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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중동은 방산과 우주사업 큰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도약 발판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2-12-14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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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글로벌 시장에서 중동 산유국의 에너지 패권이 더 강해지고 있다.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바레인, 오만, 쿠웨이트 등 6개국은 앞으로 5년 동안 무려 3조5천억 달러를 벌어들일 것이란 추산도 나온다.

중동 산유국들은 막대한 오일 머니를 어디에 쓸까?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질 분야 가운데 하나가 방위산업이다.

중동 산유국들이 방산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이들이 늘상 안보 위협을 느끼기 때문이다. 갈등의 중심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대립이 있다. 두 세력은 이슬람의 종주권과 중동 지역의 패권을 놓고 긴장관계에 놓여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수니파 이슬람교의 맹주국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이란은 시아파 세력의 구심점이다.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은 이슬람교 초기부터 있던 유구한 것이다. 예언자 무하마드의 계승자가 누구냐는 정통성 문제에서 비롯된 만큼 1400여 년에 걸친 이념적 갈등인 셈이다.

1400년 전 시작된 종교 갈등이 지금까지 생명력을 유지하는 게 말이 되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실제로 지역 내부의 첨예한 갈등을 파헤쳐 들어가다 보면 수니파와 시아파의 오랜 갈등이 근본 원인인 경우가 많다.

아라비아반도와 이란은 걸프해역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아라비아반도 북쪽에는 시아파가 다수인 이라크, 역시 시아파가 권력을 잡은 시리아가 있다. 그리고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레바논에 자리를 잡고 있다.

아라비아반도 남쪽 예맨에는 시아파 반군 세력 후티가 있다. 시아파 세력이 수니파 국가들을 에워싼 형국이다.

아라비아반도의 대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인구 4천만 명이 못되는 반면 시아파 맹주 이란은 인구가 9천만 명을 육박하고 핵무기 개발까지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수니파가 다수인 아라비아반도의 중동 산유국에 걸프 해역을 경계로 가까이에 붙어 있는 시아파 종주국 이란은 대단히 위협적 존재일 수밖에 없다.

아라비아반도의 중동 국가들이 이란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또 있다. 이란은 이슬람공화국이란 독특한 정치질서를 채택하고 있다. 왕정 체제의 중동 산유국에 이란의 정치질서는 체제 위협으로 느껴질 수 있다.

이란은 1979년 혁명을 통해 왕정을 전복한 바 있다. 오늘날 선거를 통해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 공직자를 선출한다.

물론 정교일치 사회라 이슬람교가 민주주의보다 상위에 있긴 하다. 이슬람 율법 전문가와 법학자로 구성된 헌법수호위원회가 우리로 치면 헌법재판소 역할인 셈인데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 공직 후보자들의 적격 여부까지 심사한다.

그리고 대통령 위에 성직자인 최고지도자가 사실상 모든 권력을 틀어쥐고 있다.

하지만 왕정국가의 국민들에게 공화정을 채택한 이란의 정치질서는 매력적으로 느끼기도 한다. 어쨌든 선거를 통해 국민 의사를 반영할 수 있고 최고지도자라 하더라도 세습제도 아니고 국정에 지나치게 관여하는 모습도 아니기 때문이다.

강력한 국력을 지닌 데다 수니파에 적대적인 시아파의 맹주라는 점, 공화국 혁명 사상의 수출기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아라비아반도의 중동 산유국에 이란은 여러모로 공포의 대상이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방비 지출이 어마어마하다는 데서 잘 드러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2022년 국방비 지출은 575억 달러로 세계에서 6위다. 이보다 지출이 많은 나라들은 미국, 중국, 인도, 러시아, 영국 등 군사강국뿐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GDP 대비 국방비 지출은 8.4%나 된다. 북한과 오만에 이어 3위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방산업계는 한국과 중동의 방산협력에서 많은 사업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에 무기를 공급하던 미국과 유럽이 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가 껄끄러워진 것도 한국 업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과 유럽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모하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도덕성을 문제 삼으며 무기 판매를 취소하거나 불허하는 일이 있었다. 빈 살만 왕세자가 반인권 범죄에 관여했다는 점, 불법 왕위 계승권 찬탈 등을 이유로 내세웠다.

기분이 상한 사우디아라비아도 더 이상 미국, 유럽의 기존 공급사들과 거래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듯하다.

거기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의 원유 증산 요청을 거절했고 이에 따른 마찰도 계속 되며 전통적 친미 국가였던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사이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

그러다보니 어마어마한 사우디아라비아 방산 시장에서 제3의 국가들과 방산업체가 뛰어들 공간이 넓어졌다는 분석도 자연스럽게 나온다.

한국 방산업체는 기술력과 관계 측면에서 한국 방산업체는 사우디아라비아 방산 시장을 공략할 만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보다 좋은 가격에 무기를 공급할 수 있고 기술력도 어느 정도 신뢰할 만하기 때문이다. 방산업계에서 방산 한류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방공망 구축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여지가 많아 보인다. 후티 반군의 드론 공격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이 공격당한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 계열사 한화디펜스는 올해 3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와 1조 원에 육박하는 방위산업 계약을 맺었다.

방산계약 특성상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방공 무기의 하나인 비호2의 공급계약을 맺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보다 앞선 1월엔 아랍에미리트와 1조3천억 원 규모의 천궁2 다기능레이더 계약도 맺었다.

지금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방산업체와 중동의 국방당국 사이 협력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방산과 밀접한 우주 분야의 사업기회도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랍에미리트의 우주 전략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랍에미리트는 2021년 2월 화성 탐사선 아말을 화성 궤도에 진입시켰다. 흥미로운 것은 화성에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놨다는 사실이다.

아랍에미리트는 2000년대 중반 석유 이후 시대를 준비하면서 우주탐사, 개발 등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우주개발 경험이 없던 이들에게 도움을 준 곳이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위성부문 자회사 쎄트렉아이다. 이 회사는 국내 유일의 위성시스템 개발기업이다.

아랍에미리트에서 두바이샛, 칼리파샛 등의 위성을 개발/발사/운용 실적도 지니고 있다.

쎄트렉아이는 기존 고객인 아랍에미리트에서 후속 위성 프로그램을 수주하기 위해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로도 영업활동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우주기업으로 뻗어나가려는 쎄트렉아이, 그리고 모회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게 중동은 동남아, 중앙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고객을 확대해 나가는 데 중요한 교두보가 될 수 있다. 

중동은 막대한 오일머니로 방산과 우주 분야에서 더 큰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중동 시장은 국내 기업들이 잠재력을 펼칠 좋은 무대가 틀림없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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