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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집 막내아들'은 삼성 저격수? 현대사 속 재벌 이야기에 시청자 열광

임민규 기자 mklim@businesspost.co.kr 2022-12-02 15:5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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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집 막내아들'은 삼성 저격수? 현대사 속 재벌 이야기에 시청자 열광
▲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삼성 오너일가를 다룬 내용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은 재벌집 막내아아들 포스터.
[비즈니스포스트] JTBC 주말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대한민국 현대사 속 대기업 오너 일가 이야기로 주목을 받고 있다.

시청자들은 환생이라는 소재와 더불어 재계 서열 1위 삼성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에 열광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 입장에서는 아픈 장면들이 여럿 등장해 드라마의 흥행이 반갑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일 인터넷상에서는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 등장하는 내용들이 실제 어느 사건을 각색한 것인지 묻는 글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같은 이름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해 만들어졌다. 대기업 오너일가의 온갖 잡일을 담당하던 비서가 살해당한 뒤 전생의 기억을 간직한 채 재벌가 막내아들로 환생해 2번째 인생을 사는 내용의 판타지 드라마다.

방영을 시작한 11월7일 6.1%의 시청률을 기록한 재벌집 막내아들은 2회차부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다. 11월27일 6회 시청률은 14.8%로 뛰었다.

재벌집 막내아들의 해외 방영 권리를 독점하고 있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Viu(뷰)’에 따르면 이 드라마는 1회부터 6회가 공개된 기간 동안 인도네시아, 홍콩,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등에서 가장 많이 본 콘텐츠로 집계됐다.

콘텐츠업계에서는 드라마가 초반부터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환생이라는 판타지적 요소와 함께 삼성그룹과 현대그룹 가문을 조명한 내용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전자와 건설, 중공업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순양그룹'의 오너일가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세계적 기업에 맞서 반도체 사업에 도전하는 '순양전자'나 자동차에 대한 그룹 회장의 높은 관심과 그에 걸맞지 않게 신통치 못한 성적을 내다 결국 정리되는 '순양자동차', 아버지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눈 밖에 난 아들, 백화점 사업을 맡은 딸 등은 삼성 가문을 떠올리게 한다.

IMF 사태를 맞아 아진자동차를 인수하려던 순양그룹이 경쟁에서 패배한 뒤 청와대에서 '빅딜'을 타결하는 모습은 기아자동차 인수전과 그 이후 삼성과 대우의 협상을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삼성은 1999년 기아자동차 인수전에서 현대에 밀린 뒤 대우그룹과 삼성자동차-대우전자를 서로 인수하는 논의를 했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직접 만나 합의를 이루는가 싶었지만 결국 빅딜은 무산되고 삼성자동차는 프랑스기업 르노에 매각됐다.

원작 웹소설의 작가도 언론 인터뷰에서 "순양은 전자, 대현(드라마 속 대영)은 자동차가 주력이니 삼성과 현대를 모델로 한 건 맞다"고 인정했다.

비록 모티브는 실제 기업을 삼았어도 콘텐츠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는 많은 부분에서 각색이 이뤄졌다. 작가도 대기업 오너일가에 대해 자세히 알기 어려운 만큼 허구적인 내용도 많다.

그럼에도 재벌가 뒷이야기가 웬만하면 언론을 통해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에 흥미를 느끼는 것으로 풀이된다.

극중 윤현우(배우 송중기)는 순양그룹 기획조정본부 미래자산관리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오너일가의 해결사로 활동했는데 이 조직은 삼성이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며 2017년 해체한 미래전략실을 떠오르게 한다.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과 비슷한 설정으로 드라마에 등장하는 진양철 순양그룹 회장은 돈만 밝히는 장사꾼으로 묘사된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삼성 저격수? 현대사 속 재벌 이야기에 시청자 열광
▲ 재벌집 막내아들 속 진양철 순양그룹 회장이 영화 사업을 하는 셋째 아들의 인사를 무시하고 있다.

그는 영화 사업을 하는 셋째 아들을 인정하지 않았다. 부인이 그래도 자식이지 않느냐고 하자 그는 “영화 그게 도움이 되나? 순양에 도움이 되나? 돈도 안 되고 순양에 도움이 안 되는데 왜 내 아들이냐”고 딱 잘라 말한다.

진양철 회장의 돈 욕심은 대통령 앞에서도 거침이 없다. 그는 아진자동차 인수를 포기하라는 대통령의 지시에 “나라를 위해선 돈 한 푼이 아까워도 돈 한 푼을 위해서는 목숨이 안 아까운 위인들이 저희 장사꾼이다. 장사꾼이랑은 거래를 해야 하는 거다”고 내뱉는다.

전두환 정권 말기에 치러진 1987년 대통령 선거에서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세 후보가 맞붙는 상황을 놓고도 “전에는 내 주머니 돈을 노리는 놈이 군인 한 놈이었다면 이제는 민간이 세 놈으로 늘었다. 그게 민주화다”고 말한다. 그에게는 모든 것이 돈으로 통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양철 회장은 ‘정도(正道)경영’, 즉 올바르고 떳떳한 기업 경영을 슬로건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극중 손자가 기업 입수 과정에서 고용승계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나에게는 ‘돈’이 정도경영이다”고 말하며 거절한다. 직원들에 대해서는 '머슴'이란 표현까지 스스럼없이 사용한다.

정도경영은 삼성전자의 경영철학이다. 현재도 삼성전자 홈페이지에 가면 “삼성전자는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자 정도경영을 실천합니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누구나 삼성을 떠올리게 하는 드라마에서 오너일가가 부정적으로 비치는 것은 삼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재벌집 막내아들을 방영하는 방송사가 JTBC라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JTBC가 소속된 중앙그룹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설립했고 현재는 이건희 전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씨의 친정이 경영권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다.

삼성가문으로 분류되지만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JTBC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한 수많은 의혹을 보도하며 서로 관계가 악화했다. 이후 삼성그룹 관계사는 중앙일보와 JTBC에 대한 광고와 협찬을 크게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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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저만 그렇게 느낀게 아니었군요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스토리라 했는데 역시였군요    (2022-12-02 22:19: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