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트리온이 2024년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항체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권기성 셀트리온 연구개발부문장 전무가 셀트리온 자체 인터뷰를 통해 항체신약 개발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셀트리온 유튜브> |
[비즈니스포스트]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를 이을 셀트리온 자체 항체신약의 개발 로드맵이 일부 드러났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 개발에 성공했으나 사업적으로는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는데 신물질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권기성 연구개발부문장 전무는 17일 셀트리온 유튜브 채널의 자체 인터뷰에서 항체약물접합체(ADC)와 이중항체 치료제 등 항체 기반 신약에 대해 2024년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전무는 "기존 바이오시밀러(생체의약품 복제약)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제품들을 선택해서 개발하고 있다"며 "셀트리온이 강점이 있는 항체 기반 신약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이 구체적으로 어떤 질병의 치료제를 놓고 2024년 임상을 추진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대략적인 임상 진입 시기가 제시된 만큼 셀트리온 신약개발 분야에서 신규 플랫폼기술의 활용이 진전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졌다고 볼 수 있다.
셀트리온은 그동안 항체치료제를 고도화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 데 노력해왔다.
먼저 항체약물접합체는 항체에 화학의약품을 달아 특정 지점으로 전달이 쉽게 이뤄지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약물의 효력이 암세포 등 필요한 곳에만 적용되게끔 제한할 수 있어 기존 항암제보다 부작용이 적은 차세대 치료제로 꼽힌다.
이중항체 치료제는 항체가 서로 다른 항원 2개에 결합하게 해 항원 1개와 결합하는 단일항체 치료제보다 더 높은 치료효과를 내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항체 하나가 면역세포와 결합하고 다른 하나는 암세포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면역세포와 암세포를 가깝게 하면 항암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셀트리온은 국내외 여러 기업과 협력해 이런 항암 기반 신약들을 개발하는 중이다.
지난해 미국 바이오기업 에이비프로와 고형암 대상 이중항체 치료제 공동개발 계약을 맺었고 국내 기업 피노바이오로부터 항암제 관련 항체약물접합 기술을 도입했다.
2021년에는 영국 항체약물접합 전문기업 익수다테라퓨틱스에 대한 지분투자가 이뤄지기도 했다. 셀트리온은 올해 말 익수다테라퓨틱스에 추가 투자해 최대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예정됐다.
셀트리온이 이처럼 항체 기반 신약에 집중하는 것은 권 전무의 말처럼 셀트리온의 강점이 뚜렷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다양한 항체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및 생산해 세계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지금까지 바이오시밀러 6개 제품에 대해 글로벌 허가를 획득했고 2025년에는 모두 11개 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미 항체신약 개발에 성공해본 경험도 있다. 국내 최초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 이야기다. 렉키로나는 2021년 9월 국내 기업 최초로 정식 품목허가를 획득했고 2021년 11월에는 유럽에서도 승인이 이뤄져 정식 치료제로 인정받았다. 다만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효과가 부족하다는 점이 지적돼 기대보다 적은 판매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셀트리온은 포기하지 않고 렉키로나에 이어 새로운 항체신약을 확보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은 13일 올해 사업계획을 발표하며 "바이오시밀러 강자를 넘어 다양한 항체신약 개발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초기 개발 물질 중 유망한 대상을 선별해 '패스트팔로잉'하는 전략을 바탕으로 여러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중이다"고 밝혔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