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실적 호조로 재연임에 더욱 힘을 받고 있다.
그동안 조 회장은 연임에 성공한 뒤 신한금융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무난하게 재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시선을 받았는데 3년 만에 리딩 금융그룹 자리를 되찾을 것으로 보여 재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두 번째 임기 마무리를 앞두고 마지막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가 올해 KB금융지주를 제치고 다시 금융지주 왕좌를 탈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2020년 1위 자리를 내준지 3년 만이다.
신한금융지주는 3분기에 분기와 누적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3분기 순이익은 1조5946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42.9% 증가했다.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4조315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2% 늘었다.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이익 4400억 원이 3분기 실적에 반영된 영향도 있지만 금리 상승으로 이자이익이 크게 늘어난 점이 최대 실적을 내는 데 톡톡히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 상승은 비은행 계열사의 자금조달 비용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신한금융지주는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성 하락은 최대한 방어하고 은행 실적은 안정적으로 확대하면서 순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신한금융지주는 2분기까지만 해도 누적 순이익을 기준으로 KB금융지주에 밀렸지만 3분기 실적을 포함해 누적 기준으로 KB금융지주보다 앞서게 되면서 올해 리딩금융그룹 탈환에도 성큼 다가서게 됐다.
KB금융지주의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4조279억 원으로 신한금융지주보다 2875억 원 적다. 1년 전인 10월 신한금융지주가 KB금융지주보다 2100억 원가량 적은 순이익을 냈던 때와는 상황이 반대로 뒤집힌 것이다.
조 회장이 2017년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한 뒤 신한금융지주는 KB금융지주와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둘러싼 경쟁에서 ‘5전 2승 3패’를 기록했는데 올해 리딩금융그룹 탈환이 가사화되면서 조 회장의 마음도 한층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
3분기 실적은 조 회장이 재연임 여부를 평가받기 전에 나오는 ‘마지막 성적표’인데 실적 증가에다 리딩금융그룹 탈환까지 더해져 재연임에 필요한 합격점이 찍혀있을 가능성이 크다.
조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에 끝나는데 선례를 볼 때 이르면 12월 재연임 여부가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3분기 실적이 재연임 확정 전에 나오는 마지막 성적표인 이유다.
조 회장이 2020년 3월 첫 번째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을 때 연임 여부는 이미 2019년 12월에 판가름 났다.
물론 회장 선임은 주주총회에서 주주 동의를 거쳐야 최종적으로 확정되지만 사외이사로 구성된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2019년 12월 후보 면접과 평가를 거쳐 조 회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조 회장은 2020년부터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신한EZ손해보험 출범으로 종합 금융사로 기틀도 완성해 경영 성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첫 번째 연임 때 불안요인으로 꼽혔던 채용비리 관련 사법리스크도 올해 7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완전히 해소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