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서울 강동구 둔촌동 170-1 일대에 문을 연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단지 전체 모형을 내려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기다린 단지죠. 송파구에 살고 있으니까.”
1일 서울 전체 분양시장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견본주택이 개관했다.
견본주택은 현재 공사가 한창인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장 바로 옆에 마련됐다. 이에 견본주택으로 향하는 방문객들 사이에서는 나중에 단지 쪽도 한 번 둘러볼 수 있겠다는 대화가 오갔다.
실제 지하철 5호선 둔촌동역 2번 출구에서 나와 견본주택 현장으로 걸어가는 동안 ‘논란’의 현장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아파트 두 동이 딱붙어 있어 '반대편 이웃집에서 손을 뻗어 설탕도 빌릴 수 있겠다'는 말까지 나온 곳이다.
▲ 1일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견본주택으로 가는 길에 한창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단지 현장을 볼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둔촌주공은 총 세대 수가 1만2032세대에 이르는 초대형 단지로 일반분양 물량만 4786세대가 풀린다.
송파와 가까운 강남 생활권에 신축 대형 단지인 만큼 개관 첫 날 견본주택에는 평일 낮 시간에도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국민평형이라고 불리는 전용면적 84㎡, 34평 인기 타입인 84A형 견본주택 앞에는 사람들이 몰려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아이 손을 잡고 줄을 선 젊은 부부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방문객들이 안내책자를 들고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둔촌주공 분양 대행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문의가 제일 많이 들어오고 있는 평형은 30평대와 20평대인 84형, 59형이다”며 “그런데 예상 외로 전용면적 39㎡, 18평도 반응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 초기 자금이 많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2년 실거주 의무기간이 지나면 월세를 줄 목적 등으로 사두려는 사람들도 있다고 했다.
둔촌주공 견본주택 1층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전체 단지 모형이 방문객을 맞았다. 모형 양 옆에는 실제 청약 상담 등을 받을 수 있는 상담 창구, 방문객들이 음료를 마시며 쉴 수 있는 카페테리아 공간이 있었다.
둔촌주공은 투기과열지구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단지다. 2년 실거주 의무에 당첨자 발표일 뒤 8년 동안 전매제한이 걸림에도 이날 이날 견본주택에 마련된 14개 창구는 하루 종일 붐볐다. 실수요자들이 많이 방문했을 것으로 짐작됐다.
▲ 1일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견본주택 1층에 마련된 상담창구에서 방문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오전 10시 견본주택이 문을 열면서 1번부터 시작한 상담 대기번호는 마지막 방문 시간대인 4시를 넘어가면서 970번 대까지 올라갔다.
평일인 이날 첫날부터 1천여 명, 방문객들이 대부분 동반 1인으로 온 점을 고려하면 2천여 명이 실제 청약 관련 세부사항에 관한 상담을 받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견본주택 2층에 마련된 전용면적 49㎡(23평), 59㎡(25평), 84㎡(34평)의 내부 공간과 구조를 둘러보고 1층으로 내려온 방문객들은 상담창구에서 상담을 받거나 카페테리아에 자리를 잡고 안내책자를 펼쳐놓고 함께 온 가족, 지인과 의견을 나눴다.
현재 송파구에 25평 아파트에 살고 있는 한 30대 초반 신혼부부는 이날 49㎡(23평) 견본주택을 보러 왔다고 했다.
아내인 A씨는 “저희는 원래 59㎡, 25평을 원하고 있었는데 신혼부부 특공물량이 49㎡밖에 없어서 오늘은 49㎡를 직접 보러 왔다”며 “견본주택을 보니 지금 살고 있는 집이랑 평수가 비슷한데 방이 좀 좁게 느껴져 물건들을 넣는 게 조금 고민됐다”고 말했다.
A씨 부부는 현재 송파구에 살고 있는 만큼 둔촌주공 분양을 기다려왔다고 한다.
A씨의 남편 B씨는 “요즘은 (금리 때문에) 청약을 하는 게 쉬운 상황은 아니니까요, 집을 보고 결정하려고 왔고 조금 더 고민을 해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 1일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84A형 견본주택을 방문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상담을 받고 나온 한 60대 부부는 둔촌주공 청약에 관심이 있는 33살 딸을 대신해 견본주택을 보러 왔다.
C씨는 “현재 딸이 송파구 오피스텔에서 전세로 살고 있는데 둔촌주공 59㎡ 청약을 하고 싶어 해 보러왔다”며 “견본주택을 둘러보니 집이 잘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C씨는 “분양가는 조금 비싼 것 같긴 하다”며 “지금 분양가가 3820만 원인데 실제로는 옵션들을 넣으면 분양가가 4400만 원 수준이더라”고 말했다.
서울 주소지를 지닌 해당지역 1순위 청약 대기자가 아닌 경기도에서도 둔촌주공 견본주택을 찾았다.
현재 경기도 고양시에 전세를 살고 있는 40대 D씨 부부는 아이들 때문에 친지가 많이 살고 있는 고양으로 갔는데 다시 서울로 이사를 계획하고 있다.
이날 아이의 손을 잡고 견본주택을 방문한 D씨 부부는 “우선은 거주지역이 경기도라 후순위로 밀리는 만큼 다른 방법이 없나 상담을 받았다”며 “원래는 40평 후반 평수에 관심이 있었는데 일반분양 물량이 없어 34평을 둘러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D씨는 “후순위라 34평도 청약을 넣으면 84E 타입, 그것도 저층이 될 것 같은데 지금 분양가를 주고 저층에 들어가고 싶진 않다”고 덧붙였다.
둔촌주공은 34평이 84A부터 84H까지 8가지 구조가 있는데 84E 타입 일반분양 물량이 563세대로 가장 많다.
▲ 1일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견본주택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84A형을 살펴보기 위해 방문객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가장 인기가 많은 84A 구조는 조합원 물량이 많고 현재 일반분양 물량은 209세대인데 그마저도 5층 아래 저층만 남아있다.
또 84E는 두 동이 매우 가까운 간격을 두고 마주보는 구조로 D씨는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간격이 가까웠다”고 덧붙였다.
둔촌주공 견본주택 2층에는 평형별 내부 공간을 실제와 똑같이 조성해둔 견본공간 외 한쪽에 별도로 84E 등 세대 주방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일부 동을 구현해둔 공간이 있었다.
사생활 침해나 환기 등 부분에서 청약 수요자들의 우려를 샀던 부분인 만큼 실제로 동 간격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게 한 것이다.
▲ 1일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주방이 마주한 동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현장 관계자는 “일각의 우려를 고려해 서로 마주보는 주방 창 유리를 불투명한 재질로 만들었고 주방 환기창도 서로 반대편 위치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둔촌주공은 주택청약저축, 청약예금, 청약부금에 가입해 2년 이상 경과된 자로 지역별, 면적별 예치금을 충족해야 청약이 가능하다.
둔촌주공은 12월4일까지 견본주택을 운영하고 12월5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청약을 받는다. 6일에는 해당지역 1순위 청약, 7일에는 기타지역 1순위 청약을 받고 15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둔촌주공 견본주택은 오전 10시를 시작으로 오후 4시 타임까지 예약 방문객을 받고 오후 5시에 문을 닫는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