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증권회사와 여신전문금융회사,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영향을 받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2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국내외 시장금리 상승,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부동산경기 하락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비은행금융기관의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 증권회사와 여신전문금융회사,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영향을 받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분기 증권회사의 유동성 비율은 120.6%로 감독기준인 100%를 웃돌고 있으나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19년 말 133.7%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3분기 카드사의 유동성 비율은 2019년 말 220.3%보다 낮은 155.6%로 나타났다. 3분기 캐피탈사의 유동성 비율도 2019년 말 169.8%보다 떨어진 134.4%로 집계됐다.
3분기 저축은행의 유동성 비율도 감독기준인 100%를 넘긴 135.3%로 나타났지만 분기별로 큰 폭의 등락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제2금융권의 유동성 리스크를 촉발시킨 공통된 요인으로 부동산경기 둔화에 따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 대내외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자금조달 관련 리스크 등을 꼽았다.
업권별 특수요인으로 증권회사는 부동산경기 위축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과 관련한 채무보증 이행이 확대되고 주가 급락으로 파생결합증권(DLS) 자체헷지와 관련한 마진콜 발생(평가손실 때 외화현금 납부 의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9월 말 기준 증권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채무보증 규모는 45조4천억 원이며 파생결합증권 자체헷지 규모는 44조4천억 원이다.
여신전문금융회사는 금융시장 불안으로 여전채 발행 여건이 악화되자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 등을 통한 자금조달을 확대하면서 자금조달 구조가 단기화되고 차환리스크도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가운데 부동산개발사업 초기단계에서 실행되는 ‘브릿지론’ 등 3개월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이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유동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저축은행은 수신금리 인상으로 은행권 정기예금에 돈이 몰리면서 5천만 원을 넘는 거액예금들이 저축은행에서 빠져나갈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증권사와 여신전문금융회사는 영업구조 특성상 금융시장 의존도가 높아 대내외 경제여건 변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다 최근 글로벌 금리상승에 따른 자산가격 하락과 국내외 금융시장 관련 불확실성이 증대된 만큼 유동성 부족 상황에 대한 높은 경계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