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가 구독서비스(렌탈)를 통해 가전사업의 성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이 직접 구매하기는 부담스럽지만 호기심을 끄는 신개념 가전제품을 구독서비스에 활용해 사업 시너지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 LG전자가 생활가전과 신개념 가전에 구독서비스를 확대하면서 경기불황을 넘을 대응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LG전자의 생활가전들과 신개념 식물재배가전 '틔운 미니'(왼쪽) 모습.
16일 LG전자에 따르면 에어컨과 정수기, 공기청정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등의 기존 제품뿐 아니라 식물재배기 등 신개념 가전 품목을 추가해 구독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가 구독서비스를 강화하는 배경에는 달라진 소비흐름에 대응하는 한편 고객의 경험 확장을 통해 소비촉진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제품을 소유하기보다 경험한다는 개념으로 소비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성과는 차곡차곡 쌓이는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렌탈 누적 계정 수는 2019년 말 204만에서 2020년 270만으로 증가했다. 2021년에는 누적 계정수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렌털업계에서는 이미 300만 계정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LG전자는 후발주자로 렌탈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2021년 말 기준 업계 1위인 코웨이 다음으로 가장 많은 렌털 계정 수를 보유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렌탈사업 매출(운용리스 수익)도 2017년 1605억 원에서 매년 늘어 지난해 6155억 원으로 커졌다. 구독서비스 사업이 LG전자 지난해 가전사업 전체 매출(약 27조 원)과 비교하면 아직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시장에서 안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탈시장규모는 2020년 40조 원 수준에서 2025년에는 100조 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가 렌탈시장에 힘을 쏟는 이유도 이런 시장 성장세를 바탕으로 한다.
LG전자는 하나의 가전을 소프트웨어로 지속적으로 업데이트시켜 고객에게 새로운 사용경험을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이른바 ‘업(UP)가전’에서도 구독서비스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은 올해 9월 독일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2022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품을 단순히 판매하고 소비자가 구매하는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사용과정에서도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가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업가전 이용 방식으로 소프트웨어 구독모델을 고려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새로운 개념의 가전을 지속해서 늘리며 소비자의 호기심과 실용성을 모두 잡는 전략을 본격적으로 펼칠 채비도 하고 있다.
식물 재배 생활가전 '틔운'에 이어 ‘틔운 미니’을 추가했고 800가지 이상의 맞춤형 맥주 제조가 가능한 수제맥주 제조기 LG홈브루도 신제품을 선보였다.
또한 신개념 전자식 마스크 ‘LG퓨리케어 마스크’나 ‘스팀 건조 코스 기능’ 등이 새롭게 추가된 의류관리기 새 모델은 과거와 다른 소비트렌드를 포착해 내놓은 새로운 가전제품으로 꼽힌다.
LG전자의 올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에서 생활가전을 맡고 있는 H&A사업부 매출 가운데 새로운 개념의 가전이 포함된 ‘기타 가전’의 1~3분기 누적 매출은 5조5015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가량 증가했다.
LG전자가 신가전과 구독서비스를 결합하는 것은 비단 성장세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국내 가전제품의 누적 매출은 23조1848억 원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 매출 23조7747억 원과 비교해 약 2% 감소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LG전자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맞춰 렌탈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리스방식의 장기렌탈상품도 추가했으며 렌탈로 이용할 수 있는 신가전의 종류도 꾸준히 확대해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