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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친환경경영 실리 따져보고 깜짝 놀랐다, '탄소중립' 수익 천문학적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3-01-06 14: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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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친환경경영 실리 따져보고 깜짝 놀랐다, '탄소중립' 수익 천문학적
▲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TCFD) 보고서'를 통해 탄소 배출량 저감으로 얻을 수 있는 재무적 효과를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탄소를 줄이지 않으면 조 단위 손해를 본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따른 재무적 효과를 낱낱이 분석해 공개했다. '2050 탄소 제로' 달성 등 ESG경영을 강화해야 하는 근거가 명확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탄소 저감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른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선례를 따라 친환경 경영의 '핀셋' 가이드라인을 마련할지도 주목된다.

6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2050년까지 기후변화 관련 위험과 기회로부터 비롯되는 재무적 영향이 조 단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홈페이지에 게재된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TCFD) 보고서'에 실린 내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기후변화로 인한 사업적 영향을 숫자로 계산해 외부에 보여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먼저 위험요인을 보면 기후변화와 관련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발생할 수 있는 재무적 손실이 최대 1조2천억 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가장 비중이 큰 부분은 매출 손실 5800억 원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ESG경영이 표준화하는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객의 기후 관련 요구에 대응하지 못하면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수주하는 데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을 초과하는 배출량에 대한 부채는 최대 36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이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의 상승을 전망하고 있는 만큼 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못할 경우 이를 처리하기 위한 배출권 구매 부담이 커진다는 얘기다.

또 공급망의 저탄소 전환 비용 전가로 인한 부담은 23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계산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공급망에 속한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친환경 경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일부 전가해 원료비가 증가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밖에 탄소 저감을 위한 설비 도입 투자비 약 800억 원도 위험요인 영역에 포함됐다.

다만 위험과 기회는 공존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후변화 상황에서 최대 1조3천억 원 규모의 이익을 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친환경차 전환, 고효율 생산공정 도입, 신규 공장에 친환경 설계 적용,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등을 통해 에너지 비용 및 온실가스 배출권 구매 비용을 모두 1조1천억 원가량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사의 기후변화 요구 대응으로 인한 매출 증가분 1900억 원도 예상 이익에 포함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탄소 배출량 저감을 얼마나 달성하느냐에 따라 조 단위 손실과 이득이 오가는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단계적으로 탄소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203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의 32%를 줄이고 에너지 3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 이후 2050년에는 탄소 순배출량 감축 100%,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이룬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자체적으로 태양광 발전시설 도입, 재생에너지 구매, 고효율 보일러 교체, 업무차량의 친환경차 전환 등 다양한 실천방안을 마련했다. 주요 협력사의 탄소 감축 성과를 평가해 우수 기업에게 신규 공정 개발, 원부자재·설비 도입시 우선 구매 등 반대급부를 제공한다는 계획도 세워놨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제약바이오를 포함한 헬스케어 분야는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량의 4~5%를 차지하고 이 가운데 50% 이상은 헬스케어 공급망 분야에서 발생한다. 기업이 온실가스 직접 배출량을 줄이는 동시에 공급망 전반에 걸쳐 탄소 저감을 추진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은 보고서를 통해 "이번 TCFD 보고서 평가결과를 기반으로 기후변화 대응 중점 전략을 추진하고 관련 주요 지표를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가고자 한다"며 "통합 리스크 관리 체계를 통해 비즈니스 지속성을 강화하고 나아가 미래 세대를 위한 건강한 내일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TCFD는 주요 20개 국가(G20) 요청에 따라 국제기구 금융안정위원회(FSB)가 기후변화 관련 정보의 공개를 위해 2015년 설립한 글로벌 협의체다. 지배구조, 전략, 리스크 관리, 지표 및 목표 등 4개 주요 항목을 공개해 기후변화 관련 위험과 기회를 조직의 위험관리 및 의사결정에 반영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과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 대표적 바이오기업이 발간하는 TCFD 보고서는 다른 제약바이오기업의 친환경 경영에 새로운 예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12월 TCFD 보고서를 내놓고 탄소 저감과 관련한 다양한 재무적 지표를 소개했다.

현재 여러 제약바이오기업이 ESG경영 성과를 담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탄소 저감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처럼 실제로 친환경을 추진하는 데 따른 재무적 영향을 구체적으로 분석한 기업은 드물다.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상장사 중 92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TCFD에 따른 탄소중립 추진전략과 재무적 영향을 공시한 기업은 14.3%(코스피 상장사 17.4%, 코스닥 상장사 3.3%)에 머물렀다. 자산규모 2조 원 이상 기업은 53.8%, 2조 원 미만 기업은 5.6%가 공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ESG기준원은 지난해 12월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 관련 정보 공시의 중요성과 요구 수준은 점점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업은 사업 운영에 대해 기후변화로 인한 잠재적 재무 영향을 정성·정량적으로 검토하고 전사적 운영 전략에 반영하는 통합적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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