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2-12-07 15:34:13
확대축소
공유하기
▲ 국내 식품제조기업들의 발걸음이 유럽으로 향하고 있다. CJ제일제당, 대상, 샘표식품 등은 유럽에서 최근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김치의 시장 확대에 힘쓰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CJ제일제당, 대상, 샘표식품 등 국내 식품제조기업들이 유럽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K푸드의 대표 카테고리인 김치가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으며 유럽 수요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이에 식품제조기업들은 유럽시장을 위한 김치 제품을 출시하고 현지에서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등 그동안 '한식의 볼모지'였던 유럽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7일 풀무원에 따르면 최근 160억 원을 추가투자해 김치 제조 계열사 피피이씨글로벌김치의 지분을 기존 50%에서 100%로 늘려 완전자회사로 편입시켰다.
풀무원의 이런 결정은 피피이씨글로벌김치의 글로벌 김치사업 확대를 위한 행보로 보인다. 풀무원은 현재 미국에 김치를 수출하고 있는데 유럽시장 진출도 임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이효율 풀무원 총괄대표이사는 2019년 5월 피피이씨글로벌김치의 익산공장 준공식에서 향후 유럽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CJ제일제당, 대상, 샘표식품 등은 내년 유럽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CJ제일제당은 5일 상온 상태로 최대 1년 동안 보관이 가능한 수출용 제품 '비비고 썰은 김치'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유럽 5개국에 출시했다.
비비고 썰은 김치는 CJ제일제당의 발효제어기술을 활용해 장시간 운송에도 제조 당시의 익힘 정도를 유지할 수 있고 100% 식물성 원료로 제조한 것이 특징이다.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이사는 올해 6월 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주요 경영진과 '유럽 중장기 성장 전략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CJ제일제당의 인기 품목인 비비고 만두를 중심으로 김치, K소스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대해 2027년까지 유럽 지역 매출 5천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정했다.
국내 김치 시장점유율 1위 기업 대상은 올해 10월부터 글로벌 김치사업에도 매진하고 있다.
대상은 폴란드의 발효채소식품기업 ChPN과 손잡고 합작법인 '대상 ChPN 유럽'을 내년 1월에 설립하기로 했다.
대상은 합작법인을 통해 김치 브랜드 종가의 제품을 유통시키기로 했다. 또한 2024년 준공을 목표로 연간 생산량 3천 톤의 김치공장을 폴란드에 세우고 있다. 대상은 2025년까지 유럽시장에서 식품 매출 1천억 원 달성을 노리고 있다.
대상은 올해 10월 서울 마곡지구에 연구시설인 '대상 이노파크'를 개장했다. 대상 이노파크에는 김치기술연구소, 글로벌연구실 등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해외 소비자를 위한 김치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국내 김치 브랜드 '종가집'과 글로벌 김치 브랜드 '종가'를 '종가(JONGGA)'로 통합하는 브랜드 리뉴얼도 단행했다. 이와 함께 프랑스와 영국에서 김치 요리 경연대회인 '종가 김치 블라스트'를 여는 등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 대상의 김치 브랜드 '종가'가 올해 10월 말 영국 런던 레스트스퀘어에서 브랜드 캠페인 광고를 하고 있다. <대상>
샘표식품 역시 유럽 지역 공략을 위해 힘쓰고 있다.
샘표식품은 간편하게 김치를 담가 먹을 수 있는 양념 제품 '새미네부엌 김치양념'의 해외판 제품인 '김치앳홈(Kimchi@Home)'을 12월 안으로 선보인다.
앞서 샘표식품은 올해 4월 출시한 통조림 김치 2종으로 유럽 소비자들에게 첫 번째 김치 제품을 선보였다.
또한 10월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한식교류행사 '마스터스 테이블'을 열고 현지 식품업계 관계자 및 요리사들을 초청해 새미네부엌 김치양념을 활용한 김치 담그는 법을 시연하기도 했다.
그동안 유럽 지역은 '한식의 불모지'로 불렸다.
하지만 연간 2조2500억 유로(2020년 기준)의 식품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K푸드의 글로벌화를 위해 유럽은 반드시 잡아야 할 시장이다.
국내 식품기업들에게 유럽 지역은 기회의 땅으로 변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유럽에서 발효식품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현지 소비자들의 김치 수요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유럽 김치 수출량은 2017년 1634톤에서 2021년 3397톤으로 107.9% 증가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