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긴축 정책을 전환할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아직 국내 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에서 목표로 하는 2%대를 웃도는 상황에서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경계감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인하는 기본적으로 물가가 예상하는 수준으로 확실히 수렴한다, 정책목표 수준까지 중장기적으로 수렴해 간다는 확신이 있기 전에는 이야기하는 것이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종 기준금리 수준을 두고 금융통화위원들 사이에 의견이 팽팽하게 나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이번 회의에서 3명은 최종금리를 3.50%로 보고 그 수준에 도달한 이후에는 당분간 그 영향을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나머지 3명은 상황에 따라 최종금리가 3.75%가 될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금융통화위원 견해는 현재 예상되는 물가와 성장 흐름,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전제하기 때문에 그 수준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정책적 약속이 아닌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종 기준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총재는 “이번 금리 결정은 4대 2라 제가 개입할 필요가 없었고 향후 전망은 의견을 내서 한 쪽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 생각해 의견을 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향후 통화정책의 중심이 물가 안정에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 총재는 “원칙적으로 물가가 가장 우선시된다”며 “물가가 중장기적으로 2%로 간다는 근거가 없으면 금리를 인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 경제 성장률은 다소 부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올해 성장률을 (지난해) 11월에는 1.7%로 봤는데 한 달 조금 넘었지만 그 사이 일어난 여러 지표를 볼 때 성장률이 그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수출 부진이나 국제경제 둔화 등을 고려할 때 올해 상반기는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것이 경기침체라고 이야기하기는 성급하고 지난 번 말한 대로 경기침체의 경계선에서 데이터를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부동산시장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관계기관 사이 협조가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이 총재는 “부동산 경기 하락 국면에서 규제를 풀었다고 해서 부동산 대출이 대규모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부동산시장이 연착륙하고 경기가 좋아지는 시점에서는 당국끼리 모여 거시건전성 정책을 예전과 달리 효과적으로 만들 것인가를 심각하게 계획하고 집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