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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오너가 상속 소송 불거져, 경영권 분쟁 비화 가능성은 낮은 듯

조장우 기자 jjw@businesspost.co.kr 2023-03-10 17:2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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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오너가 상속 소송 불거져, 경영권 분쟁 비화 가능성은 낮은 듯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 가운데)이 고 구본무 회장의 가족들로부터 상속회복청구소송을 받았다. 소송이 장기화 될 경우 사업 전반의 추진 동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최근 고 구본무 회장의 배우자인 김영식 여사와 장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로부터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당했다.

이번 소송이 LG그룹 경영권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장기화 될 경우 신사업 추진 동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 등의 이번 상속회복청구 소송이 구본무 회장 별세 후 5년이 다되어 가는 시점에서 추진되는 만큼 법원에서 인용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구광모 회장은 구본무 전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친아들로 구본무 전 회장의 양자로 들어간 뒤 2018년 LG그룹 경영권을 승계했다.

구본무 회장이 별세하면서 남긴 재산은 그룹 지주사인 LG 주식 11.28%를 포함해 모두 2조 원 규모로 파악된다.

LG에 따르면 LG그룹 총수일가는 2018년 5월 구본무 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 합의를 통해 LG 주식 등 경영권 관련 재산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상속하기로 했다. 

김영식 여사와 구연경 대표, 구연수씨는 5천억 원 규모의 상속재산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상속과정에서 구광모 회장이 김영식 여사와 구연경 대표, 구연수씨의 요청을 받아들여 구연경 대표에게 LG지분 2.01%(당시 약 3300억 원 상당), 구연수씨에게 0.51%(당시 약 830억 원 상당)을 넘겨주는데 합의했다 

LG는 이에 따라 LG그룹 총수일가의 상속은 2018년 11월 완료됐고 관련 내용은 세무당국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서는 고 구본무 회장이 2018년 5월에 별세했기 때문에 별다른 사유가 없는 한 이번 상속회복청구소송은 3년의 소송제기를 할 수 있는 기간(제척기간)이 지나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LG 역시도 같은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에 구광모 회장에게 제기된 상속회복청구 소송은 자신의 상속받을 권리를 침해받은 상속권자가 권리 없이 상속을 받은 이른바 참칭상속권자에 대해 제기하는 소송이다. 

민법 제999조에 따르면 이 상속회복청구 소송의 기반이 되는 상속회복청구권은 그 침해를 안 날부터 3년이 지나면 소멸한다고 규정돼 있다.

더구나 구 회장에게 소송을 제기한 김영식 여사와 구연경 대표, 구연수씨가 들고 있는 LG 지분 합계가 7.84%로 크지 않다는 점에서 경영권 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LG의 지분보유구조를 2022년 12월2일 기준으로 살펴보면 구 회장을 포함한 특별관계자 지분이 41.7%에 이른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15.95%, 구본식 LT그룹 회장이 4.48%, 김영식 여사가 4.2%,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 3.05%, 구연경 대표가 2.92%, LG연암학원이 2.13%, 구본준 LX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2.04%, LG연암문화재단이 1.12%, 구연수씨가 0.72% 등을 쥐고 있다.

구 회장이 가문의 전통과 합의에 따라 회장에 오른 만큼 소송을 제기한 세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특별관계자는 구 회장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돼 경영권이 뒤바뀔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소송이 제기된 시점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시기라 혼란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구광모 회장에 대해서 소송을 제기한 김영식 여사 등이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 등으로 정기 주주총회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법원으로서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만큼 가처분 신청이 제기된다면 빠르게 판단을 내리겠지만 본안 소송에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상속회복청구소송의 제척기간에서 규정한 3년 기준에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지만 구광모 회장이 양자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법률적 하자가 있을 경우 이를 알게 된 날을 계산하는 3년의 시점을 놓고 법정에서 다퉈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구본무 전 회장 유언의 효력을 다툴 가능성도 존재한다.

상속재산은 유언이 없으면 배우자가 1.5, 자녀 1의 비율로 상속받을 수 있다. 이에 따르면 구본무 전 회장의 배우자 김영식 여사가 LG 지분 3.75%, 구광모 회장과 구연경 대표, 구연수씨가 각각 2.51%씩 받을 수 있었던 셈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총수일가의 상속과 관련한 사항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것이 많아 법률적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여러 가지 측면에서 쟁점화할 수 있는 사항이 있어 LG그룹이 경영권 분쟁에 휩싸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LG 지분을 둘러싼 오너가 내부 갈등이 장기화하면 새 미래사업 육성 동력이 약화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LG그룹은 LG전자와 LG이노텍 등 전자계열사를 통해 인공지능, 반도체 기판. 로봇, 미래차 전장사업에 힘을 쏟고 있고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을 통해서는 전기차 배터리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오너가 내부의 지분 분쟁이 길어지면 결단이 필요한 대규모 투자가 지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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