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3-01-10 15:4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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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샘의 실적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2002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연간 적자'라는 뼈아픈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한샘 대표집행임원에 선임된지 만 1년이 지난 김진태 대표는 B2B(기업 사이 거래)사업을 통해 실적 방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 김진태 한샘 대표집행임원이 B2B(기업 사이 거래)사업을 통해 실적 방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특판 브랜드의 론칭을 준비하고 호텔업계와 손잡는 등 B2B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지난해 B2C(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사업의 선행지표인 주택매매거래가 대폭 줄어든 가운데 B2B사업의 선행지표인 주택 인허가는 소폭 늘어나 김 대표는 올해 B2B사업을 버팀목으로 삼으려 한다.
10일 한샘에 따르면 주택 및 가구 시장의 환경 변화를 살피며 소규모 단지형 주택 특판 브랜드 '유로하우스'와 오피스텔 특판 브랜드 '유로시티'의 출시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재 유사 브랜드의 선점을 막기 위해 유로하우스와 유로시티의 상표를 출원한 상태다"며 "향후 시장 환경이 개선되면 유로하우스, 유로시티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유로하우스와 유로시티는 한샘의 중저가 특판 브랜드다. 유로하우스가 향후 출시되면 고가의 특판 브랜드 '바흐하우스'와 함께 다양한 가격대 제품 라인업을 갖춰 주택·오피스텔을 대상으로 한 인테리어 영업에 나설 수 있게 된다.
특판가구는 수익성은 일반가구에 비해 낮지만 단일 거래 규모가 크기 때문에 한 번의 수주로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샘은 주거시설뿐만 아니라 상업시설로도 특판가구 사업 영역을 넓히려 하고 있다.
앞서 한샘은 5일 글래드호텔과 제휴를 맺고 객실, 로비, 레스토랑 등에 한샘의 가구를 설치했다. 이달 말에는 메종 제주 글래드 객실가구를 맞춤 제작해 선보이기로 했다.
한샘은 앞으로 롯데호텔·KT에스테이트 등 주요 호텔 사업자와 협력해 특급호텔 시장도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처럼 한샘의 B2B사업은 수주 상황이 개선돼 올해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한샘은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773억 원을 거뒀다. 부문별 매출을 살펴보면 홈리모델링은 1586억 원, 홈퍼니싱은 1307억 원, 계열사 681억 원으로 B2C사업 매출이 일제히 감소했다.
반면 B2B사업으로는 매출 1199억 원을 거뒀는데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1.4% 성장했다.
김 대표로서는 홈퍼니싱, 홈리모델링 등의 B2C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B2B사업의 선전이 반가울 수 밖에 없다. 한샘의 B2B사업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매출의 약 25.1%를 담당했다.
여기에 올해 B2B사업 업황을 예상할 수 있는 지표는 B2C사업의 관련 지표보다 양호하다.
국토부에 따르면 주택인허가 실적은 2022년 1월부터 11월까지 46만7천 호로 2021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2% 늘어났다. 같은 기간 주택매매거래량은 48만187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1% 감소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샘이 2022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141억 원을 낸 것으로 추정했다.
인테리어업계에서는 한샘이 20년 만에 연간 적자를 낼 것이란 증권업계 전망이 나오면서 김 대표가 내세운 '리빙테크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투자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 대표는 한샘의 체질개선을 위한 디지털 전환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올해 2월 출시하는 한샘몰과 한샘닷컴의 통합플랫폼은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가구배치 서비스, 1만 건의 홈리모델링 시공사례가 수록될 예정이다.
결국 통합플랫폼 론칭 후에도 최적화 작업을 위한 비용과 통합플랫폼 홍보 등으로 추가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