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두번째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서울이 11일 드디어 첫 항공기를 띄운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서울을 통해 수익성 회복을 추진한다.
그러나 다른 저비용항공사들이 이미 시장에 안착한 만큼 아시아나항공의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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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서울이 취항해도 아시아나항공이 당분간 수익성 악화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서울은 11일 김포~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운항을 시작한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3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에어서울 설립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힌 지 1년4개월여 만이다.
그러나 에어서울이 후발주자라는 한계를 지닌 만큼 시장에 자리잡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이미 다른 저비용항공사들이 과도기를 지나 시장에 안착하면서 치열한 가격경쟁은 물론 서비스경쟁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은 출범 초기 몇년 동안 모두 적자를 냈지만 2013년부터 모두 흑자를 내고 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이 2010년, 제주항공이 2011년에 흑자로 전환했고,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도 2013년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일본과 중국, 동남아노선 등 단거리노선의 비중이 높아 저비용항공사와 경쟁에 취약하다. 전체 여객부문 매출의 60~70%가 단거리노선에서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저비용항공사의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에어서울을 만들기로 했지만 에어서울 출범이 늦어지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1분기에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4%나 후퇴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은 2010년에 5500억 원이 넘었지만 2014년과 2015년 2년 연속으로 1천억 원을 넘지 못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성은 대한항공과 비교하면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대한항공은 1분기에 역대 1분기 가운데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와 매출 규모는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70%나 늘어났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이 좀 더 일찍 저비용항공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의 변화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면서 적절한 시기를 놓쳤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이 국내 저비용항공시장이 형성되기 전 일찌감치 진에어로 시장에 뛰어든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부산 기반의 에어부산을 통해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과거 대한항공의 저비용항공시장 진출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공공연히 드러냈다.
박 회장은 당시 저비용항공사는 한국에서는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봤다. 한국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수준이 상당히 높은 상황에서 낮은 가격으로 양질의 서비스와 높은 안전도를 동시에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했지만 2008년 초 돌연 저비용항공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에도 소극적 수준에 그쳤다.
아시아나항공은 부산에 기반을 둔 부산국제항공(에어부산)에 230억 원을 출자했다. 46%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저비용항공시장에 뛰어들었다.
부산국제항공은 2007년 8월 세운철강 등 부산지역의 12개 기업이 245억 원을 출자해 설립한 저비용항공사다.
아시아나항공의 출자는 당시 신정택 부산국제항공 대표가 직접 박삼구 회장을 방문해 아시아나항공의 부산국제항공 주주 참여를 설득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이 프리미엄 전략을 추진하고 않고 진작부터 실용노선으로 방향을 틀었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고급화를 통해 다른 항공사들과 차별점을 강조하면서도 진에어를 통해 실용을 중시하는 고객도 잡은 것과 달리 아시아나항공은 뒤늦게 실용노선을 선택했지만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