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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구미 여수 원주 출장소 폐쇄 추진, 지역 반발에 철회 가능성은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 2022-11-30 16: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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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국수출입은행이 정부에서 추진하는 공공기관 혁신계획의 하나로 지방 출장소 3곳의 폐쇄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사회를 포함해 각 지역을 선거구로 둔 정치인들은 출장소 폐쇄로 지역 중소중견기업들이 정책금융의 도움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수출입은행 구미 여수 원주 출장소 폐쇄 추진, 지역 반발에 철회 가능성은
▲ 한국수출입은행이 정부에서 추진하는 공공기관 혁신계획의 하나로 지방 출장소 3곳의 폐쇄를 추진하고 있지만 각 지역에서는 반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균형발전을 이유로 KDB산업은행 본점의 지방이전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또 다른 국책은행이 지방 출장소의 폐쇄를 시도하는 것은 정부정책 기조와도 어긋나는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30일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공공기관 혁신계획의 일환으로 수출입은행의 지방 출장소 폐쇄안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혁신안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기획재정부에서 아직 어떻게 할지 결정이 나오지 않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 이후 공공기관의 생산성과 효울성을 높이기 위해 기관별로 자산을 효율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효율화 과정을 통해 확보된 자금은 공공기관의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국정과제를 수행하는 데 활용한다는 방침도 세워뒀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은 핵심기능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산 이외에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부동산이나 지분 등을 정리하는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공공기관 177곳은 비핵심 부동산과 불요불급한 자산 519건, 출자지분 275건을 정리해 모두 14조5천억 원 수준의 자산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수출입은행도 이러한 정부정책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구미와 여수, 원주 등 3곳의 지방 출장소를 인근 지점으로 통합해 조직을 효율화하고 인력을 감축한다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 같은 수출입은행의 계획이 전해지자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반발이 커지고 있다.

구미시의회와 구미상공회의소, 여수상공회의소 등은 각각 정부와 국회에 출장소를 존치해야 한다는 건의문을 전달했고 원주시의회와 강원도상공회의소도 출장소 유지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각 지역의 수출기업들이 그동안 수출입은행의 출장소를 통해 자금 지원과 다양한 무역 정보를 제공받아왔는데 효율성을 앞세운 출장소 폐쇄로 이러한 공적 역할을 없애려 한다고 비판했다.

폐쇄가 예정된 출장소가 지역구에 있는 의원들도 여당과 야당을 가리지 않고 지역사회의 반대 움직임에 함께 하고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회재(전남 여수을), 송기헌(강원 원주을) 의원은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은 앞에서 지역 균형발전을 외치고 뒤에서는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 뻔한 지역 출장소 폐쇄를 추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김영식(경북 구미시을) 의원이 11일 성명을 통해 출장소 폐쇄가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그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구자근(경북 구미시갑) 의원은 10일 직접 윤희성 수출입은행장을 만나 출장소 폐쇄안은 수출 강화를 강조하는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에 반한다며 폐쇄가 아닌 지점으로 격상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수출입은행이 이러한 지역의 요구와 실질적 필요성를 무시한 채 정부정책에 떠밀려 무리하게 구색 맞추기식으로 출장소 폐쇄안을 내놓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수출입은행이 지역의 작은 출장소 폐쇄를 통해 비용절감을 꾀할 것이 아니라 과거 무분별한 해외자원 개발 사례와 같이 부실 사업이 없는지를 면밀히 살피는 것이 혁신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가스총회에 가서 해외 자원 개발을 강조하다보니 호주 바로사 가스전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지원을 수출입은행에서 6일 만에 결정했다”며 “이런 사업들을 졸속으로 결정하다가 망한 것이 이명박정부 때 해외 자원개발이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다만 수출입은행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설 가능성은 남아 있다.

수출입은행은 3년 전인 2018년 12월에도 창원지점과 구미, 여수, 원주 출장소를 조직혁신 차원에서 폐쇄하겠다고 했다가 지역의 반발이 거세지자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당시 지역단체장과 상공회의소에서 정부와 수출입은행에 반대의견을 제시하고 여당과 야당 의원들도 국회에서 재검토를 촉구하자 당시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은 “지역사회의 여론을 수렴하겠다”며 출장소 폐쇄를 철회하고 존치를 결정했다.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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