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이사(사진)는 25일 오전 11시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한 기자간담회에서 가상화폐 위믹스의 거래지원종료(상장폐지)를 결정한 코인거래소 업비트의 행위를 불공정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와 별개로 위믹스의 상장폐지가 위메이드의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투자자들의 불안한 시각을 차단하기 위한 발언도 했다. |
[비즈니스포스트] 위메이드의 미래로 손꼽힌 가상화폐 위믹스가 ‘신기루’가 될 처지에 몰렸다.
앞서 국내 주요 코인거래소는 위믹스의 거래지원을 조만간 종료하겠다고 통보했다. 사실상 위믹스를 상장폐지하겠다는 뜻이다.
장현국 대표이사와 위메이드에는 최대 위기나 다름없다. 장 대표가 구상하고 있는 위메이드의 미래는 위믹스에 기반을 두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이번 일로 위메이드가 받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며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다. 앞으로 계획한 일정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한편으로는 이번 사태를 촉발한 코인거래소 업비트의 결정과 관련해 옳고 그름을 따지겠다고도 했다. 법적 소송을 통해 위믹스 상장폐지 결정이 절차적으로나 결과적으로 모두 부당했다는 점을 증명하겠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25일 오전 11시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한 기자간담회에서 위믹스의 국내 코인거래소 상장폐지 결정이 위메이드의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이미 위메이드의 블록체인사업에서 위믹스의 축은 글로벌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위믹스의 거래지원종료에 따라 저희의 사업이나 영업이 크게 영향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발언을 마무리하면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위믹스는 사업의 축이 이미 글로벌로 가 있다”며 “국내 코인거래소에서 거래가 되느냐 안 되느냐가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고 재차 강조했다.
위믹스의 상장폐지가 국내 코인거래소에 한정된 일이라는 점을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국내 코인거래소인 빗썸과 코인원, 업비트, 코빗에서 위믹스를 거래하지 못하더라도 해외 거래소인 엠엑스씨나 게이트아이오, 후오비글로벌, 크립토닷컴 등에서는 여전히 거래가 가능하다.
물론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거나 국내 거래소를 통해 코인을 전송할 수 없다는 등의 불편함이 존재하는 탓에 거래량이 많지는 않지만 위믹스가 국내 코인거래소에서의 퇴출을 계기로 완전히 가치를 상실한다고 보긴 어려운 이유다.
장 대표는 해외 주요 코인거래소인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등과 위믹스 상장을 논의하고 있다는 얘기도 기자간담회에서 꺼냈다.
그는 “위메이드가 한국 회사다 보니 그리고 저희 사업이 아직 초기 단계다 보니 한국 시장과 거래소의 중요성이 현재로서 큰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이미 사업의 축이 글로벌로 갔기 때문에 점점 글로벌 거래소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저희는 당연히 바이낸스, 코인베이스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조만간 확정 되는대로 시장에 적절하게 (해외 거래소와의 상장 논의를) 공유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위믹스의 상장폐지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가상화폐를 개발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도 했다. 그만큼 위믹스의 가능성을 아직 신뢰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장 대표의 말은 위믹스 상장폐지 사태로 위메이드의 존폐 위기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시장을 안심시키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25일 위메이드 주가는 전날보다 29.89%(1만6800원) 하락한 3만9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이 열림과 동시에 하한가로 직행한 위메이드 주가는 이날 하루 종일 하한가를 벗어나지 못했다.
위메이드 계열사인 위메이드맥스와 위메이드플레이 역시 이날 각각 29.92%(5550원), 29.93%(6540원) 내린 1만3천 원, 1만5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시장에서 위믹스의 국내 거래소 상장폐지 사태를 얼마나 심각한 일로 여기고 있는지 보여준다. 장 대표의 기자간담회를 직접 본 사람도 1만 명에 육박했을 정도다.
실제로 장 대표가 그동안 여러 차례 위메이드의 비전을 설명하면서 그 중심에 놓았던 것은 위믹스였다. 자체개발한 가상화폐 위믹스를 위메이드가 개발한 여러 게임에서 두루 쓸 수 있는 ‘기축통화’처럼 만듦으로써 게임 생태계를 꾸려나가겠다는 것이 장 대표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기축통화 역할을 해야 하는 위믹스가 신뢰도를 모두 상실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장 대표가 위믹스를 전제로 쌓아온 위메이드의 여러 비전과 구상,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모두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 위메이드는 그동안 여러 국내외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위믹스 생태계 몸집을 불려왔는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파트너사들의 이탈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한 위메이드가 내년 1분기까지 위믹스 플랫폼에 100개 게임을 온보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황에서 위믹스 상장폐지는 이들 게임 흥행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더욱 큰 문제는 P2E(Play to Earn·플레이로 돈 벌기) 게임 경제의 근간이 되는 가상화폐의 가치가 폭락하면 수익을 염두에 두고 게임을 하던 플레이어들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증권가 의견도 이런 시각을 뒷받침한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위메이드와 자회사의 신규 프로젝트와 신작 출시가 불투명해졌다”며 “위믹스는 대부분의 거래가 국내에서 이뤄지고 국내 홀더들의 비중이 높아 상장폐지된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이런 흐름에서 보면 장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위메이드 사업의 축은 이미 글로벌로 옮겨졌다’고 거듭 강조한 것은 이런 시각들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장치로 읽힌다.
이런 장 대표 발언에도 불구하고 위믹스가 앞으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점은 여전히 위메이드의 미래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일 수밖에 없다.
장 대표도 이를 의식했는지 우선 법원에 위믹스의 거래지원 종료와 관련한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하지만 비슷한 일로 상장폐지된 가상화폐가 구제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한동안 위메이드의 앞날이 불투명하다는 시각이 투자자들 사이에 지배적이다.
장 대표는 한편으로는 위메이드의 신뢰 회복을 위해 위믹스 거래지원종료를 결정한 업비트와 법적으로 맞붙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위믹스의 거래지원종료는 위메이드의 여러 소명에도 불구하고 업비트가 정당한 절차를 밟지 않고 일방적으로 불공정하게 결정했다는 것이 장 대표의 주장이다.
장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위믹스 상장폐지 결정의 이유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 유통계획과 유통량의 차이와 관련해 “위메이드는 업비트에 제출했던 유통계획을 이미 맞췄다”며 “이미 유통계획보다 적은 양의 위믹스가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을 업비트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소명에도 불구하고 업비트가 사건의 주요 당사자인 위메이드에 무엇이 잘못이었는지 단 하나의 피드백도 주지 않고 위믹스 거래지원을 종료하기로 한 것은 코인거래소의 ‘슈퍼갑질’이라고 장 대표는 비난했다.
장 대표는 이와 관련해 “닥사(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 DAXA)와 위믹스 사이에 어떤 커뮤니메이션이 있었는지, 모든 이메일과 텔레그램 통신, 모든 줌 회의 등을 적절한 시점에 모두 공개하겠다”며 “법적 절차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공개하긴 힘들지만 재판부에 증거를 제출한 이후에는 모두에게 공개해 도대체 업비트가 어떤 갑질을 하고 있는지, 어떤 소명을 위믹스에 요구했는지 명명백백 확인할 수 있게 해드리겠다”고 말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