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 재건축 1호가 될 가능성이 높고 금융특화단지 재건축되는 한양아파트 수주를 위한 건설사들의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사진은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이 한양아파트에 내건 현수막. 각각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 '오티에르'를 넣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한양아파트 수주를 위한 건설사들의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DL이앤씨가 한양아파트 단지에 하이엔드 브랜드 이름을 넣은 현수막을 내걸며 수주의지를 다지고 있다.
한양아파트는 여의도 재건축 1호가 될 가능성이 큰 데다 금융특화단지로 재건축돼 관심이 높은 곳이다. 한양아파트를 수주하면 뛰어난 입지에 사업성이 높은 여의도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단지를 구축할 수 있는 연계수주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건설사들의 구미를 당기는 요소다.
20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운영위원회는 9월 정비계획변경 인가를 받고 곧바로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여의도 한양아파트는 588세대 규모로 1975년 준공됐다. 2017년 안전진단을 통과해 재건축사업이 시작됐고 올해 1월 서울시에서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한양아파트는 금융특화단지로 재건축되고 여의도 재건축 1호가 될 가능성이 높아 상징성이 있는 만큼 대형건설사들이 수주 총력전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분양시장이 침체되면서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서지 않았고 이에 따라 최근 단독입찰에 따른 수의계약으로 정비사업을 가져가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사업성이 높은 대규모 재건축 사업이 꾸준히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여의도의 분위기는 다를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당장 여의도에서 1호 재건축사업이 될 가능성이 큰 한양아파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초 여의도 한양아파트는 사업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많았다. 용적률 상한이 300%인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 위치해 있는데 현재 용적률이 252%라 일반분양 물량이 많이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되면서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가 변경돼 용적률 600%가 적용된다. 덕분에 기존 최고 12층, 588세대 아파트가 최고 54층, 1천 세대 규모 아파트로 탈바꿈하게 됐다. 일반분양 물량이 300세대가 넘고 오피스텔도 220세대가 분양될 것으로 예상된다.
용도 상향의 혜택을 받는 대신 공공기여 시설로 공공기여율 40%가 적용되고 ‘서울국제금융오피스’와 ‘서울핀테크랩’ 등이 들어서게 된다. 공공기여율은 상한 용적률을 적용받기 위해 사업시행자(조합)이 순부담해 공공기여시설을 제공하는 비율을 말한다.
한양아파트 재건축 운영위원회도 사업에 적극적이다. 일반분양이 진행될 3년 뒤에는 분양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바라보고 최근 오르고 있는 공사비를 고려해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공사들이 여의도 재건축사업에 물밑작업을 펼치고 있는 것은 대형 평형으로 구성된 점도 한몫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 여의도 한양아파트 단지에 DL이앤씨, 대우건설이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ACRO)와 써밋(SUMMIT)을 내세운 현수막을 걸었다. 삼성물산도 래미안을 홍보하는 현수막을 선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
한양아파트는 전용면적 105.72㎡ 131세대, 105.85㎡ 1세대, 109.42㎡ 95세대, 110.41㎡ 1세대, 149.52㎡ 119세대, 149.59㎡ 95세대, 149.72㎡ 1세대, 150.58㎡ 1세대, 192.73㎡ 41세대, 193.03㎡ 94세대, 192.76㎡ 5세대, 193.06㎡ 3세대, 193.19㎡ 1세대 등 넓은 전용면적으로 구성됐다.
재건축이 진행될 때 조합원이 국민 전용면적 84㎡을 선택하면 분담금 대신 환급금을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조합원분양 신청 때 기존 전용면적을 유지할 것인지도 관심사이지만 기본적으로 여의도는 미분양위험이 낮고 사업성이 높다”며 “조합원들의 사업 추진의지가 강하고 인허가 등 절차 문제가 해소되고 있어 사업에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 연말에 시공사를 선정할 것으로 기대되는 여의도 시범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전체 1584세대는 전용면적 60.96㎡ 216세대, 79.24㎡ 672세대, 118.12㎡ 360세대, 156.99㎡ 336세대로 전용면적이 큰 단지 비중이 높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도 2017년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아 재건축이 확정된 뒤 한국자산신탁을 사업시행사로 선정한 뒤 사업 속도를 올리고 있다.
시범아파트는 재건축 이후 최고 65층, 2500세대 규모로 탈바꿈할 것으로 예상된다. 용적률은 300%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 돼 400%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서울 시내 재건축 단지 가운데 가장 높은 건축물이 될 공산이 크다.
이곳에도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이 현수막을 내걸으며 수주를 위한 물밑작업에 나서고 있다.
여의도가 서울 지역의 대표적 한강변으로 서울시에서 한강변을 중심으로 다양한 스카이라인을 선보인다는 목적으로 35층 규제를 완화한 만큼 건설사들이 설계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란 시선도 나온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뼈대를 유지하면서 건물을 지어야 하는 리모델링보다 재건축이 시공사의 설계·시공 능력을 보여 상품성을 증명할 수 있다”며 “특히 한강변에 위치한 여의도에서 고층건물을 올리면 안정성, 디자인 측면에서 시공사들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한양아파트, 시범아파트가 위치한 일대에 공작아파트, 광장아파트, 대교아파트, 삼익아파트, 수정아파트, 은하아파트 등 16개 노후 단지가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광장아파트, 대교아파트가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재건축에 시동을 걸고 있다. 미성, 삼부아파트 등도 신속통합기획에 지정됐다.
하이엔드 브랜드를 보유한 건설사들로서는 브랜드 타운 형성을 위한 연계수주 첫 발로 한양·시범아파트 재건축사업 수주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여의도는 서울의 광화문, 강남과 함께 3대 업무지구이고 금융뿐 아니라 정치, 언론의 중심지로 위상이 높다”며 “현수막 설치, 현장설명회 참여는 기본이고 아직 여의도 재건축시장이 제대로 개화하지 않은 만큼 철저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