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번주부터 증권사 정기주주총회 시즌이 시작된다.
최근 배당을 둘러싼 주주들의 관심이 높은 가운데 증권사들이 배당절차 개선에 나설지 주목된다.
▲ 12일 금융투자업계 소식을 종합하면 17일 메리츠증권과 삼성증권을 시작으로 31일까지 증권사 18곳이 주주총회를 열고 주요 안건을 의결한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
12일 금융투자업계 소식을 종합하면 17일 메리츠증권과 삼성증권을 시작으로 31일까지 증권사 18곳이 주주총회를 열고 주요 안건을 의결한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주주총회 안건을 미리 공개한 가운데 공통적으로 들어있는 배당 관련 정관변경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증권사들은 “매 결산기말 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에게 배당을 지급한다”는 기존의 정관을 “이사회 결의로 배당을 받을 주주를 확정하기 위한 기준일을 정할 수 있다”는 정관으로 바꾸는 안을 주주총회에 안건으로 상정했다.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이사회에서 배당 기준일을 조정할 수 있어 배당규모가 확정된 다음에 배당 기준일을 설정할 수 있게 된다.
그 동안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들은 연말에 배당받을 주주명단을 확정하고 그 다음해 봄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배당 규모를 확정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배당금을 얼마 받을지 모르는 채로 투자를 결정한 뒤 몇 달 뒤 이뤄지는 배당결정을 수용해야 했다.
이에 금융당국이 기존의 배당금을 ‘깜깜이 배당’을 손질하겠다며 배당 규모를 확인한 뒤 투자할 수 있도록 배당절차 개선에 나섰다.
내년부터 주주들이 개선된 배당절차로 배당을 받기 위해서는 당장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배당관련 정관을 변경해야한다. 이 점을 인식한 증권사들이 선제적인 조치에 나선 것이다.
증권주가 전통적인 배당주로 꼽혀온 만큼 이 같은 조치는 배당투자에 주목하는 투자자들의 투자판단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배당관련 정책 뿐 아니라 배당규모도 주주총회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지난해 증시침체와 금융시장 불안으로 증권사 실적이 악화되면서 증권사들은 주당 배당금을 줄이는 추세다. 다만 절대적인 배당은 줄었지만 자사주 매입, 배당성향 확대 등을 통해 주주환원에는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증권사들이 실적 악화 속에서도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를 보이면서 이후 증권사 실적이 회복된 뒤 고배당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NH투자증권이 1주당 배당금 700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하면서 배당성향을 기존 41.8%에서 72.6%로 늘렸다. 대신증권도 줄어든 순이익 대비 배당금을 적게 줄이면서 배당성향을 15.3%에서 60.8%로 늘렸다. 유안타증권도 60.1%의 배당성향을 기록하면서 60%를 넘겼다.
이 외에도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부국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이 배당성향을 지난해 대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다올투자증권, 교보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한양증권 등이 최대주주와 특수 관계인 등을 배당에서 제외하거나 적은 금액을 배당해 일반투자자들에게 배당이 많은 배당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한 점도 눈에 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