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총선
2024 총선
기업과산업  건설

15년 만에 돌아오는 대주단협의체, 건설사 살생부 오를까 노심초사

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 2023-01-30 11:10:29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15년 만에 돌아오는 대주단협의체, 건설사 살생부 오를까 노심초사
▲ 금융당국이 2008년 이후 15년 만에 대주단협의체 재가동을 준비하고 있어 건설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금융당국이 2008년 이후 15년 만에 대주단협의체 재가동을 준비하고 있어 건설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자인 시중은행들과 대주단협의체를 다시 가동하며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들은 대주단협의체에 참여하면 부실 건설사로 낙인찍힐 수 있어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30일 금융당국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시중은행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주단협의체 재가동을 놓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번 대주단협의체는 2008년 4월 만들어진 대주단협약(대주단협의회 운영협약)을 참고해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금융기관들은 건설사들의 자구 노력을 전제로 채권 만기를 최대 3년 연장하고 신규 자금을 지원했다. 

금융당국은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이 금융기관의 연쇄 부실로 전이될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대주단협의체 재가동을 통해 사업장별 구조조정과 대출 만기연장, 신규 자금공급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모든 프로젝트파이낸싱에 관해 구제대책을 세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리한 레버리지(부채)를 일으키고 분양가를 높여 투자에 실패한 사례까지 구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상사업장에 한정해 금융경색과 부동산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업장이 쓰러지는 것을 막기 위한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더욱이 아파트 이외 사업장은 대상에서 제외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금융권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규모는 140조6천억 원 수준이다. 이 중 고위험 사업장(17조2천억 원), 아파트 외 사업장(55조7천억 원) 등 70조 원 수준의 대출은 구제를 받을 수 없는 셈이다. 

건설사들은 금융경색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대주단협약체 참여에 부담감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생부에 올라 부실 건설사로 낙인찍힐 수 있어 더욱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파악된다. 

2008년 대주단협약이 시행됐을 때 시행사와 건설사를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2012년 기준 모두 52개 건설사(정상화 9곳, 워크아웃 17곳, 기한만료 8곳, 기타 7곳)가 대주단협약을 통해 구제됐다. 

당시 정부는 건설사의 협약지원 요청 사실을 원활한 구조조정과 기업의 대외 영업활동을 고려해 비밀로 했으나 금융권에서 노출된 위험금액을 파악하기 위해 정보를 공유했기 때문에 사실상 협약지원 요청은 알려진 비밀이 됐다. 

대주단협약이 진행되고 있던 2010년 건설사 16곳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나 법정관리 및 퇴출 등 구조조정 대상에 올라 명단이 발표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는 벽산건설, 신동아건설, 남광토건, 한일건설, 중앙건설 등 시공능력평가 상위 50위권 5개사를 비롯해 제일건설, 한라주택, 성우종합건설 등 9개사가 기업구조개선 대상으로 선정됐다. 또한 성지건설, 풍선주택, 금광기업, 금광건업, 남진건설, 진성토건, 대선건설 등 7개사 등은 기업회생절차를 밟아야 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대주단협의체에 가입하는 것 자체에 관해 거부감이 클 수 있다”며 “가입하는 순간 신용이 무너지게 되고 이에 따라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거나 사업을 진행할 때 더욱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실제 2008년 10대 건설사(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사)들은 대주단협약에 단 한 곳도 신청하지 않았다. 

당시 현대건설은 “미분양이 많지 않은데다 자금흐름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며 “대주단에 가입하면 대외신도가 하락해 해외수주 등에 불리해 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이 2008년 이후 다시 대주단협의체 가동을 고려하는 것은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이 2008년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상황을 심각하게 보기 때문이란 시선이 나온다. 

롯데건설과 태영건설은 지난해 말 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우발부채 위험으로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신용평가업계의 분석이 잇따랐다. 

이 뒤에 롯데건설은 지난 9일 메리츠증권과 1조5천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고 태영건설은 지주사인 TY홀딩스로부터 4천억 원을 지원받아 자금조달에 관한 불확실성을 진화해 나갔다. 

하지만 건설업계 유동성 위기는 진행형이다. 시공능력평가 83위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자금난을 이유로 들어 최근 강원 ‘평창 스위트엠 엘크루’와 경남 ‘고성 스위트엠 엘크루’ 공사를 중단했다. 다소 진정됐던 프로젝트파이낸싱 우려가 이번 사태로 다시 올라올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이 떠오른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이미 하도급 업체에 제대로 대금을 지급하지 못했고 2022년 12월22일 노조가 임금이 밀렸다며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 법원이 관련 조사를 시작했다. 대우조선해양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에는 상당수 저축은행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류수재 기자

인기기사

삼성전자-TSMC 파운드리 격차 더 벌어져, 경계현 올해 AI로 분위기 바꾼다 나병현 기자
확 바뀐 스포티지·K8 부분변경 모델에 저가 전기차 EV3까지, 기아 올해도 최다판매 .. 허원석 기자
[여론조사꽃] 서울 마포갑 다자 가상대결, 민주 이지은 국힘 조정훈에 앞서 이준희 기자
[여론조사꽃] 성남 분당갑 총선 가상대결, 국힘 안철수 민주 이광재 초박빙 조장우 기자
[리얼미터] 윤석열 지지율 38.6%, 비례 국힘 31.1% 조국 26.8% 민주 18% 이준희 기자
[여론조사꽃] 서울 도봉갑, 민주당 안귀령 41.3% 국민의힘 김재섭 33.1% 김대철 기자
전기차 '교체형 배터리' 대세로 자리잡나, 중국 니오-CATL 협업 시너지 촉각 이근호 기자
[여론조사꽃] 인천 부평갑 총선 가상대결, 민주 노종면 국힘 유제홍과 박빙 조장우 기자
KBO와 MLB 야구 중계 비교해보니 극과 극, 티빙에 완승 거둔 쿠팡 윤인선 기자
워런 버핏 뒤따른 TSMC 투자자 돌아와, "AI 열풍이 지정학적 리스크 눌러" 김용원 기자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