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권주자들 사이에 지지층 표 흡수가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사진 왼쪽부터) 황교안, 안철수, 김기현, 천하람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2월23일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당권주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1강’으로 평가되는
김기현 후보는 굳히기에 들어가려는 반면 다른 후보들은 결선투표에서 역전을 노리는 모양새다.
현재 당권주자들 가운데 과반 이상의 지지를 받는 후보가 없어 결선투표로 당 대표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각 후보들이 상대 후보들의 지지를 끌어들일 수 있는지가 전당대회의 최종 변수로 여겨지는 이유다.
1일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은 득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막판 여론전에 힘쓰고 있다.
김기현 후보는 28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대구·경북을 방문해 ‘당심’을 확실하게 다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김 후보는
나경원 전 의원과 대구‧경북 일정을 함께 하는데 국민의힘 안방인 TK지역에서 지지율을 최대한 끌어 올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은 수도권과 더불어 전당대회 선거인단이 가장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김 후보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며 ‘1강 3중’ 구도를 만들어 냈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과반 득표라는 최종 고지에는 오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넥스트리서치가 2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259명을 대상으로 당 대표 지지도를 물은 결과 김 후보는 33.1%의 지지를 얻었다.
안철수 후보는 23.6%,
황교안 후보 10.0%, 천하람 후보 6.1%였다.
리얼미터가 2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김 후보가 44%로 안 후보(22.6%)를 큰 차이로 앞섰다. 천 후보는 15.6%, 황 후보 14.6%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를 기준으로 김 후보와 대척점에 있는
안철수·천하람 후보의 지지율을 더하면 김 후보의 지지율을 앞서거나 근접한다.
물론 안 후보와 천 후보 지지자들이 모두 김 후보를 외면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점에서 안 후보나 천 후보가 결선에서 상대방 후보의 지지를 모두 흡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럼에도 김 후보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결선투표에서는
황교안 후보의 지지층을 상당수 흡수해야하는 당선을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이다. 지지자들의 성향에 비춰봤을 때 김 후보와 접점이 있다고 평가되는 황 후보와 대립각을 세운 것이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하지만 황 후보가 김 후보를 향해 울산 KTX 땅 투기 의혹을 제기하며 서로 ‘후보직 사퇴’와 ‘정계은퇴’를 언급할 만큼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다만 황 후보가 최근 결선투표에서 김 후보에게 지지를 보낼 수 있다는 뜻을 밝히면서 지지층 흡수가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황 후보는 27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김 후보와 연대 가능성을 두고 “지금 연대를 얘기할 때는 아니다”라며 일축하면서도 “만약 (결선투표에) 남은 후보가
김기현 후보라면 안 뽑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와 천하람 후보는 서로를 향한 공격을 삼가며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 지지층이 겹치는 만큼 결선투표를 고려해 지지자들 사이에 갈등을 키우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천 후보는 28일 천지일보와 인터뷰에서 “안 후보를 과도하게 공격해서 (안 후보의) 지지자분들과 제 지지자분들 사이에 벽을 쌓을 생각은 없다”며 “적절한 선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안 후보와 천 후보는 결선투표에 진출했을 때 자신이 상대방의 지지층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다며 엇갈린 주장을 펼치고 있다.
안 후보는 자신이 결선투표에 진출하면 천 후보의 지지세가 더해져 시너지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안 후보는 24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결선에 가면
김기현 후보는 더 이상 시너지가 날 부분이 없어 제가 더 유리하다”며 ‘결선에서 천 후보 쪽 표가 안 후보에게 올 것이라 보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저는 그럴 거라고 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반면 천 후보는 2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결선투표에 안 후보가 올라가면) 개혁을 원하는 분들 가운데 꽤 많은 수는 투표를 안 해버릴 수 있다”며 “하지만 제가 안 후보보다 선명한 개혁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안 후보의) 표는 다 흡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오는 4일부터 7일까지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와 자동응답(ARS) 투표를 진행한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