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2023-01-18 12:12:07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다이아몬드와 고급 리무진, 2억 원이 넘는 럭셔리 와인.'
계묘년 설을 나흘 앞둔 유통업계가 이색적인 명절 선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 롯데백화점이 잠실 롯데월드몰 6층에서 단 1병만 판매하는 '로마네 꽁티 2017'의 가격은 무려 6천만 원대다. <롯데백화점>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설 명절을 맞아 백화점과 편의점 기업들은 일제히 초호화 선물을 출시했다.
먼저 백화점들은 단 1명의 고객을 위해 초고가 주류를 앞세웠다.
롯데백화점이 선보인 것은 와인 '로마네 꽁티 2017'이다. 잠실 롯데월드몰 6층에서 단 1병만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무려 6천만 원대로 알려졌다. 로마네 꽁티(Romanee-Conti)는 프랑스 와인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브르고뉴에서도 와인의 수도로 불리는 본(Beaune)지방의 '본 로마네' 마을에서 만들어지는 와인이다. 아직까지 구매자가 나오진 않았다.
이보다 더 비싼 와인도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선보인 와인 '도멘 르로아 뮈지니 그랑크뤼 2007'은 최고급 차량 가격에 버금가는 2억1500만 원으로 값이 매겨졌다. 1병이 준비됐는데 이 역시 아직 팔리지 않았다.
갤러리아백화점은 4400만 원짜리 한정판 위스키를 마련했다. '플래티넘 쥬빌리 70년'으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즉위 70년을 기념해 출시된 제품이다. 여왕이 왕위에 오른 1952년을 기념해 증류했으며 70년 동안 숙성했다. 여왕 즉위일을 기념해 지난해 2월6일 공개했다. 마찬가지로 1병이 입고돼 주인을 찾고 있다.
▲ 갤러리아백화점이 마련한 4400만 원짜리 위스키 '플래티넘 쥬빌리 70년'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즉위 70년을 기념해 출시된 제품이다. <갤러리아백화점>
현대백화점은 고급 와인을 모아 초고가 세트를 구성했다. 1945년부터 2015년 사이에 생산된 '샤토 디켐'을 생산 연도별로 1병씩 모아 '샤토 디켐 버티컬 컬렉션'으로 만들었다. 64병의 한 세트가 '도멘 르로아 뮈지니 그랑크뤼 2007'보다 비싼 2억6천만 원에 판매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샤토 디켐 컬렉션에 대해 "아직 판매되지 않았으나 상담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백화점들이 초호화 주류만을 준비한 것은 아니다. 백화점마다 특색있는 상품들도 내놨다.
롯데백화점은 전문 소믈리에가 직접 큐레이션한 와인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새해가 시작되는 만큼 새로운 시작의 의미를 가진 와인들을 선정했다.
스페인 역사상 최초로 와인 스펙테이터(미국 와인 잡지) 1위를 차지한 '임페리얼 리오하 그란 레세르바' 세트, 이탈리아 토스카나 와인 '반피 엑셀수스'와 '반피 스무스' 1병씩으로 구성된 '반피 세트' 등이 있다.
현대백화점은 한우 상품을 고객 취향에 따라 구성할 수 있는 맞춤 제작 서비스를 선보였다. 21일까지 판매하는 '나만의 한우 선물 세트'다.
▲ 현대백화점은 한우를 고객 취향에 따라 구성할 수 있는 맞춤 제작 서비스 '나만의 한우 선물세트'를 마련해 21일까지 판매한다. <현대백화점>
부위부터 용량, 고기의 두께, 크기까지 요청할 수 있고 주문 후 바로 수령이 가능하다. 용량은 500g부터 4kg까지 선택할 수 있다. 한우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와인으로 구성된 세트도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겨울 제철 상품을 중심으로 설 선물세트 물량을 20% 늘렸다. 대표적인 상품은 산란을 하지 않은 '통영 삼배체굴'이다. 삼배체굴은 생식 능력을 없애고 성장 능력을 키운 굴로 일반 굴보다 2~3배 크다.
갤러리아백화점의 대표상품은 막걸리를 먹고 자란 한우로 구성된 '강진맥우' 선물세트다. 강진맥우는 한화솔루션 갤러리아가 독점으로 운영 중인 프리미엄 한우 브랜드로 발효숙성 막걸리를 먹이는 방법으로 소를 사육한다.
편의점업계도 다양한 이색 선물을 선보였다.
편의점 GS25에서는 컬트 와인인 '샤또르팽 2014'를 판매 중이다. 컬트 와인은 숭배를 뜻하는 라틴어 '컬트'에서 유래한 말로 소량 생산되는 고품질 와인을 의미한다. 가격은 900만 원으로 알려졌다.
GS25는 계묘년을 맞아 토끼가 새겨진 골드바와 코인도 내놨다. 무게에 따라 76만4천 원부터 371만5천 원까지 가격이 매겨졌다. GS25 관계자는 현재 골드바와 코인 제품이 3억 원어치 판매됐다고 설명했다.
▲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앱에서 판매하고 있는 영국 명품 유모차 '에그2'.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2200만 원대 와인 세트를 판매한다. 유명 와인 생산지인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샤또 2017 빈티지'로만 구성했다. '샤또 페트뤼스 2017', '샤또 오브리옹 2017', '샤또 오존 2017' 등 9가지 와인이 들어있으며 3세트만 한정 판매한다.
세븐일레븐은 영국 명품 유모차로 알려진 '에그2'도 50대 한정 판매한다. 가격은 170만 원으로 알려졌으며 2대가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편의점 CU의 이색선물은 '카니발 하이리무진'이다. 차량 가격은 1억2천만 원대로 지금까지 2명이 상담을 받았지만 실제 구매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BMW 5 시리즈도 판매한다. 이마트24는 편의점업계에서 해당 차량을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편의점에서 차량을 구매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BMW 5시리즈는 1대가 판매됐고 추가로 4명이 구입 상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편의점 이마트24가 편의점업계 최초로 BMW 5시리즈 차량 1대를 판매했다. 추가로 4명이 더 구입을 망설이고 있다.
유통업계가 이처럼 다양한 이색 선물을 내놓는 까닭은 매출뿐 아니라 기업 홍보에도 무게를 싣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비싸고 특이한 선물을 출시해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기만 해도 상당한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실제로 제품을 판매하는 데 성공한다면 그만큼 짭짤한 수익도 거둘 수도 있다.
김상현 이마트24 서비스플랫폼팀 MD는 BMW 5시리즈 판매에 대해 "높은 금액대에도 불구하고 실제 판매가 되는 것을 보고 편의점이 생활플랫폼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기본 할인가에 이마트24에서 준비한 할인 혜택까지 더해 고객들에게 좋은 기회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