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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부산은행 노조위원장 권희원 "BNK 회장=외부인사, 편견 거둬야"

차화영 기자 chy@businesspost.co.kr 2023-01-10 15:3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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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부산은행 노조위원장 권희원 "BNK 회장=외부인사, 편견 거둬야"
▲ 권희원 부산은행 노조 위원장은 10일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유독 BNK금융만 외부 인물이 회장에 올라야만 공정한 결과인 것처럼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데 이 점에 매우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부산은행 노조>
[비즈니스포스트] “내부 출신이냐 외부 출신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중요한 건 능력, 자질, 도덕성인데 지금 후보에 올라온 외부 출신 2명은 이런 측면에서 부족하다.”

권희원 부산은행 노조위원장은 ‘BNK금융그룹 다음 회장에 꼭 내부 출신이 돼야 한다고 보느냐’고 묻자 이렇게 말했다. 

BNK금융은 요즘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때 불거진 의혹으로 김지완 전 회장이 불명예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난 뒤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면서다.

금융 당국의 보이지 않는 압박에 BNK금융이 차기 회장 후보에 외부 인사를 포함할 수 있도록 경영승계 규정을 바꿀 때만 해도 ‘낙하산’ 인사를 앉히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작지 않았다. 
 
최근 IBK기업은행장에 내부 출신이 오르면서 BNK금융도 내부 출신이 회장에 오를 수 있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정작 그룹 내부에서는 회장 선임과 관련한 걱정과 우려가 여전하다. 

10일 비즈니스포스트는 이렇게 안팎의 분위기가 다른 이유를 알기 위해 권희원 부산은행 노조위원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BNK금융그룹에서도 내부 출신이 회장에 오르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는데 내부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

“물론 (IBK기업은행이) 반가운 사례인 것은 맞다. 하지만 기시감이 든다. 2017년 회장 선임 때의 경험이 우려를 떨치지 못하게 만든다. 

6년 전 처음 16명 회장 후보 명단을 공개할 때까지만 해도 김 전 회장을 주목하는 시선은 극히 적었다. 하지만 그가 1차 후보군으로 선정되자 갑자기 그가 유력한 후보인 것으로 분위기가 바뀌었고 결국 70세가 넘은 고령에도 김 전 회장이 회장에 선임되는 결과가 나왔다.

다음 회장 1차 후보군에 윤석열 정부 인사가 들지 않은 것은 반갑지만 경계를 늦추기는 어렵다.”

- 9일 외부 출신 후보 2명과 관련한 성명서를 냈다. 내부 출신이 돼야 한다고 보는 것인가? 

“일단 노조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

내부 출신이냐 외부 출신이냐를 떠나서 중요한 것은 능력, 자질, 도덕성 등인데 지금 후보에 올라온 외부 출신 2명은 이런 측면에서 부족하다. 

먼저 외부 추천 후보 1명은 도덕성 기준에서 가장 먼저 탈락시킬 수 있다. 그는 신한카드 대표로 있을 때의 채용비리 의혹으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CEO가 선임되고 법적 처벌이나 규제가 현실화하면 다시 지배구조의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BNK금융이 과거 채용비리 논란으로 그룹 전체가 몸살을 앓았는데 비슷한 논란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이 지주 회장에 오르는 것도 맞지 않다고 본다.”

- 다른 외부 출신 후보 1인은 어떻게 보나?

“일단 존재감이 크지 않다. 나도 그렇고 언론도 그렇고 후보에 대해 잘 아는 이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여러 개 계열사를 이끄는 금융지주 회장에 오를 만큼 경영 능력을 갖췄는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품고 있다. 

그의 가장 최근 이력을 보면 그가 이끌었던 회사 규모는 BNK금융에서 규모가 작은 계열사보다도 더 작다. BNK자산운용의 매출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358억 원인데 그가 이끌었던 회사는 규모가 10억 원도 안 된다.

개인이 오랜 기간 쌓아온 이력과 경력을 물론 함부로 폄하할 순 없다. 하지만 금융그룹을 맡길 적임자를 선정하려면 후보자 사이 경영 능력을 비교 검증할 수밖에 없다. 

그가 회장에 오르는 일은 편의점 점주에게 대형 백화점을 맡기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고 본다.”

- 사실상 다음 회장 선임을 주도하는 이사회 위원 전부가 김지완 전 회장의 사람들이다. 여기에 우려는 없나?

“그 부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알고 있다. 하지만 금융그룹의 사외이사 정도 되면 그룹 전체를 걱정할 수밖에 없다. 그룹 밖에서 지켜보는 시선도 많고 오히려 사외이사들이 더 큰 책임감을 느낄 것이다. 

실제로 서류심사에서 정권과 관련이 깊은 낙하산 인사를 탈락시킨 것도 이런 고민의 반영으로 보인다”

- 3일부터 금융감독원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향후 계획은?

“12일 2차 후보군 선정 결과가 나오면 다시 구체적으로 정할 것 같다. 

만약 2차 후보군에 자격이 없다고 판단하는 후보가 들어가게 되면 그 후보가 탈락할 때까지 1인 시위를 이어갈 것이다.”

- 추가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낙하산 저지 투쟁을 해오면서 유독 BNK금융에만 외부의 편견이 다르게 적용된다고 많이 느꼈다.

4대 금융지주 회장은 모두 그룹을 대표하는 은행장 출신이다. 하지만 어떤 언론도 그 결과를 두고 불공정하다거나 순혈주의에 집착한다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그런데 유독 BNK금융에는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것 같다. 

내부 후보가 선임되면 변화를 거부하는 것으로 호도되고 외부 인물이 회장에 올라야만 공정한 결과인 것처럼 편견의 잣대가 드리워져 있는데 과연 그것이 공정한 것인지 묻고 싶다.

노조가 목소리를 강하게는 내는 이유는 있을지 모를 외풍을 차단하고 지역사회와 조직구성원들의 열망을 알려 이사회가 현명한 판단을 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감독당국에는 더 이상 노골적 인사개입으로 오인될 소지를 만들지 말아줄 것을, 언론에는 편견의 잣대가 있다면 거두어 줄 것을 촉구한다.”

BNK금융지주는 12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1차 후보군 6명의 경영계획 발표(프레젠테이션)와 면접 평가, 외부 평판 조회 결과 등을 바탕으로 2차 후보군을 정한다.

이어 19일에는 2차 후보군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 1명을 정한다.

1차 후보군에는 안감찬 부산은행장,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 손교덕 전 경남은행장, 김윤모 노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 등 6명이 이름을 올렸다. 

안감찬 행장, 이두호 대표, 빈대인 전 행장, 손교덕 전 행장 등 4명은 BNK금융 출신이고 나머지 2명은 외부 출신이다. 차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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