대중공업그룹)는 현대차그룹과 같은 계열사는 아니지만 이른바 ‘범현대가’로 묶입니다. 정의선 회장과 정기선 사장은 사촌지간이기도 하다.   
 
정기선 사장도 ‘해양모빌리티’란 개념을 그룹의 미래 비전으로 중요하게 강조하고 있는 만큼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사이 협력할 부분도 제법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양산능력도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비전의 중요한 강점이다. 

전통적으로 자동차산업에서 대량생산은 경제성을 확보하는 데 유용한 사업모델이다. 그래서 전통 완성차기업들은 대개 양산능력을 입증한 곳들이기도 하다. 

최근 뜨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유망 스타트업으로 평가됐던 곳들이 양산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를 많이 보게 된다. 

양산체제 구축은 기존 완성차업체들의 전문 분야인 만큼 전기차 시장에서도 테슬라를 제외한 전기차 스타트업들보다는 완성차업체들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양산능력은 다른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빛을 볼 수 있다. 

도심항공모빌리티에서도 어쩌면 기술력보다 중요한 게 양산능력이다. 

현재 도심항공모빌리티 분야에 뛰어든 곳들을 보면 항공기나 항공기부품을 만드는 기업들, 완성차기업들이 많이 눈에 띈다. 기술에서는 아무래도 항공기를 다뤄봤던 곳들이 비슷한 원리로 작동할 도심항공모빌리티 등에서도 우위에 있을 수 있겠지만 이를 상용화하는 데는 완성차기업이 더 나을 거란 전망도 많다. 

최고로 좋은 비행체를 투입해 모빌리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보다 안전하고 적당히 쓸 만한 걸 가급적 싸게 많이 만드는 게 상용화에는 더 나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얘기했던 로봇 기술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도 현대차그룹이 인수하기 전에는 기술은 뛰어나지만 딱히 써먹을 곳은 유튜브밖에 없다는 조롱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제는 상용화의 접점을 찾아가고 있는 듯 하다. 여기서도 중요한 요소가 바로 현대차그룹의 양산능력이다.

마지막으로 현대차그룹에는 히든카드인 수소연료전지가 있다. 현대차는 토요타와 함께 이동형 수소연료전지에서 가장 앞서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2022년 1~8월 수소차 판매현황을 보면 현대차는 점유율 59.7%로 세계 1위다. 

하지만 친환경 승용차의 대세가 거의 전기차로 굳어지는 상황에서 이동형 수소연료전지의 무용론이 나올 법도 하다. 앞서 얘기했던 수소차 판매현황 통계에서 현대차의 판매량이 7410대로 매우 적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소연료전지가 히든카드인 이유는 전기차에 쓰이는 배터리보다 수소의 에너지 밀도가 훨씬 높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같은 에너지를 생산해 내는 데 들어가는 무게를 비교하면 수소가 배터리보다 훨씬 가볍다는 얘기다. 

배터리 대비 수소연료전지의 에너지 밀도상의 강점은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할수록 부각된다.

이에 관해 미국 에너지부와 컨설팅기업 맥킨지가 분석한 결과도 있다. 40톤 트럭을 기준으로 동력 장치별 중량을 살펴봤는데 전기차 배터리팩은 10톤, 수소연료전지는 7톤, 디젤엔진은 7.5톤이었다고 한다. 수소트럭이 전기트럭보다 3톤 가량의 물건을 더 적재할 수 있다고 보면 꽤나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수소연료전지의 강점은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모빌리티 분야에 모두 적용할 수 있다. 선박, 비행기, 도심항공모빌리티, 철도교통, 지게차 등 쓰임새가 꽤 많을 수 있다. 

그리고 수소연료전지에서는 현대차가 그 누구보다도 앞서 있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강점 3가지는 서로 긴밀히 연결되는 특성도 있다. 모빌리티 세계가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지만 현대차그룹도 충분히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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