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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디지털 혁신 외치는 정용진, 이마트는 왜 월마트에 못 미칠까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3-02-14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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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제2의 월마트가 아닌, 제1의 신세계를 만들겠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말이다. 하지만 이마트의 디지털 전환은 월마트와 여러 모로 닮았다는 얘기도 듣는다.

월마트는 2016년 제트닷컴, 2017년 슈바이, 무스조, 2018년 플립카트 등 유명 이커머스 기반 유통업체들을 연속해서 인수했다. 정용진 부회장의 이마트가 2021년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 것을 놓고 월마트의 전략을 그대로 따라했다는 얘기가 나온 이유다.

하지만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한다고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과연 이마트는 월마트의 디지털 전환을 ‘잘’ 벤치마킹 했을까?

우선 숫자로만 보면 아직까지는 가시적 성과가 없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지마켓은 2022년 1~3분기에 영업손실 525억 원을 냈다.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3조5천억 원가량을 썼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까지 성공적 인수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물론 아직 1년 정도에 불과해 시간이 더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신세계, 이마트 전체의 디지털 전환을 보더라도 성공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SSG닷컴도 2022년 3분기까지 영업손실 893억 원을 봤다. ‘거대 유통 공룡’인 이마트의 자존심이 구겨진 상황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마트는 아직까지 디지털 전환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고객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혁신의 과감함이라는 측면에서 월마트와 이마트가 매우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여러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월마트의 혁신은 단순히 물건을 팔기 위해 온라인 채널을 추가하는 정도에 그친 것이 아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고객 경험을 혁신했던 것이 월마트 디지털 전환의 핵심이다.

실제로 이런 혁신들은 오프라인에서도 확실하게 고객들의 경험을 바꿔내고 있다.

월마트의 변화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서비스는 바로 '엔드리스 아일'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사가기 곤란한 대형제품이나 혹은 오프라인 매장에 재고가 다 떨어진 제품 등을 매장 곳곳에 설치된 대형 디스플레이에서 바로 온라인 주문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서비스를 말한다.

최근 월마트가 발표한 ‘텍스트 투 샵’ 서비스도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 가운데 하나다. 월마트에 '나 이런 물건이 필요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내 장바구니에 추가해주는 서비스다.

스캔 앤 고 서비스도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바코드를 스캔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제를 해서 계산을 위한 대기줄을 아예 없애버리는 서비스다.

월마트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동시 혁신이라는 방식을 취한 데에는 모두 이유가 있다. 월마트의 최대 경쟁자인 아마존과 비교해 월마트가 지닌 최고의 장점이 바로 미국 전역에 깔려있는 월마트 매장들이기 때문이다. 

이마트도 마찬가지다. 쿠팡보다, 네이버보다 이마트가 훨씬 나은 점이라고 한다면 오프라인 매장이 떠오른다.

실제로 이마트 역시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한 디지털 혁신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특히 월마트의 전략 가운데 아마존을 상대하는데 가장 효과적이었던 전략인 '오프라인 점포의 물류센터화'는 이마트 역시 똑같이 펼치는 전략이다.

그래도 고객이 오프라인에서도 ”이마트가 변했구나!“라고 느낄 수 있는 과감한 혁신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로 검색엔진에 이마트와 옴니라는 검색어를 동시에 쳐보면 이마트가 추진했던 여러 옴니채널 혁신 이야기들이 나온다. 하지만 우리가 이마트에서 장을 보는 경험이 실제로 많이 변화했는지를 물어보면 그렇게 느끼는 소비자가 많지 않다.

이마트는 월마트의 스캔 앤 고와 같은 서비스를 2019년에 '스캔하고 바로결제'라는 서비스로 시범 적용한 바 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전해지는 소식은 전혀 없다. 현재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마트의 공식 입장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쇼핑 경험의 혁신을 어디서 느껴야할지 모르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IT업계에서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는 사용자 경험(UX)의 혁신이다. 애플과 틱톡, 로블록스 등 최근 성공했다는 글로벌 IT회사들은 대부분 UX의 혁신에 힘입어 성공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월마트의 사례만 봐도 UX의 혁신이 중요하다는 것은 절대 IT업계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최근 미국에서 열린 CES2023에 참석했다. 여기에는 월마트 역시 참여했다.

과연 정용진 부회장은 과연 이번 CES2023에서 어떤 인사이트를 얻었을까? 과연 2023년의 이마트는 고객들에게 어떤 혁신적인 경험을 제시해줄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이커머스 시대에 오프라인 유통기업인 이마트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를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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