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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3D낸드' 샤프 '올레드'로 재기, 삼성전자 추격 목표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06-20 13: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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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와 샤프 등 한때 시장을 지배했던 일본의 대형 전자업체들이 3D낸드와 올레드 등 부품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은 부품사업에서 삼성전자의 독주체제를 무너뜨리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어 향후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도시바 3D낸드 시장공략 가속화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일본 IT업체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재편을 지속하고 있다”며 “관련업체를 인수합병하는 등 공격적 전략을 적극적으로 앞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도시바 '3D낸드' 샤프 '올레드'로 재기, 삼성전자 추격 목표  
▲ 무로마치 마사시 도시바 CEO.
일본 전자업체들은 향후 메모리반도체인 3D낸드와 중소형 올레드 디스플레이의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에 대응해 부품사업에서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도시바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생활가전과 PC, 의료기기 등에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막대한 영향력을 자랑해왔지만 최근 급격하게 실적이 하락하며 경영난을 겪어왔다.

도시바는 최근 의료기기 자회사와 생활가전사업을 모두 매각하고 PC사업부를 분사했다. 강도높은 인력감축을 진행한 뒤 에너지사업과 3D낸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도시바는 지난해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뒤 올해 수익성 중심의 체질개선을 이뤄내고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동력을 가동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도시바는 올해 3월 48단 3D낸드 제품의 양산에 성공하며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에서 낸드플래시 기술력 2위 업체로 거듭났다. 3D낸드는 향후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SSD 저장장치의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연구원은 “도시바는 올해까지 3D낸드 수율부진을 겪겠지만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매출과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전자보다 늦게 진출했지만 공격적인 투자로 매섭게 추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시바는 2018년까지 3D낸드 분야에 8600억 엔을 투자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3D낸드 생산시설에 미국 샌디스크와 공동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실제 투자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 샤프 중장기적으로 올레드패널 진출

대만 홍하이그룹에 매각된 샤프의 경우 올해 구조조정작업을 마무리한 뒤 본격적으로 중소형 올레드패널 기술개발에 매진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홍하이그룹은 세계 디스플레이 3위 업체인 대만 이노룩스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데 샤프의 디스플레이사업을 인수하며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모두 확보하게 됐다.

  도시바 '3D낸드' 샤프 '올레드'로 재기, 삼성전자 추격 목표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홍하이그룹은 애플 아이폰의 전체 생산량의 3분의 2 정도를 전 세계의 폭스콘 공장에서 위탁생산하고 있다. 샤프 역시 이전부터 아이폰에 LCD패널을 공급해온 만큼 끈끈한 유대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아이폰의 올레드패널 탑재에 대응해 생산시설에 투자를 늘리며 양산능력을 대규모로 키우는 상황에서 샤프가 올레드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면 강력한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이 연구원은 “샤프는 홍하이그룹의 인수로 시너지를 내며 고객사를 다변화하고 부품단가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게 됐다”며 “홍하이그룹이 출자한 2천억 엔 정도를 올레드 생산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샤프의 올레드패널 진출이 삼성디스플레이를 따라잡기에는 늦은 감이 있지만 기술력만 확보할 수 있다면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시바와 샤프는 각각 PC와 TV, 스마트폰 등 완제품사업에서 실패를 경험하며 심각한 실적부진을 겪었지만 최근 구조조정을 완료하고 시장에서 부품사업을 중심으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사업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시장점유율과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일본 기업들이 이처럼 공격적인 진출계획을 잡아두고 있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 연구원은 “일본 IT업체들은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상당히 강한 체력과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며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인수합병 등 적극적 전략과 구조조정을 이어갈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같은 한국업체들 역시 일본기업들의 적극적이고 강력한 성장전략을 배워야 할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는 “도시바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3D낸드 기술 외에도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조직개편을 통해 강화된 경쟁력으로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추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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