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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정부 지원 업고 반도체 기술 강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위협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11-03 11:3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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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정부 지원 업고 반도체 기술 강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위협
▲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이 대규모 공장 투자와 바이든 정부의 지원, 반도체 기술력 강화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위협하고 있다. 마이크론 미국 아이다호주 본사.
[비즈니스포스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마이크론의 미국 뉴욕 반도체공장 건설에 강력한 지원을 검토하며 마이크론의 메모리반도체 점유율 확대를 적극 돕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마이크론은 메모리반도체 공정 기술력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경쟁사들을 빠르게 앞서나가면서 한국 반도체기업의 글로벌 반도체시장 지배력을 위협하고 있다.

3일 뉴욕 지역언론 이글뉴스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모두 1천억 달러(약 142조 원)를 들이는 뉴욕 반도체 공장단지에 대규모 기술교육센터를 함께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공장 운영에 필요한 다수의 엔지니어 인력을 자체적으로 조달하는 동시에 중장기 관점에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목적으로 볼 수 있다.

마이크론은 2024년부터 진행되는 공장 건설에 투입되는 5천여 명의 인건비 가운데 30%를 소수자 및 여성, 참전용사 소유 기업에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이처럼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도를 강조하는 마이크론의 의도는 미국 상무부의 반도체 지원금 대상 심사를 앞두고 높은 점수를 따기 위한 데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상무부는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 지원법 시행에 따라 내년 초까지 수십 조 원에 이르는 반도체공장 건설 보조금 및 세제혜택 지원 대상을 선정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대만 TSMC, 인텔과 마이크론 등 미국에 대형 반도체공장 건설 계획을 내놓은 기업들이 해당 지원금을 나눠받게 되는 만큼 심사 기준에 맞춰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상무부는 보조금 심사 조건에 중장기 투자 계획, 지역사회 기여도,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마이크론이 이를 고려해 여성과 소수자 우대, 현지 교육 인프라 확충 등 바이든 정부 기조에 맞춘 투자 방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10월 말 뉴욕을 방문해 마이크론 경영진과 만나고 환영 연설에서 대규모 반도체공장 투자 계획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마이크론의 투자로 미국의 세계 메모리반도체시장 점유율이 현재의 5배로 늘어날 것”이라며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해외 반도체기업에 의존을 낮추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정부의 반도체 지원법 시행이 마이크론의 공장 투자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마이크론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넘고 메모리반도체 시장 선두기업에 오를 수 있도록 돕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셈이다.
 
마이크론 정부 지원 업고 반도체 기술 강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위협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공장.
마이크론의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반도체 점유율 확대는 자연히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 각각 세계 1위와 2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장 지배력 약화를 의미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마이크론의 대규모 투자 물량공세로 불리한 입장에 놓인 데다가 반도체 지원법 시행에 큰 수혜를 기대하기도 어려워졌다.

마이크론이 정부 지원금을 대거 선점한다면 미국에 반도체 파운드리공장을 건설하는 삼성전자나 미국 내 시설투자 가능성을 검토하던 SK하이닉스에 돌아올 수 있는 몫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뉴욕 방문 뒤 마이크론은 최신 공정기술 기반의 D램 신제품을 발표하며 기술 경쟁력 측면에서도 상당한 진전을 이뤄내고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마이크론은 세계 최초로 개발한 1-베타 공정의 D램 샘플 생산을 정식으로 발표하며 기존 공정인 1-알파 공정 D램과 비교해 전력효율은 15%, 집적도는 35% 개선되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론의 1-베타 공정과 유사한 수준의 공정을 내년 양산하는 D램부터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 개발 현황과 기술 사양 등은 정식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마이크론이 메모리반도체 기술 경쟁력에서도 한국 경쟁사들을 앞서 나가면서 성장 잠재력을 앞세우고 있는 셈이다.

1천억 달러를 들이는 미국 공장 투자가 본격화되고 수 년 뒤 공장 가동이 순차적으로 시작된다면 마이크론의 위협은 본격적으로 현실이 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바이든 정부는 미국 반도체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동시에 한국 반도체기업들의 중국사업 및 중국 반도체공장 투자를 압박하며 다방면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기간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지배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유지해 왔지만 앞으로는 이런 상황이 유지될 지 낙관하기 어려운 셈이다.

한국 반도체기업의 상대적 경쟁력 약화는 한국 경제 전반에 큰 타격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 모두 철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과거 정부 지원으로 세계 반도체 생산량의 30%를 차지한 적이 있었다”며 “반도체 지원법과 마이크론의 투자는 지금의 상황을 크게 바꿔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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