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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위 선정성 기준 '고무줄', 이용자 불만 키우고 젠더갈등까지 유발

임민규 기자 mklim@businesspost.co.kr 2022-10-1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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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위 선정성 기준 '고무줄', 이용자 불만 키우고 젠더갈등까지 유발
▲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블루아카이브'와 '페이트그랜드오더'의 연령 등급 상향을 결정함에 따라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브컬처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블루아카이브'는 넥슨게임즈의 MX 스튜디오가 2021년 11월에 개발했다. 미소녀 캐릭터들이 도시에서 총을 들고 싸우며 문제를 해결하는 세계관을 갖고 있다.

일본에서는 초등학생들도 이용할 수 있는 이 게임이 그동안 한국에서는 고등학생부터 가능했는데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의 개입으로 이제는 성인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게임위의 지나치게 보수적인 연령 등급 기준에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게임위의 서브컬처 게임 등급 상향조치가 젠더갈등의 빌미도 제공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16일 게임업계에서는 최근 역할수행게임 블루아카이브로 촉발된 서브컬처 게임의 연령 등급 논란은 게임위의 명확하지 않은 기준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서브컬처 게임은 애니메이션풍의 그래픽을 바탕으로 캐릭터를 수집 및 육성하는 장르의 게임을 말한다. 

그동안 국내 게임시장에서는 '오타쿠(덕후) 게임'으로 불리며 비주류 취급을 받아왔지만 2017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 게임개발사 선본네트워크테크놀로지의 '소녀전선'과 호요버스의 '붕괴3rd', 넷마블의 '페이트그랜드오더(페그오)' 등이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며 국내에서도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올해 6월 말 출시돼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1위에 올랐던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프리티 더비' 역시 서브컬처 게임으로 분류된다.

최근 게임위는 블루아카이브(15세)와 페그오(12세)의 연령 등급을 상향하겠다는 내용을 넥슨코리아와 넷마블에 통보했다.

이에 넥슨코리아는 블루아카이브의 연령 등급을 높이고 청소년들도 이용할 수 있는 '틴(teen) 버전'을 새로 제작해 출시하기로 했다. 넷마블도 등급분류 신청 절차를 거쳐 새로운 등급을 판정받는다는 방침을 정했다.

게임업계에서는 서브컬처 게임의 연령 등급이 한국에서 유독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소녀 캐릭터들이 인류 종말을 걸고 최후의 전쟁을 치르는 전략시뮬레이션게임 소녀전선은 일본과 대만, 홍콩, 글로벌(영어권)에서 '12세 이용가'이지만 한국의 기준은 15세다. 하지만 이 역시 게임위가 등급 재분류를 위한 사후관리 절차를 밝고 있어 '18세 이용가'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리듬게임 '프로젝트 세카이 컬러풀 스테이지! feat.하츠네 미쿠'는 아시아권에서 3세 이상, 글로벌은 모든 연령대가 즐길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15세부터 이용이 가능하다.

최근 일본과 서비스 차별 논란이 일었던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 역시 일본과 대만, 홍콩에서는 3세부터 이용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15세 이용가 등급을 받았다.

게임위는 게임의 연령 등급을 분류할 때 선정성과 폭력성, 사행성을 평가해 '전체 이용가', '12세 이용가', '15세 이용가'와 '청소년 이용불가'로 등급을 매긴다. 심지어 등급분류를 거부해 게임 유통을 막기도 있다.

게임위는 서브컬처 게임의 연령 등급을 올린 것을 두고 선정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여성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해당 게임에 선정성 문제가 있다는 민원을 제기했고 게임위는 검토 후 등급 상향 요소가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게임이 출시된 지 몇 년이 지난 뒤에 등급을 재분류하는 것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명확한 기준이 없이 게임위 입맛에 따라 등급이 바뀐다는 것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우리나라 게임위는 게임사를 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고 위원들은 게임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다"며 "누군가 문제를 제기하면 전문가를 불러서 의견을 듣기보다 당장의 불만을 해소하려다보니 이번 사태가 터진 것이다"고 분석했다.

김규철 게임위 위원장은 13일 국정감사에 출석해 관련 질의를 받았지만 등급 상향 조치가 옳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김 위원장은 "게임 등급이 상향되기도 하고 하향되기도 하지만 이번은 특이한 상황이다"면서도 "(등급 재분류 결정은) 정상적인 사후관리 처리를 한 사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게임위의 전문성 부족에 대한 지적에는 "게임위에 게임 관련 전공자는 몇 명 없지만 꼭 게임을 개발해봐야 전문가는 아니다"면서 "앞으로 개선 방향을 문화체육관광부와 고민해보겠다"고 대답했다.

게임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젠더갈등으로도 번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게임위에 블루아카이브나 페그오의 선정성 민원을 제기한 것이 인터넷 여성 커뮤니티 이용자들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게임 이용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남성들이 반대로 여성들이 선호하는 게임을 저격하고 나섰다.

2020년 출시된 '앙상블스타즈'는 남성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음악게임으로 상대적으로 여성 이용자들이 많다. 이에 블루아카이브, 페그오의 남성 이용자들이 앙상블스타즈의 등급이 적절하지 않다며 게임위와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앙상블스타즈는 우리나라에서 전체 이용가 등급을 받았는데 정작 게임을 개발한 일본에서는 12세 이상 등급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게임위의 심의 기능 폐지를 위한 움직임도 나타났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사이트에는 10월7일 게임위의 게임물 심의 기능 폐지에 관한 청원이 올라왔다. 동의 기간은 11월6일까지로 10월13일 현재 4만2780명(85%)이 동의했다.

국민동의청원에 올라온 청원은 30일 동안 국민 5만 명이 동의하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돼 법 개정 등을 논의하게 된다. 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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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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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이번 게관위 밥집회의의 핀트
://m.dcinside.com/board/takashitakeuchi/667492

정확히는 회의를 식당해서 했다x

회의 끝나고 외부인원 접대를 하러 식당에 갔다o

3줄 요약

1.회의를 밥집에서 한게 아니고 회의 끝나고 밥집갔다 라는게 맞는말

2.근데 게관위는 회의한 수만큼 회의록을 공개해야 되는데 공개 안함

3.게관위는 다른 기관과 비교해서 예산을 3배이상 빨아먹고있다
   (2022-10-16 13: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