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젠택배의 새 주인 찾기가 또 무산되면서 기업공개(IPO) 가능성과 함께 농협의 로젠택배 인수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22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로젠택배의 최대주주인 베어링프라이빗에퀴티아시아(PEA)와 물류회사 UPS의 최종 매각협상이 결국 결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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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호 로젠택배 사장. |
양쪽은 가격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어링PEA는 4천억 원대를 요구했고 UPS는 3천억 원대의 가격을 제시했다.
베어링PEA는 로젠택배의 재매각을 추진하더라도 새 주인을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기업공개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로젠택배 매각주간사인 JP모간은 3월 예비입찰에 참가한 인수후보 5곳 가운데 글로벌 물류기업인 DHL과 UPS, 국내 사모펀드인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3곳을 입찰적격자로 선정했다.
그 뒤 DHL과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인수의사를 철회하면서 UPS와 단독협상을 벌였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로젠택배는 지난해 말 처음 매물로 나왔다. 당시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명되던 현대백화점과 쿠팡 등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한동안 매각에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 택배시장이 장기적으로 대형회사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로젠택배를 인수하는 데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로젠택배의 사업구조가 걸림돌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젠택배는 개별사업자인 택배기사들과 화주들을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소비자간거래(C2C)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대형 물류회사들이 잇따라 C2C시장에 진출하면서 로젠택배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로젠택배가 다른 물류회사들처럼 B2C시장에 진출하기는 쉽지 않다. 대형 택배회사들이 꾸준히 투자를 통해 인프라를 확대해왔지만 로젠택배는 직접 보유한 물류 인프라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KGB택배가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베어링PEA는 지난해 5월 로젠택배를 통해 KGB택배를 인수했다. 로젠택배는 이를 통해 택배시장 점유율을 단번에 두 자릿수로 끌어올렸지만 재무부담도 안게 됐다.
KGB택배는 2013년부터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2015년에도 영업손실 26억 원, 당기순손실 80억 원을 봤다.
로젠택배 매각이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농협이 로젠택배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도 다시 떠오르고 있다.
농협의 택배시장 진출설이 제기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농협은 2007년 대한통운 인수전에 참여했고 2010년 유진그룹이 로젠택배를 매물로 내놨을 때도 로젠택배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안 잠잠했던 농협의 택배시장 진출은 2014년 7월 우체국이 주말배송을 중단하자 다시 불붙었다. 그러나 우체국이 지난해 9월 주말 배송을 다시 시작하면서 명분을 잃고 농협의 택배시장 진출은 주춤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