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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리는 내연기관 스포츠카 시대, 스쿠프 칼리스타 엘란부터 스팅어까지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3-01-15 18: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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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리는 내연기관 스포츠카 시대, 스쿠프 칼리스타 엘란부터 스팅어까지
▲ 15일 국내 완성차업계 차량정보와 판매실적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운전의 재미를 선사했던 국산 스포츠카들의 면모를 되돌아봤다. 사진은 현대차 스쿠프. <현대차>
[비즈니스포스트] 최근 스포츠 세단 기아 스팅어의 단종이 결정되면서 국산 내연기관 스포츠카 시대가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내연기관차 시대가 스포츠 모델에서 한발 앞서 저물며 새로 등장하는 고성능 전기차들이 운전의 재미를 선사하는 역할을 넘겨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는 15일 국내 완성차업계 차량정보와 판매실적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운전의 재미를 선사했던 국산 스포츠카들의 면모를 되돌아봤다.

국산 최초의 스포츠카는 엑셀 플랫폼을 기반으로 1990년 2월 출시된 현대차 스쿠프다. 출시 당시 미쓰비시의 1.5리터 오리온 MPI 엔진을 탑재했으나 1991년 5월부터는 현대차가 독자개발한 알파 엔진을 장착했다.

스쿠프는 국산차 최초의 2도어 쿠페 모델로 트렁크 위에 리얼 스포일러를 장착해 스포츠카의 외형을 갖췄다. 그러나 동력성능은 알파엔진 기준 최대출력 102마력, 최고속력 180km/h, 제로백 11.1초로 글로벌 브랜드의 스포츠모델과 비교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로백은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뜻한다. 

그럼에도 저렴한 가격에 스포티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스쿠프는 20~30대 젊은층에서 큰 인기를 끌며 출시 한 달 만에 계약대수 5천 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1995년 6월까지 생산된 스쿠프는 이듬해 티뷰론에 브랜드 유일의 스포츠쿠페 모델 자리를 물려줬다.

스쿠프와 달리 저조한 판매량과 짧은 출시 기간으로 기억 속에 거의 남아있지 않은 국산 스포츠 모델도 있다. 바로 쌍용자동차 최초의 승용모델 칼리스타다.

SUV 모델을 전문으로 생산해오던 쌍용차는 1987년 영국 자동차업체 팬더 웨스트윈드를 인수하고 1992년 3월 평택공장에서 수가공 라인을 돌려 칼리스타 생산을 시작했다.
 
막 내리는 내연기관 스포츠카 시대, 스쿠프 칼리스타 엘란부터 스팅어까지
▲ 쌍용차 칼리스타. <위키미디어커먼즈>
눈에 확 띄는 고전적 디자인과 컨버터블(오픈카) 형태의 외관을 갖춘 칼리스타는 2.0리터 엔진과 3.0리터 V6 포드엔진을 탑재하고 수제 조립식 알루미늄 차체 기반 경량화 설계로 최대출력 145마력, 최고속력 208km/h, 제로백 8초 대를 달성했다.

다만 그랜저 바로 아래급 세단으로 여겨지던 쏘나타가 1천만 원 초반 가격에 판매되던 당시 3천만 원을 넘어서는 높은 가격표가 붙은 칼리스타는 내수 32대, 수출 37대 등 모두 69대가 판매되는데 그치며 1994년 2년 만에 생산이 중단됐다.

현재 국내에 10대 가량만 남아 있어 도로에 나타나면 슈퍼카 이상의 주목을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2019년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 보배드림에서 6900만 원에 매물로 등장하기도 했다.
 
막 내리는 내연기관 스포츠카 시대, 스쿠프 칼리스타 엘란부터 스팅어까지
▲ 기아 엘란. <위키미디어커먼즈>
'비운의 명차' 기아 엘란도 칼리스타와 비슷한 길을 걸었다. 기아가 현대차에 매각되기 전인 1996년 7월 당시 기아자동차는 영국 로터스로부터 설계와 생산라인을 사들여 브랜드 최초의 스포츠카 엘란을 국내에 출시했다.

1.8리터 DOHC 엔진을 장착한 엘란은 최대출력 151마력, 최고속력 220km/h, 제로백 7.5초의 준수한 성능을 갖췄다.

그럼에도 엘란은 양산 원가만 4천만 원에 달했다. 칼리스타와 같이 소량의 수제 생산 방식으로 설계됐기 때문이었다.

기아는 1천만 원 이상의 손해를 보며 2750만 원에 차량을 출시했으나 그마저도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부담이 되는 가격이었다. 더욱이 출시 1년 만에 IMF 외환위기가 불어닥치면서 국내 차 시장은 얼어붙었고 1998년 12월 말 기아차가 현대차에 인수된 뒤 이듬해 단종됐다.

