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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VIEW] 꺾이지 않는 물가, 희미해진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

이태경 red1968@naver.com 2023-03-03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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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VIEW] 꺾이지 않는 물가, 희미해진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옅어져 부동산 투자도 신중해야 한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들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지금 윤석열 정부와 부동산 투자자들이 학수고대하고 있는 건 무얼까? 아마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일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전방위적 부동산 경기부양책도 따지고 보면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때까지 부동산 시장의 하락을 최대한 억제시키겠다는 포석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윤석열 정부와 부동산 투자자들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만 하면 시장에 다시 유동성이 공급될 것이고 공급된 유동성이 다시 부동산 시장을 밀어올릴 것이라고 기대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이른바 ‘연준 피벗’(미 연준이 통화정책을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하는 것)을 한다고 부동산 시장이 다시 뜰 것인지도 불확실하지만 연준의 조속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연준 피벗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꺾여야 하는데 수그러드는 듯하던 물가상승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어 급등한 미 PCE지수

2월24일(현지시각)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1월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월인 지난해 12월 당시 상승률(5.3%)보다 높았으며 한 달 전(0.2%)과 비교한 PCE 지수는 무려 0.6%나 급등했다. 

또한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1년 전보다 4.7% 상승했는데 이는 금융정보업체 팻트셋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4.3%)를 상회한 것으로 전월의 4.6%보다도 더 높았다. 전월과 비교하면 0.6% 오르면서 월가 예상치(0.4%)를 가볍게 상회했다. PCE지수와 근원PCE지수의 상승률이 다시 가팔라지는 건 그만큼 지금의 인플레이션이 구조적이고 견조하다는 뜻이다.

역대급으로 활황인 노동시장이 견인하는 소득과 지출

더욱 사정이 녹록치 않은 건 개인 소득과 소비 지출이 동시에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개인 소득은 전월 대비 0.6% 증가했는데 이는 지난해 12월(0.3%)보다 더 높은 상승률이다. 

충격적인 건 지난달 소비지출이 무려 1.8% 뛰었다는 사실이다. 소비지출은 지난해 11~12월 두 달간 마이너스(-) 행진을 벌였다가 갑자기 반등했다. 

주지하다시피 미국 소비는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1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개인소득과 소비지출이 동시에 늘었다는 건 미국의 고용시장이 역대급일 정도로 탄탄하기 때문으로 초활황인 미국의 고용시장은 인플레이션을 강하게 견인하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미시건대에 따르면 이번 달 미시건대 소비심리지수 확정치는 67.0로 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64.9) 대비 3.2% 상승했고 1년 전 62.8과 비교하면 무려 6.7% 폭등했다. 

이는 소비자들의 소비지출 의향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다. 향후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이번 달 소비기대지수는 64.7로 전월(62.7) 대비 3.2% 상승했고 1년 전보다는 무려 8.9% 급등했다. 소비지출 의향이 강력해졌다는 건 미래 고용과 소득에 대한 가계의 자신감이 커졌다는 방증이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도 반등했다. 추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이번 달 4.1%를 기록하면서 한 달 전 3.9%보다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4.4%에서 한풀 꺾이나 했는데, 다시 반등한 것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의 반등은 인플레이션 전선에 암운이 드리웠음을 의미한다.

끝으로 1월 신규 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7.2% 증가한 연율 67만 채를 기록했는데,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0.6% 증가한 62만 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는 집값 하락과는 별개로 가장 비싼 내구성 소비재인 주택을 구매할 여력이 있는 가계가 여전히 풍부함을 방증한다.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상실 중인 시장

물가상승률이 꺾이기는커녕 도리어 반등하고 역대급 고용지표가 끌어올리는 소득 및 소비지표 등이 속속 발표되자 시장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빠르게 접는 중이다.

PCE지수가 발표된 날인 24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36.99포인트(1.02%) 하락한 32,816.92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2.28포인트(1.05%) 떨어진 3,970.04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95.46포인트(1.69%) 밀린 11,394.94로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이번 주에만 다우지수는 3%가량 하락했고, S&P500지수는 2.7%가량, 나스닥지수는 3.3%가량 떨어졌는데 3대 지수의 주간 하락률은 올해 최대다.

채권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뉴욕채권시장은 PCE 보고서가 나온 직후부터 약세(채권금리 상승)를 보였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현재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11.4bp 급등한 4.807%를 나타내고 있는데 장중 4.826%까지 상승했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967%까지 오르며 4%대를 목전에 뒀다. 채권시장의 약세는 시장참여자들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베팅한다는 뜻이다.

한편 연준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해지자 킹달러가 다시 등장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105.32까지 상승했는데, 이는 105선을 1차 저항선으로 여기던 시장의 예상을 단번에 무너뜨린 것이다.

조속한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전제를 하는 투자는 경솔

미 연준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PCE 가격지수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에 이어 급등하면서 연준의 긴축기조가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즉 연준이 다음 달 FOMC에서 기준금리를 베이비스텝(0.25%P)가 아닌 빅스텝(0.50%P)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물가 관련 지표만이 아니라 개인소득과 소비지출이 동시에 증가한 것이나 소비심리지수, 소비기대지수, 단기기대인플레이션 등이 모두 상승하고 있는 건 미국의 고용시장이 역대급으로 활황임을 의미한다. 

미국의 고용시장이 지금과 같은 활황세를 이어간다면 인플레이션의 급락은 기대하기 어렵고 인플레이션이 추세적으로 빠르게 하락하지 않는 한 연준의 통화정책이 긴축에서 완화로 반전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도 난망이다.

시장참여자들은 미국의 고용지표 및 물가추이를 면밀히 주시하되 연준이 기준금리를 시장의 예상 보다 높이 올릴 가능성과 올린 금리를 유지할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연준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를 전제로 한 투자의사결정은 경솔하며 위험하기까지 하다. 이태경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이태경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은 땅을 둘러싼 욕망과 갈등을 넘어설 수 있는 토지정의 문제를 연구하고 있다. ‘투기공화국의 풍경’을 썼고 ‘토지정의, 대한민국을 살린다’ ‘헨리 조지와 지대개혁’을 함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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