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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투싼 스포티지 유럽 판매호조, 정의선 전기차 퍼스트무버 발판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3-02-06 17: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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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투싼 스포티지 유럽 판매호조, 정의선 전기차 퍼스트무버 발판
▲ 현대자동차 투싼과 기아 스포티지가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수요가 증가하는 유럽 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현대차 투싼(왼쪽)과 기아 스포티지.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 투싼과 기아 스포티지가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수요가 증가하는 유럽 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SUV 내연기관차에서 인정받은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올해 현대차그룹의 사상 첫 '유럽 톱3'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이 유럽 톱3을 달성하면 전기차 전환 시대를 맞아 '퍼스트 무버(선도자)'로서 현대차그룹 지위를 다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6일 유럽 자동차산업 조사업체 자토 다이내믹스(Jato Dynamics)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30개국(EU 26개국 + 영국, 노르웨이, 스위스, 아이슬란드)의 신차 판매량은 2021년보다 4.1% 줄어든 1130만9310대를 기록했다. 이는 1985년 이후 가장 저조한 판매량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2022년 유럽에서 차를 판매하는 완성차업체 가운데 시장점유율을 가장 크게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유럽 시장점유율은 9.34%로 2021년보다 0.72%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3위 르노그룹(9.41%)과의 점유율 차이를 불과 0.07%포인트 차이로 좁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월~11월 유럽 누적 판매량에서 3위를 기록해 사상 첫 유럽시장 톱3에 오를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마지막 12월에 르노그룹에 4만여 대 격차에서 단번에 추월을 허용하며 단 500여 대 차이로 4위에 머물렀다. 

현대차그룹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뒷걸음친 유럽에서 점유율을 높인 데는 SUV 모델 판매 호조에 크게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유럽 30개국에서 현대차 투싼은 15만803대, 기아 스포티지는 13만7353대가 판매돼 준중형SUV(C-SUV) 연간 판매 1위와 2위에 각각 올랐다. 

전체 SUV로 범위를 넓혀도 투싼은 2위, 스포티지는 6위에 해당하는 판매 실적이다. 이는 2007년부터 2021년까지 14년 연속으로 유럽 판매 1위자리를 지켰던 최고 인기 모델 폭스바겐 골프의 지난해 판매량(17만7203대)에 근접한 것이다.

현대차그룹 라인업 가운데는 소형SUV 현대차 코나(9만9701대)와 기아 니로(8만813대)가 스포티지 다음으로 많은 판매량을 보였다.

특히 준중형SUV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유럽 신차 판매량 가운데 22.8%을 차지하며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차급이다. 같은 기간 유럽에서 SUV의 시장점유율은 49.5%로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유럽에서 인기 있는 SUV에서 강점을 보이는 만큼 올해는 사상 첫 톱3 달성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유럽 현지 생산체제를 이미 갖춘 내연기관 모델 투싼과 스포티지로 단단한 수요를 확보하고 있는데 본격적 전기차 전환기를 맞아 점유율과 이익체력을 키우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에서 판매되는 투싼과 스포티지는 1.6 가솔린터보 및 디젤 등 내연기관 모델을 비롯해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하이브리드(HEV) 등 순수전기차를 제외한 모든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유럽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해 투싼은 2021년 3월, 스포티지는 지난해 상반기에 국내에는 출시하지 않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했다.

현대차그룹은 현지 생산 체제를 바탕으로 유럽 소비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전략을 펼치고 있다. 투싼은 현대차 체코 노쇼비체 공장에서, 스포티지는 기아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전량 생산해 유럽 전역으로 배송하고 있다.

이에 멈추지 않고 정 회장은 현재 유럽에서 전기차 생산체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현대차와 기아의 유럽 생산기지가 위치한 체코와 슬로바키아 총리를 잇따라 만나 각국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현재 코나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는 현대차 체코공장은 유럽권역 전기차 생산 전진기지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며 생산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아 슬로바키아 공장은 2025년부터 유럽 시장에 특화된 소형 및 중형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그룹은 유럽 현지에서 전기차 생산이 본격화하기 앞서 내연기관 투싼과 스포티지의 든든한 판매 실적 위에서 국내 생산한 전기차 신차를 앞세워 유럽에서 전기차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져 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유럽에서 경쟁력 있는 전기차 라인업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전기차 전문매체 클린테크니카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022년 전기차 판매가 많은 유럽 10개국(독일, 노르웨이, 네덜란드, 스웨덴, 스페인, 이탈리아, 스위스, 덴마크, 아일랜드, 핀란드)에서 전기차 판매 20위권에 4개 차종의 이름을 올렸다. 아이오닉5가 8위, 코나가 9위, 니로가 14위, EV6가 19위에 올랐다. 

이는 5개 차종이 순위에 든 유럽 점유율 1위 폭스바겐에 이어 2번째로 많은 것이다. 반면 르노그룹은 다치아 스프링 단 1대가 15위에 오르는데 그쳤다.

올해 현대차그룹은 3차종의 전기차를 유럽에 새로 내놓고 전기차 판매량을 크게 늘릴 계획을 세웠다.

기아는 대형 전기SUV EV9를 유럽에 출시하고 플래그십 SUV 경쟁에 본격 뛰어든다.

EV9는 고성능 라인업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출시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가운데 최대 주행거리와 가속성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EV9가 정지상태에서 약 5초 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성능을 갖추고 1회 충전으로 540km를 갈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특히 최근 독일에 출시된 벤츠 EQS SUV와 올해 출시가 예상되는 아우디 Q8 e-트론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대형SUV 가격이 모두 1억 원을 훌쩍 넘는 반면 EV9에는 5만 달러 후반~7만 달러(약 7900만 원~9200만 원) 수준의 가격표가 붙을 것으로 보여 경쟁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올 봄에 중형 전기 세단 아이오닉6의 유럽 판매를 시작한다. 지난해 11월 유럽 주요국가에서 아이오닉6 사전예약을 실시했는데 초도 물량 2500대가 하루가 채 되지 않아 매진되기도 했다. 또 올해 코나EV 완전변경 모델도 유럽에 출시한다. 

현대차는 최근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아이오닉6 판매 본격화, 신형 코나 EV 출시, GV60 등 제네시스 EV 판매 비중 확대를 통해 올해 유럽에서의 전기차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려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유럽은 자동차 본고장이며 전기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유럽연합+유럽자유무역연합+영국)에서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보다 4.1% 줄어었지만 오히려 전기차는 29.3%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를 늘리면서 톱3에 오른다면 정 회장은 전기차 시대 퍼스트 무버로서 입지를 다지는데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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