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민규 기자 mklim@businesspost.co.kr2022-11-15 17: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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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컴투스가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 신청에 따른 파장을 수습하기 위해 진땀을 흘리고 있다.
컴투스는 10월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엑스플라(XPLA)의 기축통화 XPLA 토큰을 FTX에 상장했다. 그러나 FTX가 파산을 신청함에 따라 이 거래소에 상장된 XPLA는 출금이 불가능하게 돼 개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위기에 처했다.
▲ 컴투스가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 신청에 따른 파장을 수습하기 위해 진땀을 흘리고 있다.
15일 게임업계에서는 컴투스가 FTX 파산에 따른 재무적 피해가 없어도 컴투스홀딩스가 발행한 가상화폐 XPLA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시선이 나온다.
컴투스는 앞서 올해 5월 '루나-테라 사태'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는데 FTX 파산으로 또다시 주가가 급락하며 기업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반년 사이에 2번이나 가상화폐 관련 이슈로 주가가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인 만큼 기업의 미래를 블록체인에 둔 컴투스가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컴투스그룹의 지주회사인 컴투스홀딩스는 지난해 11월 기존 게임빌에서 현재 이름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그룹의 주력사인 컴투스와 지주사 사이 브랜드 통일성을 높인 컴투스그룹은 블록체인과 메타버스를 아우르는 종합 콘텐츠 및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후 컴투스는 블록체인 생태계 확장을 위해서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컴투스는 올해 2월 블록체인 게임플랫폼 C2X를 출범하면서 플랫폼의 기축통화인 C2X 토큰을 발행했다. 같은 달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의 주식 15만1218주도 취득해 2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를 위해 600억 원의 전환사채도 발행했다.
이후 3월에는 C2X 토큰을 글로벌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인 FTX와 후오비글로벌에 상장했다.
컴투스는 C2X 상장 직전에 진행된 투자 라운드에서 2500만 달러(약 303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당시 컴투스는 "C2X 사용자들은 자산과 데이터에 대한 완전한 소유권을 확보하게 될 뿐만 아니라 플랫폼 운영에 직접 참여하며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는 플랫폼의 주권자가 될 수 있다"며 C2X 플랫폼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5월 루나-테라 사태가 발생하며 컴투스의 C2X 토큰 가격도 폭락을 피하지 못했다. C2X가 루나와 똑같은 테라 블록체인을 메인넷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컴투스는 C2X의 가격 상승을 위해 테라와 묶여 있다는 인식을 없애야 했다. 컴투스의 기업가치는 C2X 가격과 직접적 연관성이 없지만 C2X 가격이 떨어지면 컴투스가 운영하는 P2E(플레이투언) 게임 이용자의 감소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4월 초 12만1500원까지 올라갔던 컴투스 주식은 루나 폭락 사태가 벌어진 5월 중순 7만8200원까지 내려갔다.
이에 컴투스는 직접 자체 메인넷 개발에 뛰어들어 8월 엑스플라(XPLA)를 출시하고 기축통화인 XPLA 토큰을 발행했다.
컴투스는 기존 C2X 토큰에 대한 소각과 XPLA로의 전환(마이그레이션) 작업도 진행했다. C2X를 보유하고 있던 이용자들에게 동일한 수량의 XPLA로 교환해 준 것이다.
10월에는 새롭게 발행한 XPLA 토큰을 다시 FTX와 게이트아이오 등 거래소에 상장했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코인마켓캡 기준 FTX와 게이트아이오는 가상화폐 거래소 세계 3위와 6위에 올라 있다.
컴투스는 자체 메인넷 개발과 새로운 가상화폐 발행, 글로벌 거래소 상장을 통해 컴투스가 루나 폭락에 더 이상 연관되어 떠오르지 않도록 이미지 변신을 꾀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무색해지게 11월11일 FTX는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기업가치가 320억 달러에 이르기도 했던 FTX는 500억 달러 규모의 부채를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던 XPLA 토큰 약 3200만 개가 FTX 거래소에서 출금이 막히게 됐다.
이에 대해 컴투스는 FTX거래소에 직접 투자하지 않아 재무적 손실은 전혀 없다고 밝히면서 XPLA 투자자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서는 보상하겠다고 수습에 나섰다. FTX에서 유통되던 XPLA 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예비물량으로 개인 투자자들에게 보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13일 7만2600원에 거래를 마감한 컴투스 주식은 14일 6만1900원까지 떨어졌다.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 세계 3위 규모 거래소까지 파산하니 블록체인을 미래 먹거리로 삼은 컴투스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하루 지난 14일 컴투스 주가는 소폭 상승해 6만31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컴투스는 여전히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XPLA에 계속해서 힘을 쏟고 있다.
컴투스홀딩스는 15일 웹3 인프라기업 ‘사가(SAGA)’와 게임사업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컴투스는 사가의 웹3 기술을 XPLA에 접목해 기술혁신을 이뤄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컴투스 관계자는 "XPLA 투자자들을 최대한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실효성 있는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며 "투명하고 합리적인 대응책을 통해 크립토 시장에서의 모범 선례를 만들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보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았다.
이 관계자는 "XPLA 투자자들의 소유 증명과 지급방식에 대한 법률적·기술적 검토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정 부분 시간이 소요되거나 진행이 불가능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