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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3나노 반도체 생산에 111조 투자 예고, 삼성전자 대응 부담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3-01-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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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3나노 반도체 생산에 111조 투자 예고, 삼성전자 대응 부담
▲ TSMC가 2022년 12월29일 대만 타이난시에서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양산을 발표하는 기념식을 개최하고 있다. <로이터>
[비즈니스포스트] 반도체 파운드리기업 TSMC가 대대적인 물량 공세를 예고했다.

대만 및 미국 애리조나주에 3나노 미세공정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데 모두 100조 원이 넘는 비용을 쏟아붓겠다는 것이다.

TSMC보다 먼저 3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한 삼성전자가 고객사 반도체 수요 대응 능력과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일 타이페이타임스에 따르면 TSMC는 대만 타이난시에 1조8600억 대만달러(약 76조 원)를 투자해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 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TSMC는 3나노 반도체 첫 양산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이런 계획을 제시하며 새 공정기술 기반의 반도체에 고객사의 강력한 수요가 나타날 것이라는 점을 자신했다.

타이페이타임스는 TSMC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대규모 시설 투자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대만 내 정치적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최근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에 3나노 반도체 생산라인 구축을 발표하며 모두 400억 달러(약 50조 원)의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발표하자 대만 정치권에서 반발이 커졌기 때문이다.

TSMC는 당초 미국 반도체공장에 5나노 또는 4나노 공정 도입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현지 고객사 수요를 고려해 3나노 반도체도 추가로 생산하기로 하며 투자 규모를 기존 120억 달러에서 대폭 늘렸다.

대만 정치인들은 TSMC의 이런 결정이 대만의 반도체 핵심 인재와 기술을 미국으로 유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미국 투자 확대를 강력히 비판했다.

타이페이타임스에 따르면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TSMC가 해당 투자를 통해 사실상 미국 회사로 바뀌어버릴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는 목소리를 냈다.

인텔과 같은 해외 경쟁사에 TSMC의 반도체 공정기술이 유출돼 대만의 국가 기술경쟁력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의견도 나왔다.

TSMC가 대만 3나노 반도체 생산라인 투자에 미국공장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투자하기로 한 것은 결국 정치권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결정으로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TSMC가 대만 및 미국 반도체공장에 3나노 미세공정 생산라인 구축을 위해 들이는 금액은 880억 달러(약 11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TSMC는 3나노 반도체 미세공정이 앞으로 5년 안에 1조5천억 달러(약 1891조 원)의 가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격적 생산 투자가 충분한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대만 신주시 과학단지에 TSMC가 8천여 명의 연구개발 전문인력을 갖춘 연구센터를 신설할 것이라는 계획도 내놓았다.

반도체 핵심 기술을 연구하는 시설이 대만에 들어선다는 점을 앞세워 대만 내부에서 나오는 기술 및 인재 유출과 관련한 우려에 정면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대만 정치인들은 대만의 반도체 국가 경쟁력이 약화하면 중국의 침공 위협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더욱 취약해질 것이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TSMC가 미국과 대만에 모두 3나노 반도체 생산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 배경에 영향을 받은 선택으로 해석된다.
 
TSMC 3나노 반도체 생산에 111조 투자 예고, 삼성전자 대응 부담
▲ TSMC가 공개한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웨이퍼(원판). <로이터>
TSMC와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를 두고 맞경쟁을 벌여야 하는 삼성전자는 TSMC의 투자 확대 의도와 관계없이 거세지는 물량 공세에 대응해야 할 방법을 고민해야 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3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TSMC보다 약 6개월 먼저 신기술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확실한 기술 선두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TSMC가 실제로 3나노 반도체에 100조 원 이상의 생산 투자를 벌인다면 규모의 경제효과에 따른 가격 경쟁력과 고객사 수요 대응 능력 측면에서 삼성전자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가 3나노 반도체 양산을 먼저 시작한 데 따른 시장 선점효과를 충분히 거두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3나노 반도체는 기존에 시장에서 주력으로 쓰이던 5나노 미세공정 기반 반도체와 비교해 데이터서버와 컴퓨터, 스마트폰 등 기기의 성능과 전력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TSMC는 이론상 3나노 미세공정이 5나노 공정보다 반도체 구동 성능은 최대 15%, 전력효율은 최대 30% 높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인공지능 등 첨단 산업 발전으로 고성능 시스템반도체 수요가 급성장하는 가운데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삼성전자와 TSMC 사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타이페이타임스에 따르면 TSMC는 이미 타이난시에 이어 대만 신주시와 가오슝시에도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라인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화성 반도체 산업단지와 미국 텍사스주에 신설하는 파운드리공장을 통해 3나노 반도체 시설투자를 집행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을 갖추고 있다. 다만 어떤 미세공정 생산라인을 구축할 지는 고객사 수요 및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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