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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성장 거듭한 러쉬코리아의 성공 비결, 소비자 마음 연 '진정성'

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 2022-10-0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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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성장 거듭한 러쉬코리아의 성공 비결, 소비자 마음 연 '진정성'
▲ 러쉬는 비누를 구매해도 작은 종이에 담아주고 비닐 대신 천을 활용해 포장해준다. 사진은 비닐 대신 천을 활용한 러쉬의 '낫랩 포장'. <러쉬코리아>
[비즈니스포스트] “진정성을 알아봐주신 것 같아요. 저희는 20년 동안 묵묵히 저희의 길을 걷고 있어요. 일회성 마케팅이 아니라 이 브랜드가 ‘진짜’라는 걸 알아주는 고객들이 늘어난 거죠.”

우미령 러쉬코리아 대표이사는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러쉬코리아가 20년 동안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1995년 영국의 한 항구도시 ‘풀(Poole)’에서 시작된 영국 핸드메이드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LUSH)'가 머나먼 한국 땅에 뿌리를 내린 지 20년 만에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연예인이 등장하는 광고를 한 것도 아니다. 

러쉬코리아가 한국의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었던 데는 러쉬의 신념이 담긴 제품과 러쉬가 펼치고 있는 다양한 캠페인이 큰 역할을 했다.  

◆ 러쉬의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노력 #네이키드 #동물실험반대

러쉬코리아가 펼치고 있는 다양한 캠페인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것은 친환경 캠페인이다. 

러쉬코리아는 제품을 모두 ‘벌거벗은(네이키드)’ 제품이라고 소개한다. 불필요한 제품 포장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매장에 쌓여 있는 제품들도 모두 포장되지 않은 채로 놓여 있다. 

판매할 때도 제품 포장을 최소화한다. 비누를 구매해도 작은 종이에 담아주고 겉포장지는 일회용 비닐 대신 재활용이 가능한 천을 활용한다. 비닐이나 플라스틱을 이용하지 않은 ‘낫 랩 포장’이다. 

러쉬코리아는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고 네이키드’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러쉬 영국 본사에서 2007년부터 시작된 친환경 캠페인이다. 

국내에서는 2009년 첫 ‘네이키드 행진’을 진행했으며 이후 2016년부터는 해마다 '지구의 날(4월22일)'에 캠페인을 하고 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온라인으로 진행했는데 2022년에는 다시 거리행진을 펼쳤다. 
 
20년째 성장 거듭한 러쉬코리아의 성공 비결, 소비자 마음 연 '진정성'
▲ 러쉬코리아가 2022년 4월22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고 네이키드 캠페인'을 진행했다. 사진은 거리를 행진하고 있는 캠페인 참가자들의 모습. <러쉬코리아>
동물실험 반대 캠페인도 빼놓을 수 없다. 러쉬코리아는 오래전부터 동물실험 반대와 안전한 대체시험법 도입을 외쳐왔다. 

러쉬코리아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국제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한국HSI) 등과 함께 '동물대체시험법 개발 및 보급,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제정안(동물대체시험법 촉진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서명도 받고 있다. 이 법안은 동물실험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인체 모사 모델이나 컴퓨터를 활용한 시뮬레이션 등 새로운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올해는 실험실의 토끼를 의인화한 ‘랄프’를 전면에 내세운 ‘랄프를 구해줘’ 운동을 한국HSI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올해  '세계실험동물의 날(4월24일)'을 맞아 애니메이션 영화 ‘랄프를 구해줘’ 한글자막 버전 공개를 통해 실험실에서 겪는 토끼의 삶을 보여줘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의 통과를 촉구한 것이다.  

토끼는 눈 점막에 화학물질을 넣어 반응을 실험하는 '드레이즈 테스트(Draize Test)'의 대상 동물이다. 마스카라와 같은 화장품이나 샴푸·린스를 출시하기 전에 특정 성분이 사람의 눈에 들어가도 실명이나 눈병의 위험이 없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토끼 눈 점막에 화학물질을 넣어 반응을 실험한다.

영국 러쉬 본사는 2012년 '러쉬 프라이즈(Lush Prize)'를 만들기도 했다. 러쉬 프라이즈는 동물대체시험 관련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시상식으로 자리잡았다. 

러쉬는 그동안 러쉬 프라이즈를 통해 2020년까지 동물대체시험법을 연구, 개발, 정책, 홍보, 교육하는 120여 단체와 개인에게 약 37억 원을 후원했다.
 
20년째 성장 거듭한 러쉬코리아의 성공 비결, 소비자 마음 연 '진정성'
▲ 러쉬코리아가 글로벌 동물보호단체 휴메인소사이어티(한국HSI) 등과 함께 진행하는 ‘랄프를 구해줘’ 포스터. <러쉬코리아>
◆ 국내 맞춤형으로 펼치는 캠페인 #채러티팟 #두드림캠페인

러쉬코리아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 등을 지원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채러티팟’을 통해서다. 채러티팟은 본래 러쉬가 판매하는 핸드&바디 크림 제품을 말한다. 

러쉬는 채러티팟 제품을 판매하고 부가세를 제외한 판매금액 전액을 인권, 동물보호, 환경 분야에서 애쓰는 소규모 비영리단체 지원에 사용하고 있다.

러쉬코리아는 채러티팟 후원단체로 2013년부터 동물보호단체인 ‘카라’를 비롯해 위안부 관련 역사 왜곡을 바로잡고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힘쓰는 부산 ‘민족과 여성역사관’, 수족관 등에서 돌고래쇼에 동원된 '제돌이' 등 제주 남방큰돌래들의 바다 방류를 이끌어낸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 등을 지원했다.

이렇게 시작한 채러티팟이 내년이면 10주년을 맞는다. 

올해 6월 기준 러쉬코리아가 채러티팟을 통해 후원한 단체는 105개, 후원금액은 15억2천만 원에 이른다.  
 
20년째 성장 거듭한 러쉬코리아의 성공 비결, 소비자 마음 연 '진정성'
▲ 러쉬코리아가 채러티팟을 통해 후원한 단체는 올해 6월 기준 105개, 금액은 15억2천만 원에 이른다. <러쉬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이 뿐만 아니다. 러쉬코리아는 인권문제 등 국내의 이슈를 다루는 다양한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탈북 청소년 재능 발굴 캠페인 ‘두드림(Do Dream)’ 캠페인이 있다. 이 캠페인은 러쉬코리아가 처음으로 진행한 인권 캠페인으로 탈북 청소년들의 숨은 재능을 발굴해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소외된 이웃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 지원하기 위해 쌀을 기부하는 ‘기브미(Give 米)’ 캠페인도 있다. 

이런 러쉬코리아의 사회공헌활동에는 뚜렷한 '신념'이 있다. 바로 '윤리적 이윤'을 지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물건 하나를 팔아서 1천 원을 남길 수 있지만 700원만 남겨도 회사가 운영이 된다면 300원은 환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사회와 공유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20년째 러쉬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우미령 대표는 "우리는 화장품이 아닌 러쉬의 가치를 팔고 있다"고 말한다.

러쉬코리아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는다. 앞으로 한국 소비자들에게 '진정성'으로 다가갈 수 있는 다양한 기후, 인권 캠페인 등을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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