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시세가 지난해까지 크게 상승한 배경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다른 국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실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자연히 코로나19 사태 직후와 같은 가상화폐 시세 급등이 재현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이어졌다.
▲ 코로나19 사태 직후와 같은 가상화폐 시세 상승이 재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 가상화폐 그래픽 이미지. |
블룸버그는 13일 논평을 내고 “가상화폐 시세 붕괴는 코로나19 사태의 ‘숙취’에 해당한다”며 “완화적 통화정책에 취해 있던 세계 금융시장에서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라고 보도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점차 완화되던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연준을 비롯한 세계 주요 국가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시장에 통화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에 힘을 실은 데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통화 공급량은 2020년 21조5천억 달러에서 2021년 102조3천억 달러 수준으로 급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성장률이 둔화하는 일을 막기 위해 시중에 돈을 풀어 소비와 투자를 장려하는 정책을 펼친 것이다.
블룸버그는 “정부와 중앙은행이 막대한 통화량을 시장에 풀어놓은 것은 코로나19 사태에 과도하게 대응한 것이라는 점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고 바라봤다.
통화량 증가가 지나친 투자 열풍으로 이어져 증시는 물론 가상화폐 시세도 전반적으로 크게 상승하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아직 효용성 등 실질적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가상화폐와 NFT(대체불가능토큰) 등 가상자산에 막대한 투자금이 몰린 일이 완화적 통화정책에 따른 부작용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결국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이 시중에 풀린 돈을 거둬들이기 위해 긴축 통화정책으로 돌아서면서 가상화폐 시세 급락을 이끌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 사태 직후 완화적 통화정책이 없었다면 세계 경제가 심각하게 악화할 수 있었다며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고 바라봤다.
그러나 실제 경제상황과 통화정책 사이 불균형이 나타나면서 가상화폐와 같은 자산의 시세가 급격하게 변동하는 일은 불가피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블룸버그는 “정부와 중앙은행이 증시와 가상화폐 시세에 거품을 막을 수 있는 수준의 조치를 내놓았을 수도 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이번 사태를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자연히 가상화폐 시세가 이전과 같은 수준까지 회복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가상화폐 열풍은 결국 전 세계의 통화정책 실패에 따른 결과”라며 “최근 시세 하락이 보여준 것처럼 이런 ‘광기’는 끝날 수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 시세는 현재 지난해 기록했던 고점 대비 약 75% 하락한 상태에서 거래되고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시간이 지날수록 대중화되면서 어느 정도의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현재 시장에서 이에 대한 수요가 충분한지에 대해 확신을 두기는 어렵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