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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승진 임원 '해외전문가' 다수, 글로벌 판로 확대로 불황기 건넌다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2-12-20 15:2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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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승진 임원 '해외전문가' 다수, 글로벌 판로 확대로 불황기 건넌다
▲ LG전자가 2023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해외 영업전문가들을 대거 승진시켰다. (왼쪽부터) 이천국 LG전자 유럽지역대표 부사장, 정규황 중남미지역대표 부사장, 김영락 한국영업본부장 부사장.
[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가 2023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해외 영업전문가들을 대거 승진시키며 글로벌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글로벌 경제 성장세가 주춤해지면서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의 해외인력은 정체되고 있는 반면 LG전자는 해외인력을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해외 판매 확대에 힘을 주고 있다.

2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2023년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해외영업 전문가들이 대거 승진해 중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에 LG전자 부사장으로 승진한 6명 가운데 3명은 해외통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천국 부사장은 1995년 LG전자에 입사한 이래 해외 마케팅·영업을 담당을 해온 인물이고 HE북미영업담당을 거쳐 2020년부터 현재까지 유럽지역대표를 맡고 있다.

정규황 부사장도 1991년 금성(옛 LG전자)에 들어와 H&A북미/중남미영업담당, 브라질법인장을 지낸 뒤 2020년부터 LG전자 중남미지역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번에 한국영업본부장을 맡게 된 김영락 부사장도 2016년 베트남법인장, 2020년 인도법인장 등을 거친 신흥시장 영업 전문가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LG전자 전무 승진자 7명 가운데도 4명이 해외법인장이거나 영업담당 임원인 것으로 파악된다.

송성원 브라질법인장, 정필원 TV해외영업그룹장, 박상호 글로벌경영관리그룹장은 모두 해외 영업전문가이며 황원용 전무도 VS북미법인장을 맡아 북미 전략 거래선과 강한 네트워크를 쌓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전자의 글로벌 사업 강화 의지는 임원인사 뿐만 아니라 해외인력 숫자의 변화에서도 알 수 있다.

LG전자의 해외인력은 2019년 1만9139명에서 2021년 2만2024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최근 해외인력을 줄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해외 임직원 수는 3만 명 가까이 줄어들었고 최근에는 32년 동안 운영해온 지역전문가 파견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이 업황변화에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는 데다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업체, 통신사 등과 대규모 거래가 많기 때문에 해외인력을 줄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가전과 TV 등 B2C(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해외 매출 비중이 70% 이상인 만큼 국내보다는 해외 영업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LG전자는 생산법인도 대다수가 해외에 있기 때문에 해외 영업에 더욱 힘을 쏟을 수밖에 없는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

LG전자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불리는 신가전(스타일러 등)의 해외 매출 비중도 2020년 40%에서 2021년 하반기 55%를 넘어섰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가전은 신가전의 해외 확판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신가전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추월한 상태”라며 “판매가격 인상 효과가 점진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최근에는 각 국가들이 자국 내에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는 기업에 혜택을 늘리고 있어 LG전자로서도 해외법인 강화에 공을 들일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LG전자를 이끌고 있는 조주완 대표이사 사장도 LG그룹 내 대표적인 해외 전문가로 꼽힌다.

조 사장은 LG전자에 재직한 34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근무했는데 미국 법인장으로 부임한 2014년부터 3년 동안 LG전자의 미국 매출을 12% 이상 늘리는 성과를 거뒀고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과 캐나다를 관할하는 북미지역 대표를 겸임하기도 했다.

하지만 2023년 LG전자의 영업환경은 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심화에 따른 전자제품 수요 감소가 2023년까지 이어질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형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2022년 4분기 자회사 LG이노텍을 제외하면 별도기준으로는 영업손실 1239억 원을 낼 것”이라며 “2023년 영업이익도 2022년 대비 9% 감소한 3조5천억 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해외에서 LG전자가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할 수 있다면 실적반등이 가능할 것이라 시각도 만만치 않다.

LG전자는 2023년 4월 넉넉한 수납공간을 갖춘 대용량 빌트인 타입 냉장고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더욱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2년 4분기 실적 부진보다 2023년 1분기 실적 개선에 더 주목할 시점”이라며 “프리미엄 중심의 신모델 출시 및 평균판매가격(ASP) 상승분이 반영되면 LG전자는 가전을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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