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 빅4 가운데 한 곳인 EY한영이 삼성 임원 출신을 부회장으로 영입했다. EY한영은 최근 대기업 고객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데 이번 영입을 통해 만년 4위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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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혁 한영EY 신임 부회장 |
EY한영은 이종혁 전 삼성전기 부사장을 부회장으로 영입했다고 10일 밝혔다. EY한영은 회계 컨설팅 법인이다.
EY한영은 "이 부회장의 풍부한 경험과 탁월한 통찰력이 한층 힘을 실어 줄 것"이라며 "전기 전자 기술산업 분야의 전문성도 비즈니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혁 부회장은 부산 출신으로 부산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1981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30년 동안 삼성그룹에서 잔뼈가 굵었다. 그는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지원팀장,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네트워크총괄 경영지원실장, 삼성전기 경영지원실장(부사장) 등을 거쳤다.
EY한영은 4대 국내 회계법인 가운데 만년 4위였으나 최근 약진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지난 3월까지 매출은 전년 대비 15% 정도 성장했다. 전체 회계시장이 정체를 보이고 있지만 EY한영은 회계감사 수임경쟁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 100대 기업 가운데 올해 감사인을 변경한 기업 8개 중 절반이 EY한영을 선택했다. GS건설 LG생활건강 롯데케미칼 등 대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신규계약 감사수수료만 85억 원에 이른다. 회계감사 수임경쟁에서 EY한영이 가장 성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EY한영은 회계감사 부문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회계감사뿐 아니라 인수합병 분야에서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EY한영은 최근 삼성코닝정밀소재의 지분 매각과 삼성SDI와 제일모직 합병 건의 회계자문을 맡게 됐다. EY한영은 2014년 1분기 기업 인수합병 회계 자문 순위에서도 완료기준 조정점유율 44.11%(4조6677억 원)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EY한영은 이 부회장 영입을 통해 대기업 고객 확보에 주력하려고 한다.
권승화 EY한영대표는 EY한영이 다른 4대 회계법인에 비해 부진했던 이유로 대기업들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점을 들었다. 권 대표는 "그동안 삼일과 삼정이 각각 대기업의 회계감사를 맡아 크게 성장해온 것처럼 우리도 향후 성장성이 높은 대기업들을 클라이언트로 확보해 동반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삼성그룹 계열사 가운데 삼성전자와 삼성중공업, 삼성물산, 삼성생명보험은 삼일회계법인에서, 삼성카드는 안진회계법인에서 10년 이상 외부감사를 받고 있다. EY한영이 삼성그룹 계열사를 고객으로 확보한다면 날개를 달게 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권 대표는 이준혁 부회장을 영입해 삼성전자와 삼성전기에서 핵심보직을 거친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전자를 고객으로 확보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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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승화 한영EY 대표이사 |
EY한영은 지난해에도 부회장을 새로 선임했다. 새로 부임한 부회장은 윤만호 전 산업은행 금융지주 사장이다. EY한영은 당시 “윤 부회장은 금융전문가로서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금융분야 비즈니스 전략 수립 및 자문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Y한영은 최근 들어 활발히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EY한영은 지난 1일 신임 파트너 12명을 포함해 18명의 파트너 및 전무이사 승진인사를 실시했다. EY한영에서 파트너로 12명이 승진한 것은 최근 5년 내 가장 많은 숫자다.
EY한영은 올해 150억 원을 투자해 시니어급 감사인력 100명을 보강하기로 했다. EY한영은 또 감사인력으로 내년에도 100명을 추가로 뽑을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EY한영은 현재 1500명 정도인 회계인력을 오는 2020년까지 5천 명으로 3배 가까이 늘리기로 했다.
EY한영은 중소 컨설팅회사 인수합병도 검토하고 있다. 권승화 대표는 "최근 글로벌경제가 회복국면으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공세로 전환할 시기가 다가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EY한영의 회계감사 고객은 1500개에 달하고 컨설팅과 세무서비스 고객을 모두 포함하면 전체 고객사가 2천여 개에 이른다. 전체 임직원은 1500여명이고 그 중 800여 명이 공인회계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