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3-02-13 14:5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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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이사가 자체 화장품 브랜드를 통해서 성장성을 입증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전임 구창근 대표이사 체제에서 기업공개를 추진했으나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탓에 상장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 대표는 상장 재추진 때까지 CJ올리브영의 내실을 다지면서 성장의 불씨를 키워갈 것으로 예상된다.
▲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이사의 성장 전략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8월 상장 추진을 중단했는데 재계에서는 투자심리가 회복되면 언제든지 재추진할 것으로 바라본다. 이 대표에게는 그때까지 CJ올리브영의 성장성을 끊임없이 입증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13일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자체 화장품 브랜드의 해외 수출 전략을 재수립하는 등 다시 성장 전략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12일 중동지역 사업 강화 계획을 공개했다. 2015년 출범한 자체 색조 화장품 브랜드 '웨이크메이크'의 중동지역 유통 채널을 올해부터 확대하고 여기에 자체 기초 화장품 브랜드 '브링그린'의 수출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CJ올리브영은 향후 아랍에미리트공화국(UAE)를 발판 삼아 중동지역 뷰티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중동지역 뷰티시장은 2022년 기준 약 30조 원 규모에 이르는 거대한 시장이다.
앞서 CJ올리브영은 2013년 중국과 2018년 미국에 각각 매장을 내며 해외 시장의 직접 진출을 선택했으나 손실이 누적되면서 결국 2019년 중국에서 매장을 철수한 데 이어 2021년 미국에선 현지법인을 청산했다.
이 대표는 과거의 아픈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이번에는 현지 업체와 손을 잡는 방식을 선택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CJ올리브영은 역직구 플랫폼인 올리브영 글로벌몰을 통해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국가별 화장품 구매 특성을 반영해 자체 브랜드의 현지 업체 입점 전략을 병행한다"고 설명했다.
CJ올리브영 자체 브랜드 화장품의 중동지역 시장 전망은 대체로 밝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2023년 지역별 수출전략' 보고서에서 "한국 화장품은 천연성분의 저자극성 기초화장품의 비중이 높아 할랄 규제가 화장품으로 확장되는 중동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며 "높은 가성비, 중저가 고품질의 제품 포지셔닝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대표이사 선임 이후 CJ올리브영의 성장 전략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달 6일에는 CJ올리브영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매거진관'을 새로 구축했다. 소비자들이 상품 구매가 아니더라도 올리브영 모바일 앱을 콘텐츠 플랫폼으로 이용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지난해 12월 기준 올리브영 모바일 앱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400만 명에 이른다.
올리브영 매거진관에서는 특히 MZ세대 사이에서 이른바 '스낵컬처 문화(가벼운 콘텐츠를 짧은 시간에 감상하는 것)'가 유행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숏폼(1분 안팎의 짧은 영상)이나 가벼운 에디토리얼(사설) 위주의 콘텐츠를 제작·공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전문 분야인 상품기획에서도 야심찬 목표를 내놓기도 했다.
올해 말까지 입점 브랜드 가운데 연매출 100억 원 이상인 브랜드의 수를 지난해보다 30%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대표는 새로운 '100억 브랜드' 육성의 키워드로 '슬로에이징(노화방지)', 'W케어(여성용품)', '이너뷰티(먹는 화장품)'를 제시했다.
W케어와 관련해 CJ올리브영은 지난해 11월 관련 상품군을 처음 선보이고 '여성 건강을 위한 굿 해빗'이란 슬로건을 내세워 인기상품 할인 판매 및 소비자 참여 이벤트 등 포로모션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1977년 출생으로 건국대 응용생물화학과를 졸업했다. 2006년 CJ올리브영에 입사한 뒤 헬스앤뷰티사업부 부장, MD사업본부장, 영업본부장을 지냈다.
CJ그룹은 지난해 10월 정기임원인사에서 그를 CJ올리브영 대표이사로 발탁했다. CJ그룹 내 최연소 임원이자 CJ올리브영 최초의 여성 CEO였다.
재계에서는 향후 투자심리가 살아나면 CJ올리브영의 상장은 재추진될 것이란 시선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이 대표는 CJ올리브영의 성장성에 초점을 맞춰 경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헬스앤뷰티(H&B)업계에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굳힌 CJ올리브영은 2019년과 2021년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지난해 본격적으로 상장을 추진했다. 한 때 기업가치로 최대 4조 원을 인정받기도 했으나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탓에 2022년 8월 기업공개 추진을 중단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상장 재추진과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