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2-12-05 09: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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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퀄컴이 반도체 설계 기술력에서 애플과 격차를 좁히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이 더욱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TSMC에서 제조되는 퀄컴의 모바일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8 2세대’가 애플의 A15 바이오닉 대비 우수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애플의 고민은 커질 수 있으며 이 부분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위상 제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5일 퀄컴의 스내드래곤8 2세대의 성능 향상이 삼성전자 파운드리 위상 제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3나노에 도입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방식. <삼성전자>
퀄컴은 올해 11월 스냅드래곤8 2세대를 공개했다.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은 전작보다 각각 35%, 25% 향상됐으며 전력소모는 40~45%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퀄컴의 새 칩은 애플의 최신 칩 A16 바이오닉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021년에 출시된 A15 바이오닉보다는 성능과 전성비(전력 대비 성능비율) 측면에서 모두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퀄컴과 애플의 AP 기술격차는 그동안 3년 정도 벌어져 있었는데 이를 1년으로 좁힌 것이다.
스냅드래곤8 2세대가 경쟁사인 애플의 A15 바이오닉 대비 우수하다는 점은 여러 관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모바일 프로세서는 성능도 중요하지만 전력 사용의 효율성이 중요한데 3D 핀펫 공정보다는 GAA 공정이 전력 사용의 효율성 면에서는 경쟁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
멀티 파운드리 전략을 고수하는 퀄컴에게는 어느 회사가 되든 전성비가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2024년 삼성전자의 GAA 3나노 공정을 활용한 퀄컴의 제품이 기존 핀펫 대비 우수할 경우 경쟁사인 애플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애플이 반도체 제조를 맡긴 TSMC는 아직 GAA 대신 핀펫 공정만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부분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위상 제고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은 지속되고 있다. 3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2분기보다 각각 28.9%, 24.3% 떨어졌다. D램 가격은 2023년 1분기에도 올해 4분기 대비 20% 정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메모리 반도체업체들의 감산 발표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가격 하락폭이 큰 이유는 웨이퍼 가공의 리드타임(주문 뒤 제품을 받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10주 내외라는 점과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2023년 하반기부터는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노 연구원은 “한국 반도체 산업에 대해서는 내년 하반기 수요 회복을 겨냥한 저점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며 “메모리반도체 산업에서의 시장점유율 상승과 파운드리 선단 공정에서 경쟁력 제고가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상대적 매력도가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