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산행'이 여름 성수기 극장가에서 대작 경쟁의 서막을 연다.
영화제작사와 배급사는 한해 관객의 4분의 1이 몰리는 여름대목을 노리고 그 해 가장 돈과 공을 많이 들인 기대작을 내놓는다.
부산행이 지난해 '암살'과 '베테랑'에 이어 올해 1천만 관객 동원의 포문을 열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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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부산행' 포스터. |
15일 영화계에 따르면 올 여름 출사표를 던진 영화는 '부산행'과 '인천상륙작전', '터널'과 '덕혜옹주' 등을 꼽을 수 있다. 국내외 톱스타가 출동하고 100억여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들이다.
부산행은 이 가운데 가장 먼저 출격하는 좀비 재난블록버스터인데 괴바이러스에 걸려 좀비로 변한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남으려는 이들의 사투를 그렸다. 공유 정유미 마동석씨가 출연하고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연 감독은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으로 제65회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받으며 실력을 입증했다. 부산행은 연 감독의 첫 실사영화 데뷔작이다.
실사영화 데뷔작임에도 부산행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부산행은 제69회 칸영화제 비경쟁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됐는데 “역대 최고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부산행은 156개국 대부분에 극장개봉 개런티를 조건으로 선판매되며 250만 달러의 수익을 냈다. 제69회 칸영화제 필름마켓에서 한국영화가 거둔 매출액의 30%에 이르는 금액이다.
부산행에 대한 국내의 기대도 높다.
부산행은 정식 개봉일인 20일에 앞서 15일부터 17일까지 주말 유료시사회를 열었는데 단숨에 예매순위 1위를 차지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15일 오후 4시 기준 부산행의 예매율은 39%에 이른다. 예매관객 수는 16만 명, 예매매출액은 14억 원이다.
부산행은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가 배급을 맡았다.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는 지난해 겨울부터 상반기까지 투자 혹은 배급을 맡은 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에 참패했다. 지난해 12월 '대호'에 제작비 140억여 원을 쏟아부었지만 영화는 176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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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인천상륙작전' 포스터. |
올해 초 개봉한 이한 감독의 영화 '오빠생각'도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가 100억여 원의 제작비를 투입했지만 100만 관객을 겨우 넘겼다.
부산행의 대박을 점치기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좀비나 스릴러 장르의 최다관객동원 기록은 '곡성' 687만 명, '숨바꼭질' 560만 명, '월드워Z' 523만 명이다. 업계에서 쓰는 용어로 ‘중박’에 그치는 수준인 것이다.
부산행 상영시기가 하반기 기대작의 개봉시기와 겹치는 점도 부담이다.
부산행이 개봉한 뒤 약 한 주 뒤인 27일에는 '인천상륙작전'이 개봉한다. 이범수 이정재씨 외에 맥아더 장군 역으로 리암 니슨까지 출연하는 CJ엔터테인먼트의 기대작이다.
8월10일에는 '터널'과 '덕혜옹주'도 대작경쟁에 가세한다. 각각 쇼박스와 롯데엔터테인먼트가 100억여 원대의 제작비를 투입한 영화로 하정우씨와 손예진씨가 주인공을 맡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