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 당국이 LG화학 북미 양극재 생산공장 유치에 재도전을 노리고 있다. LG화학 경북 구미 양극재 생산공장. |
[비즈니스포스트] 캐나다 온타리오주 및 윈저시 당국이 LG화학의 북미 양극재 생산공장 유치를 위해 전력 공급망 등 인프라를 확충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LG화학이 이른 시일에 북미공장 투자 계획을 구체화하고 규모도 더 늘리기로 한 만큼 미국과 유치 경쟁에서 승리하는 일이 현지 경제 활성화에 중요하기 때문이다.
2일 지역언론 윈저스타 보도에 따르면 온타리오주 윈저 당국은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한 한국 배터리 3사 및 관련기업의 현지 투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당국 관계자는 윈저스타를 통해 “배터리공장에 이어 전기차 공급망과 관련된 다른 기업의 생산공장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며 “LG의 투자로 윈저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는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이 건설되고 있는 지역이다. 해당 공장은 2025년부터 가동이 예정되어 있다.
온타리오주 및 윈저 당국은 LG에너지솔루션의 투자가 배터리공장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투자를 이끄는 마중물 역할을 수행하는 일을 바라고 있다.
윈저를 전기차 생산에 중심 허브로 만들겠다는 주 정부 차원의 중장기 계획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당국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은 당국과 잠재적 협력사 사이 대화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선제적으로 인프라를 확보해 투자 가능성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윈저스타에 따르면 당국 관계자들은 11월에 한국을 방문해 투자 유치활동을 벌이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공장 유치 성과와 시너지를 내려는 목적이다.
일각에서는 윈저 당국 관계자들의 한국 방문이 LG화학 양극재공장 투자와 관련한 논의를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LG화학이 올해 상반기까지 윈저에 25억 캐나다달러(약 2조6천억 원) 규모 양극재공장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었지만 이를 백지화하면서 재검토에 들어간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윈저스타에 따르면 LG화학은 5월 윈저 당국 관계자들과 투자 논의를 진행할 일정을 세웠다.
그러나 윈저에서 대규모 양극재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돌연 계획을 취소하고 다시 공장 후보지를 검토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LG화학은 최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곧 북미 양극재공장 투자 계획을 발표하겠다며 기존보다 투자 규모를 더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윈저에 투자 계획을 검토하다 철회한 지 약 반년만에 다시 투자 일정을 구체화하고 있는 셈이다.
LG화학의 대규모 투자 유치 기회를 놓친 윈저 당국은 비슷한 사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그동안 현지에 충분한 전력 공급기반 확보 등 인프라 개선 작업에 집중해 왔다.
현지 정치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인프라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윈저 당국은 이에 따라 현지 공장에 전력 공급을 위해 에너지 효율화 및 발전량 확대 등 방안을 마련했다.
윈저스타에 따르면 현지 전력회사 IESO는 투자 유치 기회를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며 해당 지역에 전력 공급을 늘릴 수 있는 여러 잠재적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LG화학이 윈저 당국의 이런 노력을 충분히 인정하고 안정적 전력 수급에 확신을 얻는다면 현지에 양극재공장 투자 계획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 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 배터리공장 참고용 이미지. |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등 고객사와 협의해 분리막시장 진출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고 콘퍼런스콜에서 밝혔다. 양극재공장에 더해 분리막공장 투자 가능성도 떠오를 수 있다.
양극재와 분리막은 모두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다. LG화학이 캐나다 윈저에 공장을 건설하면 LG에너지솔루션의 현지 배터리공장에 안정적으로 공급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최근 전기차 배터리공장 건설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미국 미시건주와 오하이오주, 인디애나주와 켄터키주 등 지역도 지리적으로 온타리오주와 가까워 고객사 확보에 유리하다.
다만 미국의 해당 지역에서도 현지에 전기차 및 배터리 공급망 강화를 위해 관련 소재 생산공장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결과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LG화학이 당초 검토하던 대로 캐나다 윈저에 공장을 투자한다면 현지 당국은 윈저를 전기차 중심 생산거점으로 만들겠다는 목표에 힘을 싣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주요 지역에서도 막대한 인센티브 지원 등을 내걸고 LG화학을 비롯한 여러 기업의 전기차 관련 공급망 투자를 유도하고 있는 만큼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LG화학의 양극재공장 투자 계획이 북미에서 주요 고객사로 자리잡을 LG에너지솔루션의 추가 배터리공장 투자 계획에 연동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GM과 북미에 4번째 합작 배터리공장 부지를 검토하는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미시건주에 운영하는 단독공장의 증설 계획도 꾸준히 검토되고 있다.
결국 LG화학 북미 양극재공장 후보지는 LG에너지솔루션의 여러 배터리공장이 위치한 지역과 인센티브, 전력 인프라 안정성 등 여러 요소를 검토해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