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22-10-19 09: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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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내년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둔화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향후 미국의 물가 방향은 위보다는 아래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ore CPI)는 주거비 특성과 시차 등을 감안해 2023년 1분기부터 둔화하는 흐름이 가시화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내년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둔화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슈퍼마켓. <연합뉴스>
시장에서는 9월 미국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가 시장의 예상보다 크게 높게 나오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 기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변동성이 심한 식품, 에너지 등을 제외한 기초 물가상승률을 말한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내년 이후 근원 소비자물가지수의 하락을 시사하는 요인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 연구원은 “여전히 불안하지만 미국 물가를 볼 때 위만 보지 말고 아래를 봐야 할 필요도 있다”며 “통화정책 영향과 일부 물가지표 구성 항목의 후행적 특성을 고려할 때 향후 시차를 두고 시장에 반영되면서 물가 하락을 이끌 요인들이 다수 있다”고 바라봤다.
가장 먼저 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적 통화 정책이 4분기 이후 효과를 발휘하며 본격적으로 근원 소비자물가 하락을 이끌 요인으로 꼽혔다.
최 연구원은 “연준이 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있지만 통화정책의 시차를 고려할 때 현재 물가에 통화정책이 충분히 반영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연준의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위로 올라간 시점이 9월임을 고려하면 가파른 금리인상 여파는 10월 이후 물가에 반영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달러화 강세 흐름 역시 미국 물가를 잡는 데 큰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분석됐다.
최 연구원은 “연준의 긴축 속도와 유럽 경기침체 우려 등을 고려할 때 달러화 강세 흐름을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달러화 강세는 미국의 수입물가 하락을 통해 미국 내 인플레이션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파악했다.
이밖에 임금상승률 둔화, 주거비 선행지표(실제 임대료 상승세, 주택가격) 둔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어진 공급 병목 현상의 완화, 상품가격 하락세 가시화, 중고차가격 선행지수 움직임 등도 내년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하락을 시사하는 요인들로 꼽혔다.
다음 달 발표되는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9월과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최 연구원은 “11월 발표되는 10월 물가에서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세는 둔화하고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소폭 상승하며 9월과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10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8.0%,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6.7%를 예상했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8.2%,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6.6%를 보였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