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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CATL 미국시장 진출 움직임 주춤, 한국 배터리3사 한시름 덜어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10-21 15:3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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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CATL 미국시장 진출 움직임 주춤, 한국 배터리3사 한시름 덜어
▲ 중국 CATL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에 대응해 북미 배터리공장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CATL 중국 배터리공장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CATL이 미국과 멕시코 등 북미 지역에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신설하려 했지만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 변화에 대응해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막강한 경쟁사인 CATL의 미국 진출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던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3사가 정면 대결을 피할 수 있어 한시름을 덜게 됐다.

로이터는 21일 “CATL의 북미 배터리공장 투자 계획이 지연되고 있다”며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 계획을 내놓은 뒤부터 이런 흐름이 뚜렷해졌다”고 보도했다.

CATL은 올해 초부터 미국 내 전기차 고객사에 배터리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멕시코와 미국 켄터키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에 대규모 공장 부지를 물색하고 있었다.

테슬라와 포드 등 미국에 공장을 운영하는 자동차기업들이 CATL 등 중국업체의 LFP(리튬인산철) 방식 전기차 배터리 수급에 관심을 보이며 탑재 확대를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CATL은 미국에서 잠재적으로 고객사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판단해 2026년까지 북미에 배터리공장을 완공하고 가동을 시작한다는 목표를 두고 있었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절반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CATL의 미국시장 진출은 특히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3사에 가장 악재로 꼽혔다.

한국 배터리3사는 지난해부터 공격적으로 미국과 캐나다에 대형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건설을 시작하며 미국시장에서 중요한 성장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그러나 배터리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CATL이 미국시장에 진입해 고객사 기반을 넓혀 나간다면 한국 경쟁사들은 자연히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중국 내수시장 공략과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성장한 CATL이 자본력을 앞세워 물량 공세에 나선다면 한국 배터리업체들은 미국공장 투자 효과를 거두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그러나 로이터 보도 내용대로 CATL의 미국 진출 속도가 늦춰지거나 투자 계획을 완전히 재검토한다면 한국업체들이 이런 우려를 덜 수 있게 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CATL은 미국 정부가 최근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 계획을 구체화해 내놓은 뒤부터 북미 배터리공장 투자 계획을 적극 밀어붙이는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고 부품이나 배터리에 사용되는 소재를 대부분 중국이나 러시아 등에서 조달한다면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CATL은 중국 배터리업체라는 특성상 대부분의 배터리 소재를 중국 협력사에서 사들이고 있다. 미국 정부 보조금을 받으려면 소재 공급망을 중국 이외 국가로 다변화해야만 한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세계 전기차 공급망에서 중국을 따돌리겠다는 목표를 내건 만큼 CATL이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국가의 소재를 사들이는 일은 쉽지 않다.

리튬을 비롯한 배터리 소재 매장량이 풍부한 호주 등 국가는 미국의 동맹국에 해당하기 때문에 미국 정부의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CATL이 다른 국가에서 배터리 소재를 조달한다면 중요한 장점 가운데 하나였던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기 어려워진다는 점도 북미 공장 설립과 가동에 걸림돌로 꼽힌다.
 
중국 CATL 미국시장 진출 움직임 주춤, 한국 배터리3사 한시름 덜어
▲ CATL의 전기차 배터리 이미지.
결국 CATL이 이런 불확실성을 고려해 충분한 대안을 찾을 수 있을 때까지 북미 배터리공장 설립 시기를 늦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는 “CATL의 투자 계획 재검토는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도입 뒤 대형 배터리업체가 대응에 나선 첫 사례”라며 “미국의 정책이 걸림돌로 작용하게 됐다”고 바라봤다.

중국 배터리업체의 미국시장 진출 가능성이 낮아진 만큼 한국 배터리3사는 더욱 적극적으로 북미 생산공장 추가 설립 가능성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텔란티스는 최근 배터리 협력사와 손잡고 북미 지역에 2곳의 배터리공장을 추가로 설립하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미 스텔란티스와 각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및 미국 인디애나주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추가 투자에 나설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의 최대 배터리 협력사인 GM이나 SK온과 공동으로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한 포드가 추가로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 가능성을 논의하려 할 공산도 크다.

CATL 등 중국 배터리업체를 통해 북미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조달하려던 계획이 무산될 수도 있는 만큼 한국 배터리 협력사로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일이 다급해졌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전기차 및 배터리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한국 배터리3사가 최대 수혜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더욱 힘을 얻는다.

로이터는 “CATL은 미국을 중요한 시장으로 보고 있다”며 “그러나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으로 잃게 될 가격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 아직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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