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고용노동부가 인명 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SPC그룹을 포함해 산업 전반의 안전조치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특별 조치에 나선다.

고용노동부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계속되고 있는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예방하고 보다 안전한 산업현장을 만들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최근 한 달 사이에만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화재 사고(사망 7명, 부상 1명), SPL 평택공장 끼임 사고(사망 1명), 에스지씨에테크 안성 물류센터 시공현장 붕괴(사망 3명, 부상 2명) 등 여러 산업현장에서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연달아 발생했다.

23일 오전에는 SPC그룹의 계열사 샤니에서 제품 검수작업을 하던 노동자 1명이 컨베이어벨트에 손가락을 끼어 절단당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는 연이은 사망사고에 원인을 규명하고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하는 것과 별개로 여러 조치를 마련해 즉각 시행하기로 했다.

우선 SPC그룹에 대해 강력한 산업안전보건 기획감독을 실시한다. 식품 계열사와 원료 계열사의 전국 현장을 대상으로 현장의 유해·위험요인뿐 아니라 안전보건관리체계 등 구조적 원인을 점검하고 개선 및 지도하기로 했다.

이번 주에 감독 대상을 특정하여 불시에 감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SPC그룹만 점검 대상이 아니다.

고용노동부는 전국의 식품 혼합기 등 위험 기계·장비를 보유한 사업장 13만5천 곳을 대상으로 안전조치 이행 여부를 24일부터 12월2일까지 6주 동안 집중단속한다.

집중단속은 기업의 자율 점검, 개선 기회 부여 및 현장 지도를 시작으로 현장의 이행력을 확보하기 위한 불시감독으로 이어진다. 감독에서 적발된 사업장은 법령 위반에 고의성이 있다고 보고 강력히 조치하고 시정명령과 사용중지 명령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병행하기로 했다.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대해서는 안전조치 개선을 위한 비용지원 등을 통해 더욱 실효성 있는 개선 결과를 유도할 방침도 세웠다.

기업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과 이행에 대한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기업 스스로 사고 예방역량을 갖추고 스스로 사고를 예방하는 지속 가능한 예방 체계가 작동될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고용노동부는 설명했다.

올해 300인 미만 제조업체 등 2천여 곳에서 대해 시행하고 있는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행 컨설팅’을 2023년에는 50인 미만 제조업체 등 1만여 곳을 대상으로 약 5배 확대하고 컨설턴트 육성사업 신설 등을 통해 컨설팅의 질을 높이는데도 주력하기로 했다.

위험 기계와 기구 등에 대한 안전검사 및 인증 제도도 전반적으로 정비한다. 변화된 환경에 맞게 현장에서 사고를 예방하는 방향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동안 발생한 위험기계 재해발생 현황 및 사고원인 등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안전검사 및 인증 대상, 자율안전확인 대상 추가 등을 즉시 검토하고 시행하기로 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대기업일수록 스스로 역량을 갖추고 효과적으로 사고를 예방해 나가야 하는데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여도 발생하지 않을 사고가 지속되고 있고 노동자가 사망까지 이르렀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용인할 수 없는 것이다”라며 “기업 스스로 사고의 근본적 원인을 찾아 예방할 수 있도록 강력한 감독과 현장 지원을 병행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출근길 도어스테핑(기자단 약식 기자회견)에서 SPL의 청년 노동자 사망사고를 놓고 중대재해의 구조적 원인을 찾아 개선하고 산업안전과 관련된 제도가 실제 노동자의 안전을 보호할 수 있도록 현장에 맞게끔 정비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