스쿠프에서 태동한 현대차의 스포츠카 DNA는 1996년 티뷰론, 2001년 투스카니로 이어졌다.

현대차가 스쿠프 후속모델로 개발한 티뷰론은 아반떼 플랫폼을 기반으로 1.8리터, 2.0리터 현대차 베타 엔진을 탑재했다. 최대출력은 156마력, 최고속도는 220km/h, 제로백은 7.3초다.

2001년 9월 티뷰론의 후속 모델로 나온 투스카니는 2.0리터 베타엔진과 2.7리터 델타 엔진 두가지 버전으로 출시됐다. 상위트림 기준 최대출력 175마력, 최고속력 222km/h, 제로백 8초의 성능을 갖췄다.

현대차는 스쿠프에서 투스카니로 이어지는 2도어 스포츠 쿠페 모델들로 대중적 스포츠 모델의 상품성을 높여갔지만 여전히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보유한 스포츠카 라인업과 직접 비교하기에는 부족한 성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됐다.

제네시스가 독립브랜드로 출범하기 전인 2008년 현대차는 제네시스 쿠페를 내놓으며 국산 고성능 스포츠카 시대를 본격화했다.
 
막 내리는 내연기관 스포츠카 시대, 스쿠프 칼리스타 엘란부터 스팅어까지
▲ 제네시스 쿠페. <현대차>
앞선 전륜구동 방식의 현대차 스포츠 쿠페 모델들과 달리 제네시스 쿠페는 브랜드 최초로 후륜구동을 채택했다. 후륜구동 방식은 구동축이 뒷 바퀴에 연결돼 앞 바퀴의 조향축과 분리되면서 높은 수준의 핸들링과 주행성능을 확보하는데 유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형급의 제네시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된 제네시스 쿠페는 현대차의 앞선 준중형급 이하 차급의 스포츠모델보다 동력성능을 크게 개선했다.

4기통 2.0리터 세타2 터보엔진과 6기통 3.8리터 람다2 엔진을 탑재한 제네시스 쿠페는 최고출력 303마력, 최고속력 240km/h, 제로백 6.5의 성능을 낸다. 2011년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을 거치면서 3.8리터 모델의 최고출력은 350마력, 제로백은 5.9초에 달한다.

국산차 가운데 최초로 해외 정통 스포츠카와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제네시스 쿠페는 2015년 5월 주문을 마지막으로 생산을 종료했다. 제네시스 쿠페는 약 8년 동안 국내에서 1만5722대가 판매됐다.
 
막 내리는 내연기관 스포츠카 시대, 스쿠프 칼리스타 엘란부터 스팅어까지
▲ 기아 스팅어. <기아>
기아는 2017년 5월 스포츠 세단 스팅어를 내놨다. 기아는 올 3월 스팅어 생산을 종료할 계획을 갖고 있어 이는 마지막 국산 스포츠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3.3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한 스팅어는 최고출력 373마력에 최고속력은 240km/h다. 제로백은 4.9초로 출시와 동시에 국산차 역대 최저 기록을 새로썼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스팅어는 2017년 출시된 1세대 모델로 차량 노후화와 함께 판매량이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다만 기아가 스팅어 단종을 결정한 배경에는 판매량보다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의 전략적 판단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내연기관차 시대 완성차 업체들은 수익성보다는 브랜드 기술력의 한계를 보여주는 창구로 고성능 모델을 출시해왔다. 기아가 1996년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엘란의 출시를 강행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었다.

스포츠 모델들은 전기차보다 역동성 측면에서 불리한 측면도 있다. 엔진에서 폭발을 일으키고 분당회전수(rpm)를 올려 최대토크에 도달하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로 모터를 돌리는 전기차는 가속과 동시에 최대토크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아의 고성능 전기차 EV6 GT의 최고 출력은 585마력, 제로백은 3.5초로 스팅어보다 한 단계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현대차는 올해 아이오닉5의 고성능 버전인 아이오닉5 N을 출시할 계획을 세웠다.

막대한 투자금이 필요한 전기차 전환기를 맞아 내연기관 스포츠 모델들은 다른 차종들보다 빠른 속도로 고성능 전기차에 자리를 넘겨줄 것으로 전망된다.

카림 하비브 기아디자인센터장 부사장은 지난해 영국 오토카와 LA오토쇼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스팅어가 단종되는지를 묻는 질문에 "EV6 GT가 스팅어의 DNA를 계승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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